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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inews24.com의 헤드라인에 걸려 있는 기사가 하나 있다.

'불법 온상' P2P, e메일 대안으로 떠오를까?

내용은 이렇다.

비지니스 2.0에서 기사를 작성한 것을 토대로 기사를 옮긴 내용인데, P2P 소프트웨어에, 이메일 첨부 파일 기능, 인스턴트 메신저 기능, VoIP 기능을 접목시켜 새로운 시장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보도 내용이다. '특히 이메일 첨부 파일 기능은 용량이 큰 파일을 SMTP를 이용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P2P를 통해 보내면 오버헤드를 줄일 수 있고, 용량 큰 파일을 쉽게 보낼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이것만으로 e메일의 대안이라고 말하는 것도 수긍이 가지 않지만, 전송방법을 살펴보면 장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들 중 대표주자인 판도는 지난 2004년 12월 야론 사미드가 워너 뮤직 디지털 기술 책임자였던 레어드 팝킨, 미디어 웹 사이트 아이빌리지 공동창업자인 로버트 레비탄 등과 함께 설립한 회사. 판도는 사용자들이 파일을 '패키지'에 갖다 놓은 뒤, 이를 친구들에게 e메일 형태로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판도의 패키지는 파일을 그대로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들의 위치만을 알려준다. 수신자들은 판도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받게 된다. 이 소프트웨어를 인스톨하기만 하면 바로 파일을 다운받게 된다.

메세지의 내용은 메일로 보내고, 대용량 파일은 위치만 알려주고, 수신자가 수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면 그 파일 링크를 받는다는 원리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아주 보편화된 파일 전송 방법이다.

메일의 첨부파일의 대형화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문제 때문에 인터넷 디스크(웹하드)가 유행이었고, 지금은 상당히 보편화 되어 있다.

기사의 방식대로라면 메일 첨부를 보내는 컴퓨터는 언제나 켜져 있어야 한다. 서버에 올려두는 방식이 아니라면, P2P로 파일의 피더(feeder, 공급자) 컴퓨터는 항상 켜져 있어야만 파일을 보낼 수 있다.

메일의 경우 SMTP가 송신할 수 있는 파일의 사이즈는 네트워크의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몇백MB의 첨부를 보내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예전에 테스트를 해보니 300-400MB 까지도 보내본 적이 있다. 이 때는 보내는 서버뿐만 아니라 받는 서버측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도 파일 위치 정보만 메일로 전달하여 수신자가 링크로 파일을 다운로드 받도록 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이미 몇년전부터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아니면 웹하드의 링크 기능을 이용하여 똑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파일 전송의 제한도 둘 수 있어, 엑세스 카운터를 설정하여 몇 회 이상이면 접근이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때 파일은 대부분 대용량의 전용능력이 뛰어난 스토리지 전용서버에 올려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야 송신자가 언제든 쉽게 파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며, 파일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PC를 켜두는 일이 없어진다.

이들 세 서비스 중 판도가 일단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비즈니스 2.0은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e메일의 파일 첨부 기능과 유사한 방법으로 대형 파일을 전송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열악한(우리에 비해) 인프라 때문에 위의 서비스가 '대단해'보일 수는 있을지 모른다. 첨부파일이 크면 받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방법이 받드시 이메일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다 읽어봐도 어디서 저런 서비스가 이메일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아마도 기자가 헤드라인을 잘못 뽑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대용량 파일을 전송하는 방법이 많이 대중화되어 있다. 특히 특정인에게 큰 파일을 보내는 서비스는 많이 나와 있다. 이메일은 그런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메일의 역할은 그런 기능으로 충분하다. 파일을 직접적으로 주고받는 행위가 이메일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일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이메일말고 더 편리한 방법이 있단 말인가? 메세징을 함에 있어서 가장 표준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서비스인 이메일이 아직 통일화되지 않는 P2P의 메세징 방법에 비해 뒤지는 것이 무엇이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P2P는 보완제일 뿐이다.

P2P는 쉽게 보면 IM(Instant Messenger)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IM에 접속해 있지 않다면 어떤 인터랙티브한 행동(파일 전송, 메시지 전송 등)을 실시간으로 할 수 없다. 이메일은 어떤가? 수신자가 당장 메일서버에 접속해 있지 않다고 해서 메일이 전송되지 않는가? P2P도 장점이 많은 서비스이지만 이메일을 갈아치울만큼 '아직'은 막강하지 못하다.

기사에 나오는 잘 나간다는 업체에게 우리나라의 '네이트온'이나 '버디버디', 데이콤의 'Webhard' 등의 서비스를 보여주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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