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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있는 가전제품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선풍기'이다.

계절가전인 선풍기는 1년 중에서 사용가능한 일수는 대략 100일에서 120일 정도이다.

그러나 선풍기의 수명은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보통 10년은 가며, 사용을 마치고 보관할때 청소만 잘 해줘도 20년은 넉근히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가전제품은 수명이 길어야 10년에서 몇 년 정도가 고작이지만 선풍기만큼은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모터와 날개, 타이머, 버튼으로 이루어진 선풍기는 고장날 요소는 거의 없다. 모터는 고장날 일이 없을 정도로 수명이 길다. 다만, 모터 과열로 인한 파손이 드물게 일어날 정도이다. 모터가 고장나면 차의 엔진고장과 것과 같은 중대한 결함이 된다. 그때는 버리는 것이 차라니 낫다.



선풍기를 오랫동안 사용하면 고장이 나는 부위는 주로, 날개나 회전과 고정을 담당하는 레버이다. 버튼이 고장나는 경우는 드물고, 내구성 약화로 인한 회전관절 고장도 많다.



한때는 선풍기 날개만 판매하는 출장수리 아저씨들이 여름이 올때나 한 여름에 돌아다니곤 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에 고등어 묶듯이 선풍기 날개를 묶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선풍기 날개를 팔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볼 수 없다. 선풍기의 유일한 소모품은 날개이다.

선풍기가 작동 중일때 날개는 어린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대부분 선풍기를 작동시킬때 선풍기망을 씌우거나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일이 잦다. 오래된 선풍기의 날개는 아주 튼튼해서 손가락을 다치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날개는 가볍고 연성이 뛰어나서 손가락을 다치게 하지는 않는다. 가벼운 찰과상을 입을 정도로 안전에 염두해둔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의 선풍기 사고는 질식사고이다. 잠 잘때 선풍기를 틀고 잘 때, 산소 부족으로 인해 질식사고 하는 일이 가끔 발생한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오랫동안 작동시키고 잘 때 위험하다.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 뉴스 중의 하나가 되고 있지만, 죽음 자체가 선풍기로 인한 것이 아니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선풍기의 브랜드는 오랫동안 장수하는 전문 브랜드가 있다. '신일'과 '한일'이다. 한일은 펌프를 만들던 전문 회사였기에 모터가 튼튼하다는 인식을 깊이 심어 놓았다. 물론, '금성'(현재 LG전자)과 '삼성' 역시 오랫동안 이 나라의 여름 바람을 책임졌던 유명한 제품들을 생산해 냈다.

여름마다 가까이 하는 '계절의 연인' 선풍기... 모양은 바뀌고 기능은 우수해졌지만 날개와 버튼으로 이루어진 단순함은 고장이 나지 않고 우리곁에 가까이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 비결이다.

어릴적 선풍기 하나에 온 가족이 해바라기처럼 선풍기 방향을 쳐다보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방마다 한개씩, 사람마다 한개씩 가질 정도로 흔해졌다. 종류도 전통적인 선풍기 외에 USB를 이용한 선풍기, 타워형으로 생긴 원통형 선풍기, 조그만 미니 선풍기 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바람을 일으키는 그 원리만은 변하지 않고 여름마다 우리 곁에 와 있다. 디자인과 제조사는 20년전이지만 바람은 역시 지금도 시원하게 한여름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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