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면 늘 이비인후과에 다니게 된다.

이유야 뻔하지만 대도시의 공기 탓이다. 우리 아이들이 숨쉬는 이 공기는 어른도 힘들어할만큼 오염이 된 공기여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더더욱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정은이는 태곤이에 비하면 이비인후과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주 초부터 목이 아프다고 했다. 어제는 약으로 그냥 넘겼으나 계속 마른 기침을 해서 병원엘 데리고 갔다.

휴무 토요일이라 점심시간을 피하기 위해 찾은 마을의 이비인후과 병원

녀석들은 기다리기가 지루한지, 자리에 앉자마자 내 핸드폰을 뺏아가더니 게임을 한다. 이젠 으례 심심함을 달래는 놀이감으로 내 핸드폰을 달라고 한다. 이젠 아무런 저항없이 줘버린다.
둘째도 게임을 할 줄 아는지라, 둘은 다정스럽게 게임을 하고 또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둘째는 언제 자기 차례냐고 투덜거린다. 누나가 진료실에 들어가면 준다는 말에 잠시 기다리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병원이란 편안한 곳은 아닌가 보다. 오늘도 친절한 의사선생님은 이곳 저곳 아이의 아픈 곳을 살펴 본다.
'크게 나쁜 곳은 없군요. 요즘 건조한 계절이라 그런 겁니다. 약은 약하게 처방해 드릴테니 습도 조절을 잘 해주세요. 가습기 보다는 좀 자연스럽게 습도를 높여 주세요...'

간단한 진찰과 함께 목 안의 살균을 위해 앉은 정은이...
이런 과정을 한두달에 한두번씩은 꼭 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치료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 공기가 맑아야 이런 일이 없을 텐데...

나 어릴 적엔 이비인후과에 가본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그땐 아프면 참거나 약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자주 목이 아프거나 코가 막히는 등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집에서 출발하여 치료하고 약 짓고 집으로 돌아오기 까지의 대략 1시간... 밖엔 여전히 차들이 많이 다니고 푸른 하늘속에 저 멀리 산은 뿌옇게 보인다.

공해가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