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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대여점이 점점 줄면서 DVD 대여점을 겸업하거나 책과 DVD 대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집에 갑작스레 DVD 플레이어가 하나 생겨서 DVD 대여점에 가보았다.

진열되어 있는 DVD 타이틀은 대략 한 50여개였으며, 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은 대여 중이었다. 한가롭게 만화책을 보고 있는 대여점 직원에게 물어봤다. '손님 많이 오시나요?' 그랬더니, '글쎄요... 오시는 분만 오시는데, 어린이용 타이틀을 빌려가거나 오래된 고전 영화를 빌려가는 주부들이나 찾지 거의 찾지 않아요. 신작은 인터넷을 안하시는 분들이나, 집에 좋은 홈씨어터가 있는 분들만 찾는거 같은데요...'

DVD 플레이어는 요즘 혼수의 기본이다. 결혼식이나 야외촬영도 DVD로 만들어 주고, 졸업앨범도 DVD로 만들어 주는 시대라 화질 떨어지는 비디오에 비해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VD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바로 DivX 때문이다.

PC에서 감상할 수 있는 DivX 형태의 영화가 온라인을 통해 온 사방에 다 퍼지다 보니, DVD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DivX 영화는 DVD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을 타고 퍼진다. 특히 헐리우드에서는 우리가 흔히 B급 영화라고 불리우는 영화가 하루에도 수십개가 쏟아진다. DVD로의 제작이 빨라지고 있고, 영화 제작 숫자도 늘고 있기에 DivX도 그만큼 많이 생산되고 있다. 해외에선 DVD 영화 타이틀을 바로 립(Rip)해서 DivX를 만드는 전문 그룹들이 많고, 브로드밴드의 확산으로 전세계로 퍼지는데 하루도 걸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에서 영화를 DVD로 사는 경우는 사운드가 뛰어나거나 스케일이 큰 영화들을 소장용의 목적이 아니라면 거의 없다. 또한 명화를 큰 화면에서 즐기려는 매니아들이나 구입하지 일반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DVD 구입에 적극적이지 않다.
(그림 : LG전자 DVD 플레이어 소개 중)

더군다나 산업은 소비자의 욕구를 따라가기 마련인데, 최근 나오는 DVD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 DivX를 지원한다. 이젠 DivX 지원을 하지 않는 DVD를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DivX를 지원하는 DVD 플레이어는 PC로 다운받은 파일을 아무런 변환없이 바로 DVD 플레이어에서 작동 시킬 수 있다. DVD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아예 DivX만 플레이하는 전용기기도 많이 나와있다.
(사진 : 에이엘테크의 미디어게이트 MG-350HD)
유료 온라인 영화 다운로드 산업도 DVD 산업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료든 무료든 오프라인의 DVD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해외의 발빠른 소프트웨어 제조사의 경우 DivX를 DVD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인기 있는 제품의 경우 DivX파일에서 DVD 한편 만드는데 30분 정도면 만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이런 온라인 콘텐츠의 지속적인 보급으로 어떤 식으로든 콘텐츠(특히 디지털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잡지나 신문, 책이나 비디오, DVD 등은 오프라인 판매비율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대신 가정용 프린팅 시장이나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다.

그러나 배포방법의 변화가 모든 것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사람의 습관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은 여러번 지적한 바 있다. 사람들은 화면으로 읽는 책이 얼마나 불편한지 잘 안다. 앞으로 책은 통채로 다운로드 받아서 책처럼 인쇄해서 보거나 원하는 책을 외부 전문 출판사가 제작하여 배달하는 시대로 바뀔 것이다. 지금의 필름 현상 사진관이 없어지고 디지털 인화 사진관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는 전통적으로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가장 감동적이었으나, 홈씨어터의 보급과 DVD, DivX 등의 등장으로 큰 변화없기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대여점이나 영화관에서 보는 일이 줄어드는 대신 다운로드와 원하는 미디어기기에서의 플레이는 늘어날 것이다.

DVD 대여점이 갖추어 보급하는 DVD 타이틀이 고작 수백개인데, 온라인은 수만개가 가능하다. 한쪽은 나가서 직접 골라서 플레이어에 삽입하여 작동 시키고, 정해진 시간동안 대여가 가능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클릭 몇번과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의 제약 없이, 어떠한 기기에서도 작동이 된다.

과연 사람들이 어느 쪽을 선호하게 될까?
질문 자체가 너무 어리석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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