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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나 롯데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에 가면 1개씩 소량 물품 전용 계산대가 있다. 보통 품목 기준으로 5개 이하의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 전용 계산대이다.

5개 이상 물품을 구입한 고객이 그 계산대에 들어서면 계산원은 이를 제지한다. '손님 여기는 소량 물품 계산대입니다. 다른 계산대를 이용해 주십시오'라는 소릴 듣기 일수다.

세스고딘의 '보라빛 소가 온다 2(Remarkable만 기억하면 끝나는 책이다)'를 읽어보면 할인점의 소량 물품 전용 계산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반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언뜻 들으면 세스 고딘의 말이 맞는거 같은데 그래도 뭔가 찜찜하니까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자.

할인점은 다품종 대량공급으로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비즈니스 로직인 곳이다.

과연 할인점을 찾은 고객중 어떤 고객이 할인점에 도움이 되는 고객일까? 세스 고딘은 많은 물건을 사는 고객이라고 말한다. 맞다. 당연히 많은 물건을 사는 고객이 할인점으로 봐서는 돈되는 고객이다.

그렇다면 소량 계산대는 물건을 많이 산 고객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정말 소량 물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위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할인점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물품을 5가지 이상을 사가는 경우가 소량이라고 부르는 5개 품목 이하 구매 고객보다 월등히 많다. 이런 상황에서 5개 이하 물품을 사는 고객을 위한 전용 계산대는 가끔 이상한 경우에 놓일 때가 있다. 일반 계산대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반면 소량 계산대는 한가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마침 누군가 5개 이하의 물품(상품 5개가 아니라 종류가 5개 이하면 된다)을 사는 사람은 많은 물품을 사는 사람에 비해 비교적 빨리 계산을 마치고 나갈 수 있게 된다.

물건 사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많이 사서 많은 이윤을 할인점에 제공하는 고객보다 적은 물품을 사가는 고객을 우대하는 상황으로 보이니까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그런 생각을 가져본 사람 혹시 없는가?

물론 이런 이유는 있을 수 있다. 단품을 사기 위해 할인점을 들러 계산대에 줄을 서는 고충을 없애기 위해 급행 계산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다면 그런 고객도 할인점을 더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즉, 유인책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땐 많은 물품을 사는 고객이 더 편의를 제공받아야 함이 옳은 것이다. 전용 계산대는 비록 하나 뿐이지만, 5개 품목 이하를 구매하면 더 많은 물품을 사는 고객에 비해 빨리 계산을 할 수 있다면 특혜를 받는 쪽은 분명 소량 물품 구입자이다. 소량 물품 구입자가 일반 계산대에서도 계산할 수 있지만, 전용 계산대가 따로 있는 것이다.

할인점은 대체 어떤 생각에서 소량 물품 전용 계산대를 만든 것일까?
누구 아는 사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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