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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21일 맺었던 NHN과 IBM 사이의 10년간 '토털 IT 아웃소싱 계약'을 남은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12월 31일부로 종료한다고 NHN이 밝혔다고 한다.

inews24 :
NHN "아웃소싱 안 한다"…3년 못 채우고 계약 종료

inews24에선 나름대로 이번 계약중단의 분석을 실어두었다. 그러나 '비용절감'이나 '내부 역량 축적'이라는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분석인데, 난 이 분석과는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NHN이 IBM과 아웃소싱 부문에서의 결별에 대한 소문은 이미 몇차례 지적되었다. 두차례 서비스 중단 사태 때에도 언급되었지만, 결별은 부인해 왔었다. 근데 갑자기 불과 서비스 종료 1주일을 남겨두고 아웃소싱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NHN은 큐브리드의 DBMS를 도입하여 NHN DBMS를 개발하고 있으며, 엔티씨큐브와는 자체 리눅스 OS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얼마전 스토리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코러스도 인수합병하였다. 씽크프리 오피스 지분 참여도 있었다. 그 외에도 NHN에서 사용하는 서버들을 특정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게 다양한 서버 업체들 제품을 도입하여 시험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버의 경우, 관련업체 지인에 따르면, 올 초에 NHN에서 사용할 서버에 대한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아주 부담스러울 정도로 요구해와서 포기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서비스를 위한 하드웨어에 대한 'NHN식' 규격을 요구했고, 이는 상용화 단계의 서버가 아닌 연구 개발 수준의 서버 개발 주문이었다고 한다. GRID 컴퓨팅이나 발열, 저전력, IDC 관련된 서버 기술 등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한 만족이 가능한 서버를 요구했다고 한다.

외부로 드러난 NHN의 자체 IT 서비스 준비만 해도 IBM과의 결별은 그리 놀라운 뉴스는 아니다. 다만 이제 직접 자신들의 서비스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생각보다는 일찍 발표했다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분석이 되겠다.

이번 IT 아웃소싱 중단 및 자체 IT 서비스 역량 강화 발표는 비단 구글식 모델이라는 비교를 하고 있지만, 그냥 구글식의 따라 하기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구글은 자체 IDC와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소 건설, 서버 개발, DBMS 개발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를 '구글화(Googlization)'라고도 표현 하는데, 시장에 판매 목적이 아닌 서비스 목적으로 직접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원하는 기능이나 서비스를 직접 구현 및 제어할 수 있으며, 아웃소싱 기업을 통해 기업의 서비스나 마케팅, 중요한 리소스 등의 다양한 기밀 정보를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숨어있다. 이러한 뒷배경에는 관련 기업 인수 합병 등의 조치와 뛰어난 자체 개발 인력에 있다.

이번 네이버의 발표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으며, 손대기 힘든 상황이 오기전에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들겠다는 의사 표시이다. 아마도 이미 NHN 내부에서는 차세대 IT 서비스 제공 R&D 팀이 발족되어 운영되어 왔을 것이다. 또 이들의 R&D가 지속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많은 고민과 준비가 되었다는 결심을 IBM과의 IT 아웃소싱 중단이라는 발표로 표시한 것이다.

NHN은 지금 운영 인프라의 거대화와 복잡화에 대비를 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운영 협력사에 그 치부를 보이는 형태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것이다.

실험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허물 갈아입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위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저나 IBM은 중요한 고객 하나 읽었다. 3년전 NHN과의 계약 때는 우쭐한 자세였겠지만, 고객의 이탈은 경쟁사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IBM이 그렇게 부르짖는 '서비스'회사 IBM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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