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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뒤로 숨죽인 2006년 한국영화들
[2006/12/25 19:42]    


뉴시스의 기사 한 꼭지를 보고 포스팅 하게 되었다.

아예 '망한'영화라고 선고를 내린 영화의 제목들을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를 통해 나타난 유료 관객의 숫자를 그 근거로 삼고 있다.

뉴시스 :
시작만 요란…2006 '망한' 한국영화들

한편의 영화로 천만관객이니 몇 백만이니 하는 이야기만 듣다가 갑자기 몇 만으로 관객 수치가 떨어지면 체감 하락도는 엄청나게 느껴진다.

한국영화가 대단한 흥행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도 아닌 이상 영화는 수작이 있고, 범작이 있고, 졸작이 있는 것이다. 연간 100여편의 한국영화가 만들어지는데, '괴물', '타짜' 같은 흥행작이 있으면 당연히 흥행 실패작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한류스타를 동원한 영화, TV 스타를 동원한 영화, 실험적인 극영화 등 일부 흥행 가능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영화는, 올해 의외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최지우 주연의 '연리지'는 3만 4천명, 윤은혜의 '카리스마 탈출기' 1만 7천명,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 5만 8천명 등이었다. 최저 관객 동원은 전투비행학교를 소재로 삼은 정준, 김보경의 '창공으로'는 서울 유료관객 25명이라는 충격적인 집계가 눈에 띤다.

토요일, 일요일만 되면 방송 3사는 주요 개봉 예정 영화의 하이라이트와 줄거리를 소개한다.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줄거리에 소개된 몇몇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경우가 많다. 영화가 볼거리가 있던지 아니면 내용이 있어야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 근데 흥행실패작은 볼거리를 이미 TV를 통해 다 봐 버린 꼴이 된다.

영화를 제작하는 감독이나 투자자들의 경우도 관객의 입장에서 철저히 따지면서 영화를 만들고 투자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관객의 눈높이도 올라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좋은 영화 몇 편은 다수의 흥행 실패 영화를 만들어 낸다.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유행하는 연기자를 동원한다고 해서, 한류 스타를 국내 영화로 만들면 어떤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국 영화를 대할 것인가? 어설픈 한류지상주의로 오히려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지는 않는가 고심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예전에 심형래씨가 만든 '우뢰매' 같은, 관객 타겟이 뚜렷하고, 저예산으로 이익을 남기는 영화가 흥행성이 있지 않을까? 영화는 비즈니스이며 철저히 상업적이다. 그래서 비상업영화(예술영화)라는 장르가 따로 있지 않은가?

영화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상품이다. 잘 팔리지 않은 상품은 제작사를 힘들게 하고 투자자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다작(多作)만이 한국영화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줄까?

오히려 흥행에 실패하고 관객을 실망시키는 영화의 반복적인 등장이 한국 영화를 망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전에는 헐리우드에서 만든 대작들은 국내만 들어오면 히트를 치는 일이 많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헐리우드 영화가 국내에 들어와서 크게 재미를 못 본지도 벌써 꽤나 시간이 흘렀다. 한국 영화가 우수해서 그랬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관객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상영되는 영화가 한국영화라서 아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라서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보러가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되기에 보러 가는 것이다. '영화'는 아직도 예술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재미라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덜 강조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수의 관객의 생각은 예술보다는 오락을 원한다는 것이다.

예술성이 강하고 알아주는 관객만 오길 바란다면, 흥행은 이미 뒷전으로 생각해야 한다. 1만명이 들더라도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자찬을 해야 한다. 다만, 흥행에 성공하고 싶다면, 관객의 수준을 알고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영화는 사람을 웃기고, 울리고, 화나게 하며, 놀라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니면 많은 생각을 만들게 해야만 흥행할 수 있다. 희노애락의 요소가 뚜렷해야 하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나름대로 뚜렷해야만 영화를 본 것 같고 본전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오늘 크리스마스를 맞아 영화 한편을 볼까 생각하다가, 영화는 많은데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에 관람을 포기했는데 마침 저런 기사가 나왔다. 우연일테지만, 흥행과 관계없이 영화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겐 상관없는 기사일 것이다. 그러나, 난 흥행하는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타짜'가 흥행하기 전에 '타짜'를 보고 온 사람들의 소감이 이랬다.
'김혜수'가 참 눈에 띄더군. 김혜수가 영화 볼 맛을 나게 하더군, 너도 가서 김혜수의 연기를 한번 보라구...'
이런 소리가 여러 군데에서 들리자, 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언제 한번 보러 가야할텐데...
그러나 아직 보러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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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logIcon 후지이 야쿠모 at 2006/12/25 20:03  r x
서울 유료관객 25명이라는 충격적인 집계가 눈에 띤다.



이 한문장이 너무 강렬하네요;;
Commented by BlogIcon 정상혁 at 2006/12/26 14:01  r x
개인적으론 예술영화관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관중에게도, 예술을 원하는 관중에게도, 감독에게도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관중의 입담이 굉장히 중요한데 (요즘엔 동호회나 블로그 등 여러 매체에다가 후기를 올리고 그러잖아요.) 상업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관중이 보고 돈아까운 마음에 '그 영화 정말 뭔 영환지 모르겠다!'하고 여러곳에 글을 올리고 말을 하게된다면.. 그 영화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는 사람은 그것을 찾게되고 '아 보면 안되겠다'이렇게 되는거죠.. 그래서 타겟에 따라 영화관도 나눠놓거나 포스터에 뭔가 좀 조취를 취했으면하는 생각이 있네요. :)
Commented by BlogIcon 슈리 at 2006/12/26 21:25  r x
우리나라에 스폰지 하우스 같은 곳이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합니다. 대다수의 관객에게는 외면받았지만 소수매니아에게 인정받아 몇번이고 재상영해주는 좋은 곳이죠. 서울에 살고 있지 않아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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