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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26일 오전 8시. 딱 4년전 오늘 출근길에 차량교통사고가 났었다.

당시, 출근길에 신호를 받고 정지해 있다가 진행 신호를 받고 가던 내 차를, 불법으로 유턴하던 차량이 내 앞 부분 휀더 부분을 받았고, 그 충격으로 내 차가 인도로 올라가서 가로수를 받고 멈췄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하게도 정지해 있다가 출발해서 속도가 높지 않았고, 인도엔 지나가는 행인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가로수가 더 이상의 충격을 막았다는 점이 내겐 행운이었다.

차를 운전한지 8년만에 당하는 교통사고여서 당시 신체적인 충격보다는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 교통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모든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과정을 또렷히 지켜봐야 하는 것 자체가 충격이다.

그 사고로 내 차는 앞부분이 밀려들어가서 차체를 앞으로 교정하는 등의 큰 수술을 받았다. 견적만 600만원 정도가 나왔다. 상대 가해차량은 범퍼만 깨지는 정도로 피해가 적었다.

사고가 날 당시 마침 경찰 순찰차가 근처에 있어서 바로 수습이 되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경찰차 뒷 좌석에 타고 경찰서로 갔다. 일단 가해자 측이 내가 신호위반을 했다는 지적을 했고, 가로수를 받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관련 시비를 따지기 위해서였다.

교통계로 불려간 가해자와 나는 당시 상황을 증언했고, 교통계에서는 가해자의 과실로 결론을 내렸다. 그 중간에 담당 경찰이 내게 물었던 말이 기억나는데, 다른 것보다는 가로수가 멀쩡한지를 두서너번 물었다.

가로수가 손괴될 경우 배상을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다행하게도 가로수는 아무런 상처조차도 없었다. 만일 내가 가로수에 손괴를 입혔더라면 비용을 만만치 않게 나올거라는 경찰관의 언급이 있었다. 수령에 따라 틀리지만 10년 미만의 나무는 100만원 정도의 금액이 나올 것이라고 했었다.

그때 처음으로 가로수와 가로등 손괴시 가해자가 내야하는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았다.

사고는 가해자와 함께 보험으로 처리가 되어서 원만하게 해결되었지만, 내가 가벼운 부상을 입었는데 상대 보험측에서 위로금이라는 것이 나왔다. 위로금이 병원 진단에 따라 비용이 책정되는 방식으로 나왔다. 당시 60만원 정도가 나왔었다.

난 그 돈으로 가장 갖고 싶었던 디지털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 지금 블로그에 올라오는 거의 모든 사진들은 그때 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다. 그 카메라를 볼 때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만 되면 그때 사고의 기억이 떠 오른다.

마침 오늘 사고가 났던 그 날로부터 4년이 되는 날이었고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포스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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