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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애플 iTunes를 통해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125,000개의 영화를 팔았다는 기사가 있었다. 모두들 알고 있는 것처럼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의 사외 이사이며, 두 회사는 긴밀한 협조속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인터넷 전송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는 지난달 9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영화 인터넷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즈니가 지난 9월부터 애플컴퓨터의 ‘아이튠스’를 통해 시작한 영화 인터넷 전송은 2개월 사이 다운로드가 50만건에 달했다. 영화 인터넷 전송 요금은 편당 10∼15달러 정도인 DVD보다 훨씬 싸다. 디즈니는 아이튠스 이외에도 이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디즈니의 영화가 iTunes를 통해 판매된 것이 불과 이제 3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인데, 이미 50만건의 영화가 다운로드 되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영화 다운로드 시장이 늘어나면 DVD 시장이 타격을 받는다. DVD 시장의 불황은 곧 영상 가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화질 HD급 영상과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가전 제품 공급사는 영화 다운로드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미 이 분야 선도업체들은 이러한 방법이 곧 정착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소비자는 어떤 식으로 영화를 접하는 지에 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다만 원하는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욕구만 있을 뿐이다. 극장이나 DVD는 영화를 접하는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통신망과 PC의 발달로 콘텐츠 배달 환경이 좋아지면서 다운로드가 하나의 콘텐츠 배포 방법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디즈니의 실험적인 사업운영 결과는 많은 헐리우드 제작사들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다. DVD와 극장 산업을 살리기 위해 영화를 제작하지는 않는다. 영화 제작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가장 관심이 많다. 제작사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방법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다면 유통 체계를 줄여 가격을 내려 판매해도 이익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어지게 되어 소비자로서는 유리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암초는 남아 있는데, 신작을 인터넷을 통해 무단 배포하는 행위이다. 다운로드 받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걸림돌은 비합법적인 영화 파일 다운로드가 아직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며, 영화 제작사들은 단속과 함께 가격 경쟁력 등의 무기로 이들과 맞서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영화 다운로드 판매만이 유통방식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DVD로 대형 TV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 등 기존 미디어가 사라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대신 다운로드를 통해 개인 PC나 모바일 기기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늘어난 것 뿐이다.

소비자에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달에 50만건의 영화 파일을 판매했다면 이 분야 시장 가능성은 이미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다. 영화가 혼자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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