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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DVD 규격은 소니의 Blu-Ray와 도시바의 HD DVD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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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쟁 구도에 갑자기 성인물 타이틀이 끼어들었다. 일명 포르노그라피라고 부르는 성인물은 연간 1만개 이상의 타이틀을 시장에 내 놓고 있다. 즉, 무시할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포르노 타이틀과 차세대 DVD 규격이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상당히 관련이 깊다.

포르노와 영상 표준과의 관계는 1980년대 VHS와 Beta Max의 비디오 표준 경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 가정에 TV만큼이나 보급율이 높았던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CR)는 전세계적으로 VHS 방식이 거의 표준이다.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의 표준은 1980년대 마쓰시다의 VHS와 소니의 Beta Max방식이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Beta가 훨씬 우위에 있는 상태였으나, 소니가 Beta Max방식의 미디어에 성인물(포르노)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에 성인물 제작업체들이 VHS만 사용하게 되었고, 결국 이 영향으로 시장에서 표준이 VHS로 사실상 결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성인영상물 업계와 이런 악연이 있는 소니로서는 이번에도 Beta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얼마전 CES가 열리는 동안 AEE(Adult Entertainment Expo)라는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가 열렸는데, 이때 성인물 제작업체들 사이에 차세대 DVD 규격으로 어떤 방식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다고 한다. 대형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Blu-Ray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다수의 소형 제작업체들은 가격면에서 유리한(Disc 자체의 가격은 Blu-Ray가 HD DVD에 비해 약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짐) HD DVD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AEE 행사중 위키드 픽처스는 HD DVD용 타이틀을 제작해서 전시까지 했었다고 한다. 그 뒤로 몇몇 업체들이 HD DVD 타이틀 출시를 발표했다.

그사이 몇몇 대형 업체들은 소니진영의 Blu-Ray에 지원의 손길을 보냈으나, 소니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서 성인물 업계가 HD DVD 쪽으로 급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소니는 점점 불리해져 가는 상황을 무마하려고 반박기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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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와중에 비비드 엔터테인먼트라는 제작사가 자사의 첫 차세대 DVD  타이틀을 Rlu-Ray로 내놓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 회사는 시장에서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이 반응은 비비드라는 회사 뿐만 아니라 소니진영의 Blu-Ray도 침이 마르게 초초한 상태로 지켜볼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르노그라피가 영상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VCR 표준 전쟁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포르노그라피는 소비자들의 선택이며, 소비자들은 표준 방식에 따라 포르노그라피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된 포르노그라피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차세대 DVD 플레이어를 구매할 것이다.

이런 분석의 중심에 있는 나라는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영화와 포르노그라피가 전세계 차세대 DVD 규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벌써부터 심심치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시장은 의외의 곳에서 승부가 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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