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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Phone 발매가 이제 3일 남았다.

벌써부터 iPhone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iPhone이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때문인지 그렇게 들떠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iPhone에 대한 동경심 혹은 호기심은 기존의 핸드폰이 가진 여러가지 기능들에 지금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또 가능한 것들에 대해 핸드폰의 관점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흔히 비교를 하는데, 애플 Mac(매킨토시)을 사용해 본 유저들은 IBM PC(Intel이나 AMD CPU를 사용하고 Windows OS를 사용하는) 유저들을 부러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불편한 IBM PC(윈도우)를 떠나 Mac으로 귀화할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애플이 반향을 일으킨 혁신과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선다는 의미이다. Mac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흔히 매니아가 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명품을 가졌을 때의 단순한 과시와는 다르다.

우리 한국은 보기 드물게 마이크로소프트 옹호론자들이 많은 나라이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가깝지만, 컴퓨터의 사용에서만큼은 차이가 난다.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거의 기본적인 OS로 사용하는 것에 반해, 미국과 일본은 애플의 Mac OS와 Mac도 많이 사용한다.

(잠시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다)

이러한 배경이 있는 우리에게 애플의 iPhone 출시에 따른 기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한낱 핸드폰의 출시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물을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함과 편리함은 (핸드폰 or 이동통신 사업자) 업체간의 경쟁을 불러오고, 한쪽을 승자로 한쪽은 패배자를 만드는 길이 되기도 한다. 누가 승자가 될지 누가 패자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20여분 짜리 iPhone 가이드 동영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말로만 듣고, 상상만 했던 일부 기능들이 핸드폰이라는 기기에서 구현된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똑똑한 네트워크에 바보같은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을 깨닫게 하는데 iPhone의 기능으로 일부만 보여주었다.

더 중요한 것은 iPhone 출시가 기존 핸드폰의 개념을 좀 더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며, 기존 핸드폰과 이동통신의 고정관념을 일부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핸드폰에도 주소록이 있고, 인터넷이 되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이메일을 보낼 수 있고, 지도를 찾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기능을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네트워크 위에 핸드폰으로 구현한 것이 바로 iPhone이다.

많은 개발자들과 기획자들이 iPhone에 놀라는 것은 구현된 하나 하나의 기교가 아니라, 핸드폰과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큰 안목에서의 기술 혁신 및 서비스 혁신에 있다.

이제까지 핸드폰이 가지고 있었던 기능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물거나 개조하면서 더욱 사용자가 쉽게 편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이토록 출시를 기다리게 만든 이유였다.

전세계에 출시되는 핸드폰의 1%를 장악하는 것이 애플의 목표라고 밝혔다. 출시되는 핸드폰 100대 중 iPhone이 한대만 팔려도 좋겠다는 뜻이며, 삼성 애니콜 구미공장이 1년 동안 만들어 내는 숫자만큼만 팔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선 AT&T와 시작하지만, 곧 다른 이동통신사들과도 물밑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니, 접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도 해당이 될까?

이런 질문에 약간의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블로고스피어에서 우연하게 찾았다.

제가 보기에는 KTF가 아이폰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아무래도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에게
가능성을 보여드리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애플이 HSDPA를 지원하는 폰을 개발하고 아시아에서는 아무래도 일본의 우선 순위가 높겠지만
우리 나라는 전국에 HSDPA가 다 깔린 그리고 HSUPA도 도입된 나라니까
일본과 동시에 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고


물론 단순하게 (개인적인) 그의 생각일수도 있지만, 나는 저 내용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사의 결정이 쉽지 않을 듯 하다.

왜냐면, 비즈니스에서 절대적으로 불가능이란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에 대한 서비스가 활발하고 또 역동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시작을 우리나라에서 하지 않는다고 우리 시장이 매력없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기업측면에서 소비자가 원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 더군다나 이동통신사가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데이터서비스를 앞세운 핸드폰이라면 마다할리가 전혀 없다. 그것이 KTF이든 SKT든 말이다.

만일 한국에 들어온다면 엉뚱하게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최대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애플보다 일찍이 모바일폰 OS 시장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이기에 개인용 컴퓨터에 이어 폰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전선의 양상은 컴퓨터와는 사뭇 다르게 이어질 것이다. '춤추는 창문'보다 '한입 베인 사과'가 나을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는 데는 예상외로 컴퓨터보다는 핸드폰이 더 빠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iPhone 출시가 가져올 후폭풍은 우리나라도 비켜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시기가 문제일뿐이다. 관련 기업들은 미리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엔 손으로 꼽아도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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