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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라도 말은 가려서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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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사람들 사이에 언쟁이라는 것은 늘 있는 법이다.
그 출발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상대의 비판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저녁에 아주 사소한 일로 진술을 하기 위해 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로 갔다. 이미 지난주에 진술을 위해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간 자리였다.

지난 주 금요일 새벽에 조그만 추돌사고가 있었고, 마침 내가 탄 택시가 피해 차량이 된 상황이었다. 그날은 밤 늦게까지 동료들과 술을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상대가 음주 운전자였고, 가해자의 몇몇 실수들로 인해 경찰까지 출동하게 되었다.

뭐,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난 당일 사고 과정에 있었던 한사람의 피해자였기에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지켜보고자 경찰서까지 따라 갔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 (물론 나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병원으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라고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지켜보고 가겠노라고 전했고, 그 과정에서 조사반에서 몇마디의 말로 화를 냈다.

경찰관은 그냥 병원에나 가라는 말을 파출소에서부터 몇 번이나 했고, 난 똑같은 답을 몇 번 했다. 그러다 보니 또 다시 병원에 가라는 이야기에 화가 났다.

더군다나 가해자로부터 사과는 커녕 멀쩡하게 서서 욕을 얻어 먹은 상태여서 경찰의 처리 과정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음주 사실도 확인하려는 목적도 함께 있었다. 그때 정말 실랑이 같지도 않은 일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 다시 조사계에서 진술서를 거의 마무리할 때쯤 다른 경찰관이 내게 말을 걸었다.

경찰관 : '아저씨, 이제 술 다 깼어요?'

그 말에 나는 당혹스러웠다. 내가 술 먹고 난동이라도 부린 것인가? 순간 그 질문에 대한 의도에 화가 났다. 난 피해를 입은 택시 손님이 아닌가. 설마 그때 병원 가라던 말을 거부했다고 이러는 것인가 하고 생각을 했다.

나 : '제가 술 먹고 어떻게 했나요?'
경찰관 : '병원에 데려 달라고 떼를 쓰셨잖아요, CCTV에 기록되어 있어요!'

난 순간 화가 났다. 내 기억엔 병원에 데려 달라고 한 적이 분명 없으며, 자꾸 병원으로 가라는 말에 화가 나서 잠깐 따진 기억이 있다. 딴 사람을 나로 착각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조차 했다.

만일 내가 병원을 데려 달라고 떼를 쓰거나 난동을 부렸더라면 경찰서에서 어떤 일이 있었겠는가? 내게 진정하라고 그랬던지 심했다면 내 행동을 제지 했을 것 아닌가. 근데 난 아무 탈없이 당시 처리 과정 일체를 잘 지켜보고 경찰서를 나서서 집으로 돌아 갔었다. 그런데 왜 갑작스럽게 그런 질문을 내게 하는 것일까? 내가 혹시 실수하도 한 것인가?

나 : '확실하게 확인안된 이야기는 제게 하지 마세요,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다는 겁니까? 그리고 지금은 술 깼냐는 말이 무슨 의미죠?'

라며 그 경찰관에게 화를 냈다. 그러자 그 경찰관은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내가 그날 술을 마셨던 것은 확실했지만, 난 택시 뒷자석에 앉아서 피해를 입은 피해자 신분이었다. 또한 경찰서로 돌아와서 당시 가해 차량의 운전자의 음주 측정치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상태였었다.

나는 술을 마시면 취해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절대 마시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날은 사고가 나서 정신이 번쩍 든 상태였는데, 이런 소릴 들으니 참으로 황당했다.

피해자로서 진술을 하러 온 자리에 들은 소리가 경찰관의 빈정거림이라니. 속으로 더 따지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그만 두었다. 엉뚱한 데서 이상한 일로 화를 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야에 경찰서에 간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불쾌한 것이다. 더군다나 나쁜 일이 대부분인데, 이를 처리하는 경찰관들은 어떠할까?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보다는 술에 취해서, 사고를 내서 다루기 힘든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 고충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사고의 당사자들도 원한 일도 아니고, 더군다나 난 아무 상관없는 택시 뒷자리 승객일 뿐인데, 경찰서에서 행패를 부리거나 고성을 지른 것도 아니었다.

근데 왜 경찰관으로부터 '지금은 술이 깼냐'라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 일이 없다고 항의를 하자, CCTV 이야기를 꺼내며 윽박지르는 경찰관의 모습에서 그저 저 경찰관이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우선 내가 어떤 과한 행동을 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따지고 싶었고, 또 '이제는 술이 깼냐'라는 인격 모독적인 발언에 사과를 받고 싶었지만 관두었다.

대신 이런 생각을 가지고 경찰서를 나왔다.

'우리나라 경찰들이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저 모양이니 피해자라도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질 않지...'

경찰은 시민을 도와주는 사람이지 시민위에 군림하는 사람도 아니며, 윽박지르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며, 어려운 사람을 돕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경찰관 아닌가. 진술받으러 나온 피해자 속상하게 만드는 역할이 아니다.

안그렇습니까? 대구 성서경찰서 교통 조사계 모 경찰관님?
혹시 이의 있으시면 CCTV 같이 돌려 봅시다. 난 억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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