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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 [광화문]왜 울산은 잘살고 대구는 못살까

울산과 대구의 GRDP를 단순 비교해서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한 기사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으나 마지막에 기자의 기사전달 의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GRDP는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라는 말의 약자로서 '지역내 총생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국내 총생산을 GDP로 부르기 때문에 지역(시나 도 등의 지방자치단체)의 GDP를 말하는 것이다.

기자는 대구와 울산의 예로서 지역의 대표기업의 발전에 따라 GRDP가 높고 낮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울산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과 관련된 협력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1인당 지역 생산액은 2005년 기준으로 3,683만원이지만, 반면 뚜렷한 대표 기업과 산업이 없는 대구는 1,057만원으로 13년째 꼴찌를 하고 있다고 비교를 하고 있다.

또 부산과 대구를 예를들어, 현대적인 사양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부산의 신발, 대구의 섬유산업이 대표산업이기 때문에 GRDP가 낮다는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했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논리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에선 여전히 ‘반기업 정서’가 매우 강하다. ‘부도덕한 기업(주)에 반대하는 것은 정의이며 친기업은 불의’로 통하고 있다. 산업화 40년 동안 누적해서 본다면 아직 개선돼야 할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만 놓고 보면 경영투명성은 매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속에서 기업들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기업 정서 때문에 더더욱 지역의 발전에 격차가 발생한다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홍찬석 기자의 논리대로라면,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고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면에 반기업 정서 때문이라고 아예 못을 박고 있다. 아마도 요즘 삼성그룹과 얼마전 한화, 현대자동차 때문에 이런 논리를 펼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짐작해 볼 뿐이다.

부도덕한 기업(주)는 분명 개선되어야 한다. 경영 투명성이 빠르게 개선된다는 의미는 기업의 운영이 부도덕하지 않고 투명하고 건전하게 바뀌어 나간다는 것인데...

다음 마무리 글을 읽어보자.

성장하지 않는 도시와 국가는 비참하다. 성장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가)는 우리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우리의 살림살이를 펴지게 하는 고마운 존재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자연법칙은 기업의 퇴출로 성장을 멈춘 도시와 국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회의 섭리이기도 하다.

성장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를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 문제가 있는 기업(주)에 대해 더욱 투명한 경영과 이로 인해 기업과 사회, 종사자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투명하고 건전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감시를 할 책임이 정부에 있고, 또한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부도덕한 기업(주)에 대한 책임요구와 퇴출 요구는 더 건강한 국가경제를 만들자는 것이지, 성장을 방해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부도덕한 기업(주)의 퇴출이 성장을 멈추게 한다고 믿는 그런 자세가 또 다른 부도덕 기업(주)의 탄생을 부추기는 행동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성장가능한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는 일이지, 부도덕한 기업(주)에 대한 이해와 용서가 아니다.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10년이나 넘은 이야기다. 대구의 경우, 사양산업인 섬유를 벗어나지 못해서 돈만 많이 쓰고 성과는 거의 없는 불행한 도시다.

다행스럽게 국내 자동차산업의 부흥으로 부품 협력업체들이 근근히 버티고 있고, 인근 구미의 전자산업단지의 협력업체들로서 대구경제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임베디드 산업의 요람으로 만들기 위한 시와 업체들이 노력이 계속 경주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많은 관련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적인 개발과 시장개척과 시장창출이다.

대구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이 없어서 GRDP가 낮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대자동차 이상의 기업을 유치하거나, 지역의 기업을 그렇게 만들도록 업계 종사자들과 지자체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매일신문사설 : 외국인 投資유치 좀더 계획성 있게

부도덕한 기업(주)의 퇴출과 책임요구는 국가경제와 지역경제로 봐서도 GRDP를 더욱 높이는 일이지 그 뜻을 폄훼할 사안이 절대 아니다.

순망치한으로 이가 시릴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썩은 이는 뽑고 썩고 있는 이는 고쳐서 당장 생존하는 것을 고민하는 편히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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