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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640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합병한 AOL(America Online)과 타임워너(Time Warner)는 최악의 합병 사례로 꼽힌다. 합병후 AOL 타임워너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IT 버블로 AOL의 가치가 하락한 뒤에 AOL은 사업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 했다. 결국 합병 회사의 이름도 타임워너로 변경되었다.

타임워너는 6일(현지시각) 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회사의 부담이 되고 있는 AOL의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Dial-Up Access Business와 포털 및 광고 서비스가 주요 사업인 AOL을 두개로 쪼갠다는 것이다. 이미 AOL.com 포털의 이메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인 상태이다.

매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Dial-Up Access(전화접속 인터넷 서비스)사업을 분사시켜 광고 비즈니스에 집중된 포털 서비스의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결국은 매력적인 인수합병 대상 기업으로 만들어 시장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미, 타임워너는 몇차례 AOL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해왔었다. 그러나, 인수 당사자로 지목된 구글, 야후, MS는 AOL을 인수하지 않았다. 이유는 높은 매각대금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궁여지책으로 2005년 말에 구글의 검색광고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조건으로  AOL의 5% 지분을 10억달러에 매각도 했다. 그 뒤로도 꾸준히 AOL의 매각설이 나돌았으나, 인수금액 등의 문제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AOL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구글, 야후, MS 다음으로 4위이며, 약 6.6%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그래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이다. 1위인 구글의 경우 28.6%이며, 야후와 MS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6%와 6.6%이다.

최근 MS의 야후 인수 제의 문제로 AOL의 매각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상태인데, 타임워너 측에게 지금은 거의 매출기여가 없는 Dial-Up Access 사업을 정리하여 좀 더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 것이다.

결국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MS는 추가적으로 AOL의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될 경우 AOL 인수에 소극적이었던 구글 역시 AOL의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오히려 현재 상태로 보면 인수 가능성은 구글측이 더 높다. 야후에 이어 AOL까지 MS에 내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 오른 126억 달러로 집계되었으며, 약 100명의 감원을 포함해서 연간 약 5천만 달러의 지출을 줄이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약 2% 올랐다.

매각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타임워너의 AOL 매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 제의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분명 지금 미국 포털 비즈니스는 격동의 시기에 있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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