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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폰용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인 SKT의 Cizle PMP 서비스가 3월 1일부로 중단된다. 서비스 중단 이유로 매출 부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전자신문 : SKT 씨즐, PMP 영화 서비스 중단

SK텔레콤은 27일 “매출은 커녕 사업성이 없어 서비스를 접기로 결정했다”며 “다음달 1일부터 서비스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출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매출이기 때문에 아마도 위와 같은 표현을 한 것이라고 보인다. 건당 2,500원이고, 월 100건 이하이므로 많아도 월 25만원의 매출이라면 SKT로서는 매출이 거의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런 저조한 실적 이면에 불법다운로드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기는 하지만, 씨즐 PMP 서비스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있다고 본다.

사실상 이 서비스는 PMP라는 이름을 걸었지만, 폰(Phone)용 서비스이다. SKT망을 사용하는 휴대폰이어야 하고(재생이 가능한 폰이 정해져 있다), SKT의 DRM을 이용하여야 하며, 15일 동안 재생이라는 꼬리가 달린 서비스이다.

씨즐의 PMP 다운로드 서비스 중단이 곧 디지털 영화 다운로드의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성공 가능성이 낮은 서비스 모델을 2년 넘게 끌어온 서비스일 뿐이었다.

휴대폰에서 영화보는 사용자를 늘인다는 것은 불법다운로드가 사라지고 모두 극장으로 달려가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모바일 TV가 폰에서 그리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꼽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이 콘텐츠의 재생길이에 관한 것이다.

이동성과 포터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기의 경우, 길어도 10분 이상 길이의 콘텐츠를 내보냈을 때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 특히, 영화라면 몰입이 중요한 감상 포인트 중 하나인데, 1시간이 훌쩍 넘는 영화(또는 드라마)를 계속해서 몰입해서 보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PMP라고 부르는 기기들의 경우, 사용하는 장소를 본다면 주로 지하철, 버스(목적지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 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정지된 장소일때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흔들리지 않으며, 장시간 특별한 주의력을 요하지 않는 공간에서 그나마 작은 화면을 통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버스같이 진동이 심한 교통수단(택시도 마찬가지)을 타고 PMP를 본다는 것은 웬만한 울렁증을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하다. 영화를 보면서 불쾌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지하철이 덜한데, 움직이면서 뭔가를 집중해서 작은 화면을 본다는 것은 고역에 가까운 일이다. 콘텐츠가 영화가 아닌 학습용이었다면 오히려 두뇌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까 염려되는 수준이다.

폰용 PMP뿐만 아니라, 일반 PMP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동 중일때 콘텐츠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불법다운로드로 인해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지만, 실제는 기기의 사용과 관련된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PMP가 많이 보급되었지만, 주변 사람들을 봤을 경우 비용대비 만족도는 많이 떨어진다. 생각보다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구매전에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콘텐츠의 부족이 아닌 활용도의 문제를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쓸데없이 큰 하드디스크는 기기 원가에 부담만 줄 뿐이지, 실제 10GB 미만이면 며칠을 들고 다녀도 콘텐츠를 즐기기엔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비싸면서 그만큼 활용하지 못하는 저장장치 플레이어 수준이기 때문에 PMP의 인기는 식어버린 것이다.

또한 PMP를 가지고 다니면서 영화를 집중하여 볼 상황이 마땅하지 않은 것이 큰 문제 중의 하나이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영화를 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그나마 지하철이 가능하지만 출퇴근 시간의 러시아워 상황에서 PMP로 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다. 그 외 외출 시간동안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것이, 이동 중에 영상을 보는 것은 거의 신기에 가까운 재주를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

고정된 장소에서 단지 포터블만이 필요하다면, 굳이 7인치 이하의 작은 화면에서 영화를 감상하기 보다는 차라리 노트북이 나을 것이다.

이런 딜레마로 인하여 PMP의 영상(영화)감상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음악 듣기 같은 듣는 콘텐츠가 훨씬 유용하다. 그렇다면 결국 PMP는 호사스러운 포터블 기기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모바일 TV의 관점 역시 이와 비슷한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이라는 일방 전송 콘텐츠에 의해 정보 습득이 가능하므로 엔터테인먼트 측면보다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뉴스나 짧은 영상 콘텐츠가 그나마 포터블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PMP가 UMPC와 전자사전 사이에 끼어 애매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는 전자신문의 기사도 나왔다.

전자신문 : 샌드위치 신세된 'PMP' 

이것 역시 PMP의 약점을 파고든 전자사전의 약진 때문이다. 영화에 포커스를 맞춘 PMP에 비해 사전이라는 고유 기능에 PMP의 일부 콘텐츠 기능을 추가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인 제품이 바로 요즘 전자사전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이지만 전자사전이라는 용도 때문에 활용도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말이다.

PC에서 재생 가능한 DivX 포맷의 영화를 변환없이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 PMP 최대의 강점으로 부각되었으나, 이렇듯 재생 콘텐츠 활용의 장벽에 부딪혀서 재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 PMP이다.

그러나, 통신기능의 추가로 PMP 역시 한단계 진화하고 있다. 바로 MID(Mobile Internet Device)의 개념으로의 진화인데, 이는 UMPC보다는 경제적이면서, 모빌리티를 강조한 제품군이다.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제품의 등장이 PMP를 변하게 만들고 있다.

씨즐 PMP 다운로드 서비스 중단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어느새 PMP의 활용도 이야기로 번졌다.

중요한 것은 과연 모빌리티와 영화 콘텐츠가 제대로 어울리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이 필요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그런면에서 씨즐 PMP 서비스 중단은 어쩌면 이미 예고된 일이다.

거꾸로, 영상이 아닌 사운드 위주의 디바이스(MP3P)가 어떤 면에서는 더 단순한 포터블 기기로서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재생 가능한 콘텐츠 확보가 우선이지만 말이다.

PS. 방금 올라온 PMP 기사도 읽어볼만 하다. 중요한 것은 PMP, UMPC의 이름이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사용하길 바라느냐 아닐까 생각해 본다.

inews24 : 군살 뺀 UMPC, 'PMP 시대'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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