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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 이어 이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한차례 앞두고 있다. 언론에서는 매번 떨어지는 투표율을 걱정하고 있으며, 투표율이 떨어지면 어느 당이 유리하다느디,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한다.

언론은 요즘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없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요즘 어딜가나 선거 이야기에 새정부 이야기다. 새로 들어선 정부가 앞선 정부의 정책과 다른 점들, 그리고 파격적인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 등 연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여당의 정파 싸움과 정책이 사라진, 감정만 남아 있는 선거전이 그 대상이다.

나는 웬만하면 선거에는 빠지지 않았다. 작년 대선엔 이사와 맞물려 투표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까지 선거엔 반드시 투표했다. 그것이 의무라고 생각했고, 책에서 배운대로 권리라고 생각하는 강박관념도 한몫했다.

그리고는 이내 나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들을 모습들을 보면서(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는 달랐다) 많은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투표는 신성한 권리라고는 머리속으로는 생각했었다. 머리속으로는...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를 잘 모르는 것일까? 한표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잘 알고 있다. 무관심하고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투표하지 않는 그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다.

절대 우리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게으르지 않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이 뽑아야할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항의를 하는 것이다. 위정자들의 행동을 꾸짖는 자세로 기권을 선택한 것이다. 어쩌면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유권자들은 기권이라는 소중한 결정을 내린 사실을 그들만 잘 모른다.

이런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뽑을 사람이 없어서 투표하기 싫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나뿐일까?
예전엔 그랬다. 사람은 모르더라도 정당을 보고 찍었다. 사람의 됨됨이나 능력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정당이 알아서 잘 공천했겠지 하는 작은 믿음만으로 후보자를 선택했었다.

그러나, 이젠 너무나 많은 것들이 공개되고, 알고 싶지 않은 과거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너무나 작은 사례도 낫낫히 밝혀지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다.

누구는 병역을 기피한 의혹이 있고, 누구는 부동산 투기의 의혹이 있고, 누구는 세금을 누락했고, 누구는 변절자다. 이런 이야기는 경쟁자의 소문에 의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사실들이다.

어제 투표관련한 후보자와 정당 정보를 선관위로부터 우편으로 받았다. 내 투표구의 후보자 정보와 정당의 정책 정보가 든 자료였다. 나는 후보자 재산부터 보았다. 대부분이 소위 몇억에서 몇십억을 가진 '일반인 또는 서민'과 다른 사람들이었다.

재산이 많은 것이 국회의원 자격미달 조건은 아니지만, 대부분 먹고 살말한 사람들이라서 정치를 한다는 생각부터 떠 올랐다. 그렇다. 정치는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피부로 느낄만한 정책을 펼친다면 그 정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들이 느끼는 것을 같이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난다.

짜장면값 500원이 오른다고 짜장면을 줄이거나, 기름값이 올라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는 것에 얼마나 힘들고 괴로움을 느낄까? 경제 규모를 줄이는 고통을 잘 알고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그런 다수의 국민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 후보자를 선택했다. 그가 말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했다. 그냥 주술이라고 해서 홀린 기분으로 '그분'을 믿고 싶었다.

이런 심정을 그분께서는 반드시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여당은 견제보다 지지가 중요다하고 하고, 야당은 견제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치만 바뀌었지 말은 똑같았다. 그들은 그런 이야기를 듣는 국민들이 바보라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당명만 전면에 내세우는 후보,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후보, 내침을 당했다는 동정론만 펼치는 후보, 공천을 무시하고 자신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호소하고 무소속으로 나온 후보... 난 그들이 낙선하길 바란다.

그들이 싫어서 다른 후보에게 도장찍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나와 같은 심정이라면, 아마도 기권이 가장 편하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언론은 그것을 무관심이라고 표현하지만, 유권자들은 그것을 가장 강한 거부감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이번엔 꼭 투표하자. 아니 앞으로도 투표는 반드시 하자.

후보자들이 국민들을 만만하게 보지 않도록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 4년에 한번 얼굴 비추는 그런 인물을 몰아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선거에 이미 적응되어 있어서, 선거후에 뽑힌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할지 잘 알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허리굽혀 인사하고 간이라도 뽑아줄듯하던 그들이 당선되면 꼿꼿해져서 유권자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들을 기억하고 있다.

4년 중에 한두달만 지역구에 얼굴 비추면 되고, 정당 공천만 믿고 당선을 자신하는 그들, 그리고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난장판만 만드는 그들을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투표말고는 그들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기회가 거의 없다.

4월 9일이 며칠남지 않았다.
내 의지를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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