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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comm이 영국 주파수경매에서 L-Band 대역의 라이센스(사용권)을 획득했다. L-Band는 1452KHz에서 1490KHz까지 지상파 DAB(디지털 라디오)와 위성 DAB 방송 서비스로 사용되고 있는 대역이다.

이번 주파수경매에서 이 대역 사용권에 대한 낙찰금액은 1,630 만 달러로 약 160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라이선스를 획득한 이 대역은 영국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다.

근데, 왜 갑자기 Qualcomm이 영국의 L-Band 대역 주파수 사용권을 획득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자사의 모바일 TV 기술인 MediaFLO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2008/05/02 - [기술 & 트렌드] - MediaFLO방식의 모바일 TV 방송을 시작하는 AT&T

MediaFLO 서비스는 미국 외에서는 아직 상용화된 곳이 없다. 일부 아시아 국가가 시범 서비스를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폐쇄적인 네트워크 운영과 비용때문에 다수의 국가에서는 채택하기를 꺼려하는 모바일 TV 기술이다.

더군다나 EU는 모바일 TV 표준으로 DVB-H를 사용하기로 선언한 상태이다. 아직 이견들이 있지만 유럽에서 대세는 DVB-H로 가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 상황에서 Qualcomm이 영국 주파수경매에 뛰어들어 L-Band 대역 사용권을 따냈다는 것은 유럽의 외곽에 속하는 영국부터 MediaFLO를 띄워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영국은 DAB 방송이 활발하며,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한국의 T-DMB 기술을 상용화시키기도 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DVB-H에 대해 덜 우호적인 셈이다.

DVB-H는 현재 제일 먼저 상용화된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핀란드, 아일랜드, 독일, 프랑스, 이란, 등의 유럽 및 인접국가와 베트남, 싱가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케냐, 남아프리카 등의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서 도입했거나 도입이 유력시 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Qualcomm 입장에서 DVB-H보다 더 빠르게 망을 구축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고객들을 모은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특히, 다른 모바일 TV와 달리 이동통신망 의존적인 사업모델 덕분에 이동통신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스템이 바로 MediaFLO이다.

사용권을 획득한 L-Band 보다는 VHF나 UHF 대역이 양방향 통신을 하기엔 훨씬 유리하다. 주파수를 활용하는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L-Band는 VHF나 UHF보다 떨어진다.

현재 아날로그 방송이 차지하고 있는 대역이 모두 디지털로 넘어갈 경우 남는 대역이 훨씬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대역이 이동통신사 등으로 넘어간다는 보장은 없고, 아직 유럽에서는 모바일 TV에 대한 수요가 비교적 약한 편이어서 당분간 모바일 TV의 수요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쨋거나, Qualcomm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MediaFLO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모바일 TV가 아직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대세가 아닌 상황에서 자사의 기술을 승부수로 띄워 CDMA 이후 기술주도전략을 펼치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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