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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멤버쉽 카드가 들어간 지갑)

문득 바지 뒷주머니속에 들어있는 지갑이 신경쓰여서 꺼내보았다. 지갑엔 돈은 별로 들어있지 않은데 왜 이리 두툼한 것일까를 잠시 생각하다가 안에 들어 있던 플라스틱 카드들을 모두 꺼내보았다. 그랬더니 지갑은 아주 홀쭉해졌다.

내 지갑안 사정이야 남들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갑속에 이토록 많은 플라스틱 카드들이 들어있다는 사실에 나도 적잖이 놀랐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많은 카드들이 들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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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서 꺼낸 각종 멤버쉽 카드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교통카드겸용 신용카드, 현금인출카드, 은행보안카드 2장,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서점 멤버쉽카드 2장, 이통사 멤버쉽 카드, 할인점 멤버쉽 카드 2장이다.

플라스틱카드만 11장이다. 그 외에 종이로 된 카드도 있다. KTX 비즈니스 카드, 이용실 멤버쉽카드 2장, 비상시 사용할 공중전화 카드(이건 플라스틱)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것저것 다하면 15장의 카드를 지갑안에 넣고 다녔다. 그나마 KTX 멤버쉽 카드는 교통카드 기능 충돌때문에 따로 가지고 다녀서 지갑에서는 빠졌다.

지갑이 두툼한 이유는 오로지 이들 카드때문이었던 것이다. 돈으로 두툼했더라면 기분은 좋았을텐데,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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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쉽 카드들을 빼낸 지갑, 이게 내 지갑 본래 모습이다 OTL)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엔 멤버쉽 제도가 일반화되어 버렸다. 이동통신사 멤버쉽은 기본이고, 할인점, 서점, 극장, 커피전문점, 식당, 항공사, 심지어 DVD방이나 숙박시설까지 멤버쉽을 발행하는 그야말로 멤버쉽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멤버쉽인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를 비롯해서 수많은 멤버쉽 카드가 존재하고 있다.

멤버쉽 카드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시작한 현대적 마케팅 방법의 하나이다. 서비스와 상품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멤버쉽은 대단한 서비스가 아닌 너무나 평범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멤버쉽 가입의 증가는 멤버쉽 카드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물건 하나 사면서 멤버쉽을 만듦으로 인해 혜택을 준다는데 멤버쉽 가입을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만드는 멤버쉽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멤버쉽 난립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주머니속에 하나 둘씩 넣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돈없는 지갑도 불룩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 지갑을 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불룩한 지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은 각종 신용카드를 포함한 멤버쉽 카드들이다.

이런 다양한 멤버쉽 카드를 통합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나의 공통 멤버쉽 카드를 만들고 여기에 신용카드처럼 IC칩을 넣는다면 가맹점에 따라 입력을 받고 별도 계정관리를 하면 소비자도 편하고 관리하는 업주들도 편리할텐데 말이다. 발급을 위해 쓸데없이 카드를 남발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 어디서든 카드 한장으로 멤버쉽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내 경우 지갑이 두꺼워지다보니 양복 바지 뒷주머니가 떨어지는 일이 생겼다. 워낙 불룩하게 튀어 나오다보니 앉을때나 움직일때 지갑의 모서리가 옷과 마찰을 일으켜 옷을 닳게 만들었다.

요즘처럼 더운날엔 장지갑을 가지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가을 겨울이야 양복 윗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되지만 여름처럼 와이셔츠 차림일때는 지갑을 넣고 다닐 마땅한 방법이 없다.

어디 옷문제 뿐일까? 대부분의 멤버쉽은 신용카드나 일부 카드를 제외하고는 전산처리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만일 지갑이라도 잃어버리는 날엔 멤버쉽 혜택까지 날아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제 한번만 더 사용하면 커피 한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도장 9개 찍힌 커피전문점 멤버쉽 카드를 잃어버린다면?

의외로 멤버쉽 카드들의 허점은 많다. 브랜드나 프렌차이즈가 약한 중소 업체의 멤버쉽은 혜택을 보기전에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많다. 튼튼한 재무기반이 없는 멤버쉽 가맹점들은 영세함때문에 멤버쉽 제도를 멍들게 하기도 한다.

늘어나는 멤버쉽 카드 대신에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현금이 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도 해본다. 어쨋거나 우린 지금 각종 멤버쉽 카드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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