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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때문에 수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서울로 직접 운전해서 다녀왔다. 돌아오는 날은 8월 15일 광복절 낮이었는데, 정말 이렇게 고속도로가 밀리는 경험은 오랫만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경부고속도로였고, 서울요금소를 통과하여 구미가 목적지였다. 교통방송으로는 수도권 거의 모든 고속도로가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방향으로 정체와 지체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엔 여름휴가 막바지에 3일간의 연휴 시작날이어서 그런지 차량은 훨씬 많았다. 유가도 내리고 있는 중이어서인지 고속도로로 나온 차들은 더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



서울요금소부근부터 차는 밀리기 시작했는데, 요금소를 지나서 수원까지 가는데만 대략 40여분이 걸렸다. 교통상황을 알리는 도로위 상황판엔 요금소에서 천안IC까지 약 60여 킬로미터가 밀린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수원과 오산IC를 지나도 차량은 흐름은 여전히 더뎠다. 많은 차들이 나들이 차량이었다는 것은 천천히 지나가는 차량을 들여다 보면 알 수 있었다. 2인보다는 3인 이상 탑승차량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잠시 촬영한 동영상에도 보이듯 버스전용차선에는 무자격차량들이 거리낌없이 통행을 하고 있었다. 휴일엔 서울요금소에서 신탄진까지 전용차량이 실시된다. 다들 알고 있을텐데 버스전용차선을 승용차와 자격요건이 없는 SUV나 봉고차량 등이 버스와 함께 질주를 하는 모습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반 승용차선에 달리는 운전자로서는 불법으로 달리는 차량이 별 신경쓰이지 않는다. 다만, 피해는 버스와 자격이 되는 차량들에게 돌아간다. 버스같은 대중교통과 많은 사람들이 탑승한 승합차를 위한 제도이지만, 얌체운전을 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전용차로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있어서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또 단속카메라를 앞두고 갑자기 일반차로로 변경하는 바람에 지체운전 중인 승용차 운전자들과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일반차로로 변경하려는 얌체운전자들때문에 뒤따라 오던 버스들이 급정거를 하는 위험한 상황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었다.

지루한 고속도로 정체는 참기가 정말 어렵다. 가까운 휴게소에라도 들르면 지친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몰려있어서 시설하나 이용하기도 힘들다. 여자화장실은 줄을 서기 일수고, 음식을 시키면 제대로 앉아서 먹을 자리 찾기에도 바쁘다.

천안IC에 도착하자 다시 교통상황 전광판은 정체구간이 더 늘어났음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마도 이 상태라면 대전IC까지 정체될 분위기였다. 이미 천안 IC까지 걸린 시간만 4시간 30분이 넘었다. 이 시간이면 평상시 서울 구미간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근데 절반도 가지 못한 상태였다.

대전부근에 도착하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전을 지나 상주-청원간 고속도로 위로 차를 올리자 폭우에 가깝게 쏟아졌다. 상주까지 내내 폭우수준으로 비가 내렸다.

차는 막히지 않았지만 이번엔 비가 운전을 방해하고 있었다. 어렵게 상주IC까지 도착하자 이번엔 접촉사고때문에 정체가 벌어지고 있었다. 곳곳이 암초였다.

비록 나는 서울 출장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대전이남쪽으로 나들이를 가는 차량이라면 하루를 거의 고속도로에서 보내게 되었을 것이다.

서울에 살때의 기분을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누구나 쉬는 연휴기간엔 새벽같이 나서거나 아니면 나가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과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사실을.

명절도 아닌데 서울에서 구미까지 7시간 넘은 거리를 운전해보니 고속도로가 아니라 저속도로, 짜증도로 그 자체라는 사실을 너무나 실감했다. 고속도로위 운전자 서로가 서로를 원망했을 것이다. 정체에 궂은 날씨까지 광복절날 고속도로 위에서 보낸 시간은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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