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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와 카세트, CD에 이어 플래쉬메모리 음반이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선 다음달부터 플래쉬메모리 카드로 음반시장에 뛰어들 SanDisk를 지켜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SanDisk는 EMI를 비롯한 세계 4대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플래쉬메모리에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담아 오프라인 매장 및 Best Buy와 Wal-Mart 등의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플래쉬메모리 음반' 판매에 들어간다. 가격은 15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름하여 'slotMusic™'인데, 휴대폰에 사용할 수 있는 microSD™카드에 DRM-free 음악을 담아서 판매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slot에 꽂으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 서비스이다.


기존의 CD음반이 CD 플레이어에 넣고 음악을 들었다면, slotMusic 카드는 microSD를 저장매체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이나 MP3P, MP4P 등 MP3음악 재생 기능이 있는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 음악은 320kbps의 MP3 포맷으로 제공된다. (아쉽게도 폐쇄적인 음악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 이통사의 서비스를 받는 휴대폰은 slotMusic 카드 사용이 불가능 하다)

시장이 요구하는 음악 재생기에 맞춰 온라인이 아닌 기기가 인식하는 미디어 매체 형태에 맞춰 음악을 담아 판매한다는 점이 기존의 디지털 음반 시장의 제품과 다른 것이다.

1GB의 용량의 microSD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MP3 음악파일 외에도, CD 자켓처럼 앨범 자켓 이미지, 관련된 제작자 노트, 뮤직 비디오 등 CD가 담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도 같이 실린다고 한다.

(slotMusic 홈페이지 : http://www.slotmusic.org)

이런 형태의 음반판매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 우선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음악형태인 MP3 포맷의 지원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과 플래쉬 메모리의 특성상 쓰고 지울 수 있어서, 음반이 사용자의 스토리지의 역할도 병행할 수 있으며, CD에 비해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같이 넣어 판매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무엇보다 온라인 음악 판매로 굳어버리고 있는 음반 시장에 개별곡이 아닌 CD처럼 발매음반의 곡 전체를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다양한 기기의 지원은 불법복제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며, 사후 지원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가 존재해야 하는 점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실수로 지우거나 일부러 지웠을때 다시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음반자체의 복제가 쉽게 된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부각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책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SanDisk의 기술력으로 봤을때, DRM은 없지만 복제는 불가능하게 할 대비책은 있을 것이다. 얼마전에는 한번만 기록할 수 있는 SD카드개발에 대한 보도도 나왔기 때문에 불법복제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ngadget : SanDisk introduces write-once WORM SD cards

SD카드 등의 저장매체에 음악이나 콘텐츠를 담아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SanDisk가 처음이 아니다. 국내와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실험적으로 PC 호환 메모리 카드나 USB 형태로 음반 판매를 한 적이 있으나 제한적인 이벤트로 그치거나 소비자들의 호응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세계 4대 음반사와 모두 계약을 체결하고, 거대 플래쉬메모리 제조기업이 직접 나서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SanDisk는 MP3P 기기를 제조하기도 하는 기업이며,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휴대폰에 MP3P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에 결코 그냥 놔두고 볼 수만 없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음반판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쉽게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으며,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점점 늘어나는 디지털기기이 대부분 음악재생을 지원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으로 음원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SanDisk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자사의 제품인 플래쉬메모리 카드와 음반판매를 접목시켜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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