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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국내 유선전화시장의 9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KT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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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소개)

기존에 사용하던 유선전화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인데, KT전화에 비해 싼 인터넷전화의 요금제 때문에 KT 유선전화 이탈고객이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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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인터넷전화 소개)

KT도 인터넷전화 상품이 있다. 하지만, 요금제가 타 인터넷전화 사업자에 비해 약간 비싼데, 가입자간 통화도 무료가 아니다. 또한 유선전화서비스와 인터넷전화는 경쟁관계에 있으며, 유선전화를 유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로의 전환을 그리 반기지 않는 편이다.

KT의 유선전화는 8급지 이상의 대도시는 가입비형이 기본요금이 5,200원이고, 설치비형이 3,700원이다. 현재 설치비형 가입자는 더이상 받지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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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네트웍스의 인터넷전화 소개)

반면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의 서비스는 기본요금이 삼성네트웍스가 3,000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2,000원이다. 일부업체는 결합상품을 사용할 경우 기본요금을 면제해주기도 한다. 이미 월 기본요금이 최소 1,700원에서 3,200원까지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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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 소개)

가입비 역시 KT와 SK브로드밴드는 6만원인데 비해, LG데이콤과 삼성네트웍스는 무료이고 나머지 인터넷전화 서비스업체들은 모두 1만원이다.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들의 시내외 요금도 모두 KT보다 싸다. LG데이콤, 삼성네트웍스, KCT,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모두 3분 39원인 KT전화요금보다 싸다. 삼성네트웍스는 시내의 경우 3분당 36원으로 가장 싸다. 참고로 시내전화는 모두 3분 단위의 도수에 의한 요금제이다. 3분 이내면 무조건 1도수로 계산한다. 도수단위로 요금을 과금한다.

또한 시내와 시외권역의 의미가 없기때문에 실질적으로 전국이 하나의 시내통화권으로 인식되어 시외전화요금이라는 것이 없다고 보면된다. 국제전화는 주요 국가들의 1분당 50원 수준에서 책정되어 있어, 요금면에서는 KT와 SK브로드밴드의 유선전화보다 월등히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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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의 인터넷전화 소개)

인터넷전화의 음질은 유선전화와 이동전화(휴대폰) 음질의 중간쯤으로 통화에는 거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선전화에서 070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의 통화에도 유선전화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음성통화 기능 외에도 기본적으로 데이터기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유선전화에서 불가능하던 SMS 서비스, 각종 날씨, 뉴스, 증권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전화 단말기가 지원해주면 서비스 받을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유선전화에서 제공하지 못하던 각종 편의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이유때문에 많은 유선전화 가입자들이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회선이 설치되어야 하고, 전기에 의해서만 작동되는 유(무)선공유기(AP)와 전화기는 정전시 사용할 수 없다는 것, 119 등 긴급전화 사용시 발신자 위치정보 확인의 어려움 등 사용상 일부 제약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단점은 현재 상황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다. 대부분의 가정 또는 직장에 초고속인터넷을 사용 중이고, 정전 시간이 연간 16분(평균)밖에 되지 않으며, 위치추적문제는 전화를 이전할 경우 해당주소지를 통신회사에 신고하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어떻게봐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것이 인터넷전화이다.

번호이동제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KT의 유선전화 가입자의 엑소더스가 일어날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늘게되면 KT 유선가입자로 남아 있는 사용자들에게 요금과 관련하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아는 소비자는 별로 없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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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선전화 요금 책정)

위 요금은 KT의 홈페이지에서 캡춰한 것이다. KT를 제외한 모든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자사의 인터넷전화 가입자간 통화는 무료이며, KT만 자사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들 사이의 통화에도 요금을 받고 있다.

또한 기존 KT의 유선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 경우 KT 유선에서 유선전화로 거는 요금보다 3분에 10원이 비싼 도수당 49원을 내야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KT 유선전화 가입자가 시내전화를 걸 경우(KT 또는 SK브로드밴드 가입자에게) 3분에 39원의 요금이 책정된다. 하지만 KT 유선전화 가입자가 인터넷전화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면 3분에 49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같은 통화도수당 10원씩을 더 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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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우리집 일반전화 이용요금 상세내역)

현재는 KT 가입자가 이런 사실을 알고 전화할 경우도 있지만, 번호이동이 이루어질 경우 상대의 전화가 유선전화인지 인터넷전화인지 알 수 없게 되면 통화 도수당 추가로 요금을 더 내야한다. 만일 전화받는 상대방이 (인터넷전화로 번호이동한) 일반전화 번호라면 전화를 거는 KT 유선전화 가입자에게 3분에 49원의 요금이 책정된다.

또한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시외지역번호라면, 번호이동으로 유선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번호체계가 다른 지방으로 이사갈 경우, 통화권역 혼동이 일어난다.

즉, 02-1234-5678번을 가진 서울시민이 부산으로 이사를 가도 02-1234-5678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이 번호로 걸면 시내전화가 된다. 하지만, 부산에 사는 사람이 같은 부산에 있는 02-1234-5678로 전화를 걸면 시외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앞으로 통신사 사이의 합의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어찌되었건 전화를 거는 사람입장에서는 현재 KT 유선전화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터넷전화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요금을 더 내야 하는 불합리한 일을 겪게된다.

인터넷전화로 거는 요금이 일반유선이 비해 비싸고, 권역의 문제로 시내와 시외요금이 구분되어 있어서 인터넷전화 가입자에 비해 더 많은 요금을 내야한다.

KT 유선전화에서 유선전화로 거는 요금보다 인터넷전화로 걸면 3분당 10원이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만일 이런 사실을 안다면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이루어질 경우 인터넷전화로의 이탈자가 도 많이 나올 것이다.

KT 홍보실 담당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번호체계와 접속료 산정 등의 원가상승의 이유로 이같은 요금이 책정되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사실을 KT 유선전화 가입자들이 더 많이 알게되면 과연 KT 유선전화를 계속 고집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나 역시 인터넷전화로의 번호이동을 심각히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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