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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Z라는 미국 기업이 있다. 전직 FCC의 부서장과 NASA에서 @HOME이라는 케이블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개발한 두 사람이 만든 3년차 벤처기업이다. 이들의 주사업 내용은 미국내에서 현재 사용하지 않는 무선주파수 대역을 이용하여 광고기반의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올 초에 600MHz와 700MHz의 아날로그 TV 대역의 주파수를 경매하면서 Google 등의 사업자가 일부 주파수 대역에 대해 망을 개방하거나 다른 방향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밝힌바 있었지만 무산되었다.

대부분의 주파수는 현재의 상용 이동전화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 돌아갔다.

M2Z는 2006년 5월 FCC에 당시 사용하지 않고 있던 2155MHz ~ 2175MHz의 일명 AWS-3 주파수 대역을 할당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역을 15년간 운영하여 미국 전역에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출했다.

M2Z에서 만드는 수신단말기를 구입하여(대략 200달러)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으며, 최소 384K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128Kbps의 업로드 속도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이다. 대신 광고사업을 접목하여 수익을 낼 계획이었다.

무료뿐만 아니라 유로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하여 더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원하는 사용자에겐 사용료를 받고 제공하는 등의 수익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발생시킨 광고매출의 5%를 다시 연방정부에 돌려주겠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상 이익을 발생시키는 또 다른 방법으로 무선주파수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서인데, 기존 통신사업자들의 반발때문에 FCC는 2년 동안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 5월엔 M2Z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오히려 FCC 측이 공론화 시켜 무료 무선인터넷 제공을 위한 주파수 경매를 고려중이라는 발표를 하게 된다. 서비스 개시 4년내에 미국 전역의 50%에 제공되어야 하며 10년내에 95%의 커버리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따를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바로 CTIA(미국 무선 통신 협회)의 회원사이자 후원을 받는 T-Mobile측이 인접 주파수 간섭을 문제 제기하여 FCC의 발표에 제동을 걸었다. 이미 T-Mobile은 M2Z가 사업제안을 냈을 때도 반발했었다.

T-Mobile이 자신들이 상용으로 서비스 제공 중인 2110MHz ~ 2155MHz의 AWS-1 대역에 간섭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AWS-3 대역의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 계획을 철회해 줄것을 FCC에 요청했고, FCC는 이를 받아들여 몇개월동안 이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었다.

T-Mobile 뿐만 아니라 Verizon과 영국의 Ofcom까지 테스트에 나섰으며, 결과적으로 두 주파수 사이의 간섭은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일단, M2Z쪽은 반기는 분위기다.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큰 걸림돌이었던 주파수간섭 주장이 더이상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6월 투표에 붙이기로한 무료 무선인터넷 주파수에 대한 의결이 곧 날 것이며, 이를 경매에 붙이는 것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경매시기는 2009년 상반기 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M2Z은 물론이고 다른 기업들도 경매에 참여할 길이 열리게 된다. 그 중에서 Google이 경매에 참여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 낙찰자는 미국 전역에 무선인터넷 서비스 망을 갖추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물론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와 달리 다수의 사용자에게 공익서비스와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제약은 있지만, 전국 커버리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상당한 장점으로 부각된다.

일단 M2Z는 경매가 이루어질 경우 가장 유리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기업이기도 하며, 가장 많은 준비를 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리콘밸리의 쟁쟁한 벤처캐피털 3곳의 지원을 받고 있기에 자금에도 여력이 있음을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M2Z에 따르면 초기에 아이디어를 제공했을때 약 5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경매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해당 기업들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도시 단위의 무료 무선인터넷 사업들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유휴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가능성이 열려 또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무료 서비스에 반발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3G 네트워크와 향후 4G 네트워크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반길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선두에 있는 Verizon과 T-Mobile은 이동통신사들의 후원을 등에 업고 무료 서비스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대세는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허용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상용주파수와 간섭이 없다는 FCC의 보고서는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중에 경매가 이루어지면, 적어도 몇 년 안으로 미국내에서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개시될 것이다.

어떤 형태로 제공하며 어떤 파급효과가 발생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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