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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만 되면 고민되는 것이 식단이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매번 먹는 식당에 주문한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만 찾다보니 늘 그 음식이다.

가끔은 그렇게 먹는 점심밥이 싫어서 근처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찾으려 하지만, 늘 사무실에 앉아서 주문하던 버릇은 사람을 참 게으르게 만든다.

같이 먹는 동료 한 명이라도 오늘 밖으로 움직이기 싫다는 의견을 내면 그냥 눌러앉아서 배달 음식점 메뉴를 들고 잠시 고민 후에 쉬이 결정을 내린다.

'내 이럴 줄 알았다' 하면서도 자주 시켜먹던 음식 종류는 쉽게 바꿀 수 없다. 어쩌다가 잘못 고르기라도 하는 날엔 그날 오후는 기분이 별로일때까지도 있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그런 고민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자 했다. 전에 지나다가 먹어본 김치찌개가 생각난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무작정 사무실을 나섰다. 걸서어 10여분 거리라 운동삼아 걸어갔다.

회사에서 엑스코(EXCO)가 있는 유통단지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최근 대불공원을 끼고 새로운 도로가 거의 완성되었고 조만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그 길이 아마도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가는 이 길을 대신해서 생기는 것이라 들었다.

좁은 골목길에 왜 그리 차들도 많이 다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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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하얀색 건물에 하얀 바탕의 광고판 덕분에 이곳이 식당이 위치해 있다는 의식은 없이 지나다녔던 길가에 있었다. 처음엔 문도 닫겨 있어서 음식 냄새 하나 풍기지 않았으니 여기가 식당이라고 벌컥 문열고 들어서기도 민망했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회사 동료는 어쩌다 이 가게를 들렀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집에 가는 길에 배가 고팠고 새로운 가게를 탐험하기 좋아하는 성격에 용기내어 들어갔으리라 지레짐작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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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정도가 앉으면 가득 찰 작은 마루에 상이 6개가 2개씩 붙어있다. 주인인듯 보이는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우리 일행이 5명이었는데, 갑자기 몰려온 손님이 반가운 모양이었다.

메뉴를 보아하니 점심 때는 간단히 식사를 제공하고 저녁 때는 퇴근 길에 술한잔 걸치는 이 동네 아저씨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식사류와 안주류 종류가 그리 많지 않다. 한 두가지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메뉴판에 수많은 음식 종류 다 올려놓고 모두 맛있는 음식 하는 식당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일단 이리로 우릴 데려 온 동료의 의견을 들어 김치찌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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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닥친 5명의 손님 때문인지 반찬을 미처 담아두지 못해서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반찬들이 나왔다. 그냥 집에서 먹는 듯한 푸근한 반찬들이다. 계란 후라이까지 요리하는 것 다 보이는 주방과 우리가 앉은 곳은 그냥 형식적으로 가려놓은 가림막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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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에 나온 김치찌개다. 2인분 3인분으로 나눠서 가져왔다. 식당 김치찌개에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가 들어있지 않으면 제 맛이 나지 않는다. 이 식당은 정석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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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에 콩나물과 냉이가 들어있는 경우는 처음이다. 이렇게 서로 맞지않을 궁합이 신기하게도 맛에는 큰 저항감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된장찌개에 냉이가 들어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물론 김치찌개에 된장찌개 맛이 난다는 것은 아니다. -,.-

'맛있다' 그냥 입에서 그 소리가 나온다. 감탄할 정도는 아니지만, 10여분을 걸어와서 먹을만 하다는 소리다. 정석을 따르는 집이니 그냥 괜찮은 음식맛이다. 어디든 음식에 조미료 맛이 많이 나면 우선 젓가락은 자주 가지만 자주 먹지는 못한다. 먹고나서 속이 더부룩한 것도 영 별로이다. 수정식당 반찬과 음식엔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다. 다행이다.

음식맛도 괜찮았지만, 손님이 몇 안되는 이유로 여주인이 우리 밥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나 보다. 땀 흘리며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밥이 더 필요하냐고 묻는다.

'고맙습니다' 라는 소리에 바로 밥 한사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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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밥인심'이라고 한다. 근래에 식당을 찾았을 때 밥인심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재료비도 많이 들고 하니 추가 공기밥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주문한다.

적어도 두 공기는 되어 보이는 밥인심을 보고는 기분마저 더 좋아진다. 그래서 수정식당 김치찌개가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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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코리아가 자랑하는 60cm 고해상도 지도로 위치를 찾아봤다. 야후 거기에 식당 전화번호와 위치가 나와 있는데, 지도의 위치와 실제 위치가 약간 다르다. 지도상에 원래 위치에서 약간 왼쪽에 표시되어 있다.

야후 거기를 통해 지도도 찾았고 평가하는 항목이 있는데, 트랙백이나 다른 방법으로 식당에 대한 리뷰를 올릴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실컷 써놓고 야후 거기에 또 올리려니 부담스럽다. 사진 한장만 올렸다.

배달시키는 음식이 맛없다 느껴질 때 한번씩 들러야할 식당이다.
바로 메뉴판 받아왔다. 근데, 배달 된단다...

PS. 포스팅에 나오는 모든 사진은 프랭클린 플래너폰(LG-SU100)으로 촬영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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