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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Intel에 사상 최고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0억 6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미화로 14억 5천만 달러, 한화로 1조 8천억원이다. 3개월 안에 과징금 모두 납부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EU의 불공정 경쟁 과징금은 통상 매출액의 10% 정도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과징금 금액은 상징적으로 두가지 비교가 되는데, 하나는 지난 Intel 매출의 4%나 차지하는 엄청난 금액이며, 2004년 EU가 Microsoft에 부과한 과징금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어마어마한 과징금 부과 뒤에는 AMD의 제소 때문이었다. 지난 5년간 AMD는 경쟁사 Intel이 시장에서 자사 CPU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PC 메이커들에게 특혜와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해 왔었다.

결국 14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과징금 부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Intel 측은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미 여러나라에서 Intel의 불공정 경쟁에 대한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어서 EU의 과징금 부과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Intel의 불공정 경쟁에 대한 내용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Intel의 CPU를 사용하는 PC 업체들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했으며, PC 제조사들이 경쟁사 CPU를 사용할 경우 이를 저지하거나 출시를 늦추기 위해 금품을 주거나 압력을 넣는 등의 행위였다. 해당 피해를 당한 경쟁사는 누가봐도 AMD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말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PC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에 경쟁사 CPU 채택을 어렵게 하기위해 리베이트를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Intel은 바로 행정소송에 들어갔고 현재 진행중이다.

유럽연합과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과 일본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진행중인데, 우리나라 EU의 결정이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MD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매각하고 팹리스로 전환중이기 때문이다. 주요 핵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을 매각하고 있으며, 중동의 오일머니를 수급받기도 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재 PC용 CPU 시장은 Intel이 확실히 장악하고 있는데, 반독점 및 부정경쟁에 대한 소송이 길어지면서 AMD는 실익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가 되었는데 이제서야 Intel의 과징금 부과 결정들이 나오고 있다.

경쟁자가 사라지는 독과점은 횡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피해자는 소비자가 되는 것인데, 이번 EU의 과징금 부과로 Intel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최소한 부정경쟁의 댓가는 톡톡히 치르는 셈이 되었다.

증시에서 과징금 부과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Intel은 전날에 비해 8센트 떨어졌고, AMD는 3센트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크게 게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경쟁자가 사지에 몰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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