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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초창기였던 1980년대 초반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다. 당시 야구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그때도 연고지가 있었지만, 지금의 LG 트윈스인 MBC 청룡의 팬이었다.

대구와 경상북도에 살면 삼성 라이온즈팬이어야 하는 것이 당연시 되지만, 난 김재박, 이종도, 신언호가 있던 MBC 청룡을 더 좋아했다. 물론 삼성 라이온즈 선수중에는 이만수 선수를 정말 좋아했었다.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로 진학하면서부터 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었는데, 가끔씩 TV에 나오는 프로야구경기를 찾아서 볼만한 수준의 열의는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한때 즐겨했던 운동이고 좋아했던 운동이 야구여서 야구에 대한 조금의 관심은 늘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집에는 그 시절의 야구글러브가 아직도 남아 있으며, 가끔 둘째 아이와 캐치볼(아이가 그 수준도 안되지만)할 때 사용하곤 한다.


오늘 세미나 때문에 인터불고호텔을 가게 되었다. 세미나를 마치고 나오는데 호텔앞에 범상치않은 버스가 두대 서 있는 것이었다. 바로 롯데자이언츠 프로야구 선수단을 싣고 온 버스였다.

세미나에 같이 참석한 직장동료가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어서, 버스 옆에 그려진 딱따구리같은 캐릭터가 뭔지 물어보고서야 그것이 갈매기를 상징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TV에서야 가끔씩 봤던 선수단 버스를 직접 보게되어서 호기심으로 차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역시나 팬들이 적어놓은 낙서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현역 선수들의 이름과 사연들, 희망사항을 적은 낙서들이 흰바탕의 버스 옆면으로 빼곡히 널려있었다.


대부분 롯데를 응원하는 낙서들이었지만, 장난끼가 가득한 낙서들도 볼 수 있었다. 엉뚱한 얘기를 적어놓은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선수들 개개인의 응원 메시지였다.


그 유명한 부산갈매기다. 올 가을엔 야구 좀 하자는 낙서가 인상적이다. :) 요즘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을 보면 예사 소리로 들리지는 않는다.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삼성팬이 다수인 사무실에 몇몇 롯데팬들의 한숨소리를 자주 들으면서 요즘 롯데 상태가 좋지 않음을 직감한다.


경남(부산)말로 '쫌 이기라' 라고 한다. 그래도 믿는 건 팬들밖에 없는 모양이다. 얼마나 졌으면 '쫌 이기라'는 소리가 나오는지...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를 하고 있다고 한다.


꼭 이렇게 남의 구단 선수단 차량에 이러는 사람 있다. ^^ 근데 '전교 1등 할께요'를 왜 선수단 버스에 적어 두는지? 부모님 방 앞에다 붙여두면 효도할텐데...


오늘부터 대구구장에서는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이 벌어진다. 오늘 현재 17승과 16승으로 한게임 차이로 삼성이 5위, 롯데가 7위다. 3연전 결과에 따라 승부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포털 문자경기 웹페이지에는 벌써부터 롯데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때이르게 찾아온 무더위 속에 두 팀 모두 시원한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선수단 버스에 적혀 있는 팬들의 소망처럼 롯데가 올가을에는 '야구' 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삼성라이온즈도 선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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