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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에서 살다보니 가끔씩 오프라인이 되었을 때 불편함이나 생경함을 느낄 때가 많다. 직장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컴퓨터로 인해 온라인이 되고, 집에 가도 컴퓨터를 켜기 때문에 온라인이 된다.

이동통신 서비스도 대표적인 온라인서비스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온라인이 되는 기기이며, 또 요즘은 몇몇 서비스들로 인해 전화를 받거나 걸지않는 대기중인 상황도 온라인이 되어 버린다.

하루를 놓고 따져보면 이동하는 시간 외엔 모두가 온라인이 되어 버린 세상에 살고 있다. 휴대폰의 느슨한 온라인까지 포함시키면 하루 종일 우리는 온라인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메신저와 마이크로 블로그, 커뮤니티, 조금씩 성격들은 다르지만 사람들이 온라인 되도록 만드는 기술들이다. 비록 지리적으로 대구에 살고 서울에 살아도 서로의 하루 하루를 파악할 수 있고, 오늘 하루의 기분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의 힘이지만, 가끔은 너무나 온라인으로 나의 많은 부분들이 드러난다는 우려와 피로감 때문에 오프라인을 갈망하기도 한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삐삐를 사용하지 않던 시절에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았고, 즐거워 했으며 여유를 느낀 것 같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통신 기술의 발달은 편리함은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의 자유와 여유를 방해하는 주범이었던 것 같다.

점점 우리들의 생각이 네트워크를 타고 어딘가에 기록되며, 또 그것을 읽어보는 누군가의 눈이 의식되고,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만난 것 같은 친밀함과 때로는 심각한 편견을 갖게 되고, 어딘가에 속하지 못하면 뒤쳐지는 느낌에 의무적으로 그룹에 속하려는 속성을 보면 과연 온라인이 인간의 습성마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한다.

편한 것에 익숙하고 조금만 귀찮으면 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어느순간 내 몸 깊숙히 박혀있다는 사실을 느꼈을때 이것이 과연 나를 위한 문명의 이기이며, 사람을 위한 기술진보가 맞는지 의심을 하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 특히 온라인은 더욱 사람을 편리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편리함은 생각없이 즉흥적이며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하루동안 아니면 몇시간이라도 온라인에서 벗어나고픈 현대인들의 심정은 편리함과 함께 주어지는 또 다른 의무감의 굴레를 느끼고 있다. 단 몇시간의 오프라인이지만 불안해 하는 자신을 보면서 왜 그로톡 온라인에 집착하는지 걱정스러워진다. 

엊그제 토요일 오후부터 어제 낮까지 만 하루동안 오프라인에 가까운 생활은 편안함을 줬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비록 착찹한 소식이 마음 한켠을 누르고 있었지만 온라인의 굴레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마음만큼은 좋았다.

그냥 아무 말없이 아무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 아마도 그것은 온라인이라는 속박의 두려움때문에 시작되었을 것이다. 다음번엔 용기를 내서 휴대폰도 꺼두고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다. 완전한 오프라인을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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