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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2006년에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한 중국 2대 이동통신사인 China Unicom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SKT의 해외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비즈니스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2006년 7월 홍콩상장법인인 China Unicom Limited.가 발행한 1년 만기 전환사채(CB) 10억 달러를 매입했다. 이듬해인 2007년 8월 만기로 돌아온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여 China Unicom 지분 6.6%을 가진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당시 SKT의 China Unicom에 대한 기대는 크게 두가지였다. 대중국 투자라는 측면과 CDMA방식의 기술 지원을 통해 '중국형 SKT'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2008년 6월 China Unicom이 China Netcom과의 합병 발표로 지분이 3.8%로 떨어지며, 2대 주주 자리도 내놓게 되었다. 이는 합병 당사자인 China Netcom의 2대 주주가 스페인의 Telefonica였는데, 꾸준히 지분을 늘였고 합병 당시 SKT의 추가 투자가 없어서 합병법인의 지분이 줄어들게 되었다.

합병으로 Telefonica의 지분은 5.5%가 되어 New China Unicom의 3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게된 반면, SKT는 3.8%로 의결권을 가진 이사직 자리도 파견할 수 없는 지분이 되었다.

합병으로 CDMA 사업(Macau 지역에서만 서비스)은 China Telecom으로 이관되었다. SKT가 가장 잘 알고 기대했던 기술을 경쟁사로 넘김으로서 투자의 명분도 희석되었다. 결국 지분 감소와 의결권의 상실, Telefonica와의 경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China Unicom은 더이상 SKT에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다.

결국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공시하게 되었다. 이번 SKT의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 China Unicom은 SKT가 보유한 주식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7년 주식전환가가 8.63 HKD(홍콩 달러)였고, 이번에 매각하기로 한 주당 가격이 11.105 HKD 이므로 약간의 차익을 올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액을 들여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던 SKT의 꿈은 또 다시 좌절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로서 SKT는 미국의 Helio, 베트남 S-Fone, 중국의 China Unicom 지분 투자 등의 굵직굵직한 해외 사업이 모두 정상 궤도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2005년 미국 Earthlink와의 MVNO 합작법인 Helio는 회원 18만명 모집으로 2008년 6월 끝내 Virgin Mobile에 매각하는 운명을 겪었다. Helio에 투자한 금액만 5억 달러 수준이었다. 다시 Virgin Mobile이 Sprint에 매각되면서 지분을 회수하게 되었다.

2001년에 베트남에 설립한 S-Telecom을 기반으로 베트남 CDMA 사업자인 SPT와 합작으로 2003년부터 S-Fone 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두드러진 성장을 하지못하던 상황에 올 여름엔 SPT로부터 추가 투자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3G 라이선스 없이 추가 투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 베트남 사업 역시 막다를 골목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다.

이처럼 SKT의 미국과 베트남, 중국에서의 해외 사업 모두가 큰 변화를 맞으면서 SKT 내부적으로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 방향이 바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SKT가 원해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의 열악한 이동통신 비즈니스 방식 그대로는 해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직접적으로 이번 China Unicom과의 지분정리 문제와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좀 더 치밀한 전략과 대고객 비즈니스 방식의 전환은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국내에서 돈 벌어서 해외에서 잃는다는 소비자의 힐난은 듣지않도록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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