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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대가야박물관을 가족과 함께 찾아갔던 날 들렀던 음식점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고령 IC에서 멀지않은 쌍림면의 대원식당(대원 손칼국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한참 배가 고픈 상태인 2시에 찾았지만 가게 앞마당에는 식사를 위해 들른 손님들의 차로 가득 차 있었다. 옆에 넓은 공터에도 몇 대가 주차를 해 있었다. 분명 유명한 집으로 보였다.

상호는 대원손칼국수에서 대원식당으로 바꾼 것 같다. 정문 입구에 붙은 상호와 등록된 상호가 다르다. 고령을 알리는 관광책자에도 추천 음식점으로 올라가 있다. 주 메뉴는 인삼도토리수제비.


메뉴판엔 최근에 고친지 얼마 안되 보이는 요금표가 나와 있다. 주로 찾는 메뉴는 인삼콩나물해장국과 인삼도토리수제비라고 한다. 가격 6천원으로 일반 음식점치고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물론 유명 관광지의 음식점 가격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인터넷이 뒤져봤을 때 작년(2009년) 초엔 해장국과 수제비 가격이 모두 5천원이었는데, 작년 가을부터 다녀온 분들이 알려준 가격은 6천원으로 되어 있었다.

출출하던 시간에 방문해서 식사를 시키기 전에 벌겋게 강조해놓은 '꿩'자에 관심을 두고 꿩만두를 시켜보았다. 잠시 시장끼를 달래보려고 시킨 것이었지만 6천원짜리 만두는 실망스러웠다.


꿩고기가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7개의 만두는 여느 만두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맛이었다. '꿩'자에 너무 신경을 두었던 탓일까? 배고픔에 금방 비우긴 했지만 특이한 맛은 없었다. 한 3, 4천원 수준으로 받았으면 만족했을 것 같다.



반찬은 단촐하다. 맛집이 원래 주메뉴가 맛있을 뿐 반찬에는 신경쓰지 않는 집들이 많다고들 하는데, 딱 그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치와 오이 장아찌, 깻잎, 풋고추가 전부다. 밥이라도 한공기 있으면 한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양이다.

날계란과 양념장은 주문된 음식때문에 같이 나온 것이었다. 날계란은 해장국용이며, 양념장은 얼큰하게 해서 먹을 손님을 위한 것이다.


유명하다고 알려진 인삼 콩나물 해장국이다. 뜨거운 열기가 계속 느껴지는 탕그릇에 여전히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물이 말갛게 보인다. 한우등뼈를 고아서 만든 육수라고 한다.

경상도 지방 대부분의 탕에서 볼 수 있는 굵게 썰은 대파는 여기서도 어김없이 볼 수 있다. 콩나물이 보이고, 길게 찢어 얹은 소고기 그리고 한웅큼의 새우젓 무리가 보이고 그 위에 들깨가루를 얹었다.

음식을 가져온 종업원이 아무말 없이 아까 가져다 놓은 날계란을 깨서 해장국에 넣는다. 행여나 계란을 푸는 것을 싫어하는 손님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물어보고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음식 제목에 붙어있던 '인삼'은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국물맛은 진한 인삼향과 소고기 맛이 난다. 인삼향을 싫어한다면 아예 주문하지도 않았겠지만, 알고 있었으니 진한 인삼향은 마음에 든다.

인삼뿐만 아니라, 대추, 은행 등이 들어 있었고, 마늘도 굵게 썰어져 있었다. 해장국이 아니라 거의 보양식 탕의 일종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콩나물이 생뚱맞게 보인다.

어떤 분은 길고 얇게 자른 고기 고명을 꿩으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던데, 분명 저 고기는 소고기다. 맛이 구수하고 쫄깃하여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소고기 맞다고 한다. 아마도 메뉴의 꿩만두와 꿩수제비에서 연상되어 꿩이라고 생각했던 분이 있었을 것이다.

근데 원래 해장국에 새우젓이 들어가는 것인가? 새우젓은 돼지고기수육 같이 소화가 잘 안되는 고기류에 소화촉진을 위해 들어가는 식재료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덕분에 국물은 짜다. 싱거운 것을 좋아하신다면 미리 주문할 때 말씀 하셔야 한다. 짜게 먹는 것에 익숙해진 내게도 국물은 분명히 짜게 느껴졌다.


수제비국 아닌 해장국에도 도토리 수제비가 들어 있다. 결국 두 음식의 차이점은 콩나물과 날계란 차이밖에 없는 것 같다. 도토리 수제비여서 갈색이다. 쫄깃쫄깃한 것이 맛있다. 수제비는 도토리에 감자, 찹쌀, 쌀가루를 버무려 반죽해서 맛이 좀 남다르다고.

전반적으로 국물이 시원하다는 점에서는 어떤 다른 재료가 들어가더라도 평가는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국물이 짜다는 점은 분명 감점이다. 요즘같이 웰빙을 추구하는 시절에는 음식의 짠 맛은 손님이 결정할 수 있도록 양념을 따로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원래 국수집이어서 그런지 우리같이 외지에서 찾아온 손님 말고는 국수를 시켜서 드시는 것 같았다. 칼국수 한그릇에 5천원이면 참으로 비싸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재료의 정성과 효능이 그대로라면 비싸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음식 자체의 특이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인삼이 들어간 콩나물 해장국이라는 점은 독특한 메뉴로서는 인정하지만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국물 하나는 괜찮게 느껴진다.

고령 IC를 통해 근처 쌍림면 개실마을로 가는 사람이라면 대원식당을 지나게 된다. 쌍림면에 들어가는 초입에 있다. 바로 옆에 중학교가 있다. 다른 음식점들이 함께 모여있는 곳이 아니어서 찾기는 아주 쉽다.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큰 방도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뽑는 자판기 커피는 진하고 달다. 딱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맛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주소 : 경북 고령군 쌍림면 귀원리 1-4번지 (쌍림중학교 옆)
연락처 : 054-955-1500, 955-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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