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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통령 오바마도 하고, 피겨 스케이팅 요정 김연아도 하고, 굴지의 대기업 회장님도 하는, 그렇게 유명인들은 Twitter에 하나 둘씩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들은 유명인이 남긴 Tweet을 보고 기사를 만들고, Twitter에서 발생하는 이슈는 곧 인터넷 여론이라는 형태로 보도되기도 한다.

'Social Network은 바로 이런 것이다'라며 놀라워 하면서, 저마다 Twitter의 가능성에 대해 칭송하고 있다. 기업들은 Twtter에 둥지를 틀고 소비자와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자사의 상품선전도 열심히 한다.

following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권한으로 누구에게나 말을 걸 수 있고, 듣고 싶은 누구의 말이라도 들을 수 있는 공간. 듣기 싫으면 귀막으면 되는 곳. Twitter를 광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확한 것이다. 거리의 한계도 없고, 일면식이 없어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공감할 수 있는 내가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렇게 보면 Twitter는 상당히 매력적인데 정치인들에게 Twitter는 어떤 모습일까? 먼 나라 미국에서는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Twitter의 도움으로 누르고 당선되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오늘의 미국대통령을 만든 것도 결국 Twitter같은 온라인과 Social Network Service였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신천지 같아 보일 것이다.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함께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의 가능성과 이에 대한 언급으로 Twitter를 모르면 뒤쳐진 사람인양 비쳐지기도 한다. 앞서가는 정치인, 대중에게 다가가는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Twitter는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대상이다.

정치인들은 이미 Twitter 이전에도 온라인 넷심잡기에 늘 관심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싸이월드 같은 미니홈피 등 그 시대 인기 있었던 미디어와 홍보 방법을 대부분 그대로 따라 갔다. 그리고 요즘엔 Twitter가 대세가 되었다.

Twitter는 기존의 홈페이지, 블로그, 미니홈피와 차이나는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보좌진이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안하는 것이 낫다. 이런 점에서 기존 서비스들과 달리 Twitter는 정치인 본인의 노력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Twitter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다. 서비스 자체가 평등하다보니 국회의장도, 대학생도, 운동선수도, 회사 CEO, 부장님도 사원도 동등하다.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Tweet ID만 있을 뿐이다. 정치인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하는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다. 인지도는 곧 자신의 존재이유이며, 나아가서는 유권자들의 표로 직결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정치적 업적보다는 인지도가 당락의 기준이 되다시피하기에 인지도를 위해서라면 마다하는 일이 없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최근 트윗


작년 10월 마지막 Tweet을 남겼다가 근 4개월만인 지난 토요일 다시 Tweet을 남긴 김형오 국회의장(@hyongo)은 자칭 (정치인) 트윗선구자다. Twitter는 그에게 딱딱한 정치인 이미지를 약간은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의장은 작년 가을 미디어법 직권상정과 관련된 국회 일정이 진행되던 시기에는 Twitter에 글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당시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된 비난이 직접적으로 김의장쪽으로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부담감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다시 Twitter에 관심 가지겠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민심의 일부를 Twitter를 통해 찾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Twitter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계속해서 알려지면서 정치인들이 트윗광장에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엔 모정당 사무총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 전원에게 Twitter 가입과 사용을 의무화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Twitter는 현재 여당보다는 야당쪽에서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쌍권총(블랙베리, 아이폰)으로 무장한 대표적인 야당쪽 Tweeter는 노회찬 대표(@hcroh)다.

거의 중독수준의 Tweeter인 노회찬 대표 트윗


그는 활발한 Twitter 활동으로 유명하다. iPhone이 도입되기 전에 BlackBerry를 사용하고 있었고, iPhone이 도입되자 구입하여 두 대의 스마트폰으로 업무도 보고 Twitter를 함께 하고 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언급(mention)된 Tweet에 적극적으로 답을 해주는 인기인이다.

그 외에도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Twitter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본인들의 성향이 그대로 잘 드러나고 있다. 정책을 설명하는 공간으로, 여론을 수렴하는 공간으로, 또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함께 풀어가는 방법으로 Twitter를 이용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Tweeter들과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일부는 토론도 하는 모습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Twitter 이전엔 국민과 국회의원 또는 정치인의 높은 벽(대부분 보좌관들이 상대)으로 막혀 있었지만, 이제는 정치인과 1대 1로 대화하고 그들과 직접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Twitter 같은 서비스가 불편한 정치인들이 더 많을 것이다. 직접 대화하는 것이 꺼려지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Twitter를 하는 사용자들이 유권자를 대신하거나 대표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대할 자신이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Twitter를 사용하는 인구가 우리 국민(유권자) 중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미미하지만, 어쨋거나 Twitter를 통해 재잘거리고 있는 사람들도 엄연하게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론수렴 창구로서 비교적 투명한 편이어서 각종 언론의 이슈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공간을 정치인들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최근 지방선거와 관련되어 사전선거 운동과 관련된 Twitter글의 제한 움직임은 유권자들인 Tweeter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제한에 대한 보편적인 타당성 검토를 떠나, 선거에 대한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선관위가 Twitter도 감시의 대상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Twitter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들도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뽑아 본, 정치인 Tweeter들이 참고했으면 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절대 본인이 직접 관리해야 하며, 정직해야 한다.

보좌관이나 시켜 이미지 메이킹 할 요량이라면 절대 Twitter를 안하는 것이 낫다. 어설프게 동료 정치인이 한다고 따라해서 안될 것이 대리 Tweet이다. 지나다 보면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자신이 아닌 대리인의 Tweet은 결국 유권자를 속이는 비겁한 행동이다.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거짓말을 Twitter를 통해 남기지 않길 바란다. 결국 그의 Tweet은 기록으로 남게되고 널리 후손에게도 전해질 것이다. 한순간 거짓말쟁이 정치인의 오명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을 따르는 follower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유권자들의 생각과 말을 들으려 노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즉, 자신이 다른 이들을 following 하는데 인색하면 안된다.

정치인이 광장에 나가면 마이크 잡고 연설을 할 생각보다는 국민들의 소리에 더욱 귀기울이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실 그런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고 다수의 동료 Tweeter들이 원한다.

정치인에게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큼 자신과 국민을 위해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다른 Tweeter들과 어울려야 한다.

최근에는 유명인들이 Twitter에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유명인들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이 빠르게 나누어지고 있다. 그 구분의 척도는 바로 다른 Tweeter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

말없이 묵묵하게 자신만을 따르는 팬일 것이라고 follower들을 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유명인의 한마디 Tweet이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follower들이 신(유명인)을 믿는 신도가 아닌 이상 항상 그 말을 복음으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명인에는 정치인도 포함된다. 

어울리고 대화할 줄 모르는 스타는 Twitter에서는 외면 받는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다른 Tweeter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외면 받는다. 그때 follower는 숫자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화하려는 자세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행동이 보이지 않는 글로도 얼마든 신뢰를 줄 수 있다.

정치인 자신의 한마디 한마디에 누군가는 새겨서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기응변으로 대답한 것도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고, 나중에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Twitter는 기록이다. 비록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제공하지만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잘 다듬고 진심으로 Tweet 해야 한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예 편안하게 정치와는 무관하게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공과 사는 분명 구분해야 한다.

도구와 수단으로서 Twitter를 잘 활용하길...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치인은 국민과 함께 하고 그들과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Twitter는 그런 도구로서 아주 훌륭하다.

오차가 존재하더라도 여론 수렴 수단으로서 Twitter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국민들이 무엇을 염려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세상을 바라는지 읽을 수 있는 청진기로서 Twitter를 이용하길 바란다.

주제넘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훈수를 두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하나의 서비스를 두고 다른 꿈을 꾸는 몇몇 정치인들이 보여서 적어 보았다. 잘 활용하면 득이되겠지만 잘못 이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Twitter다.

광장은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거기엔 마이크도 없고 특혜를 주지도 않는다.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귀담아 듣고 싶은 사람 주변엔 사람이 모이고, 그들의 말은 서로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된다. 반대로, 가식적이고 신뢰가 가지 않은 언행을 하는 사람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는 곳이 Twitt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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