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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x는 1969년 AT&T 산하의 Bell Labs(벨 연구소)에서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OS)다. 현재는 다양한 버전으로 분화되어 다양한 기기와 여러곳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상용 Unix 외에도 Linux 같은 오픈소스 계열의 OS에도 Unix의 소스코드가 들어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분기되어 시장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Unix OS로는 Sun Microsystems의 Solaris, IBM의 AIX, HP의 HP-UX 등이 있다. 이들은 비교적 정통 Unix에 가깝지만 서로 조금씩 다르다.

그 외에도 Unix와 유사한 운영체제의 대표는 Linux이며, BSD 역시 비슷하다. Apple의 Max OS X 역시 운영체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커널의 기초는 Unix에서 출발한 운영체제다.

사실상 MS의 Windows를 제외하고(Windows 역시 Unix에서 따온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현존하는 OS는 Unix와 관련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Unix에 대한 소유권은 1993년까지 AT&T가 가지고 있었다. 그 사이에 다양한 유사 Unix 운영체제들이 나왔고, 오픈 소스와 상용 버전의 형태로 나뉘어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통 유닉스는 UNIX System V 계열을 말한다. System V 계열의 대표적인 Unix가 바로 Solaris, AIX, HP-UX다. 여러 Unix들이 존재했지만 그래도 UNIX에 대한 소유권은 여전히 AT&T가 가지고 있었다. 모두 AT&T의 Unix 라이선스를 통해 운영체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1993년 NetWare를 가지고 있던 Novell이 AT&T로부터 UNIX의 소유권을 넘겨 받게 된다. Novell은 당시 MS의 Windows NT에 맞서기 위해 UNIX의 판권을 사들이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운영체제가 바로 Novell UnixWare(X86 프로세서용)다. 그러나 UnixWare는 시장에서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1995년 Novell은 SCO (Santa Cruz Operation Inc.)에 UnixWare와 Open Server(UnixWare의 다음 버전)를 포함한 Unix 라이선스 관리권과 지원권한을 넘기게 된다. 여기에 추가하여 System V의 소스코드도 넘겼다. 나중에 Novell과 SCO의 Unix의 소유권 논쟁이 시작된 부분이 여기다.  

2000년 SCO의 Unix 사업부문이 Caldera Systems(1994년 설립)에 모두 넘어가게 된다. 그 뒤 SCO는 인수한 회사명을 따서 Tarantella라는 사명으로 바뀌었고, Caldera는 나중에 SCO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꾸었다가 최종적으로 The SCO Group으로 또 다시 사명을 바꾼다. (SCO의 상표권도 The SCO Group으로 넘어갔다)

Caldera는 한때 Linux 배포판을 만들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SuSE Linux와 Turbolinux, Conectiva와 함께 United Linux를 개발하여 배포하는 사업도 진행했었다.

그러나 그해 말 CEO가 바뀌면서 사명이 The SCO Group으로 바뀌고 갑자기 Linux 진영에 대해 Unix 저작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Open Source와 Linux에 대해 지원하던 IBM을 상대로 30억 달러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누가봐도 재정적으로 열악한 소규모 Linux 업체들을 두고 IBM에 소송을 걸었다면 목적은 돈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IBM 역시 8월에 SCO를 맞고소하게 된다.

또한 SCO는 Red Hat을 제외한 리눅스 배포판을 개발하는 업체에 저작권 침해 경고를 보냈고, 경고를 받지 않은 리눅스 배포판의 대표 브랜드이자 기업인 Red Hat도 IBM에 이어 SCO를 제소하게 된다.

한편 SCO는 같은 Unix 계열과 Linux 진영에 라이선스를 둘러싼 갈등을 일으키던 중에 뜻밖의 우군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Microsoft(MS)였다. MS는 SCO가 IBM에 소송을 건 뒤에 바로 SCO에 Unix 소스코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했다. 같은 해에 Sun Microsystems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SCO에 돈을 지불했다.

알려지지 않은 금액이지만, MS와 SUN이 지불한 돈은 재정적으로 불안했던 SCO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MS는 경쟁 OS인 Linux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SCO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SCO가 IBM을 고소한 직후 Novell은, 자신들은 Unix에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SCO에 넘긴 것은 아니며, 여전히 Unix 라이선스는 Novell이 가지고 있다고 발표한다.


이에 SCO는 Novell도 법원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일명 '권리 비훼(Slander of Title, 일종의 명예훼손)' 소송으로 불리는 소를 제기했다. Unix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SCO가 넘겨받았는데, 이를 부정하여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Novell은 SCO와 맺은 APA(Asset Purchase Agreement)는 자산에 대한 매각 의사만을 밝힌 것으로 Unix의 권리마저 넘기겠다는 뜻은 없다고 반박했다. 계약서의 어디에서도 Unix의 지적재산권을 넘기겠다는 조항은 없다는 것이 Novell의 주장이었다. 또한 SCO가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로 발생한 손해를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2005년 7월 Novell은 SCO를 상대로 권리 비훼에 대한 맞소송과 함께, 계약 위반, 로열티 미지불, 회계 결산 위반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손해배상청구를 통하여 SCO의 자산을 동결해 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SCO가 MS와 SUN으로부터 받은 로열티 금액에 대한 Novell로의 반환도 함께 요청했다. 

SCO는 소송 내용을 계속 수정하면서 Novell과의 소송을 계속 이어나갔다. 2006년 4월에는 Novell에 인수된 SuSE로부터도 United Linux와 관련된 계약 미이행건으로 소송을 당하여 사면초가에 이르게 된다.

결국 2007년 8월 10일, 법원은 마지막으로 SCO와 Novell의 최후 변론을 듣고는 선고를 내렸다. UNIX는 Novell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며, UnixWare 역시 Novell의 소유라고 판결을 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IBM 소송건도 함께 기각되었다.

판결이 난후 9월 14일 SCO는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다. 소송 진행중 매출이 크게 줄어 더이상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월 10일 판결로 SCO는 Novell에 배상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고 이렇게 되면 회사는 파산하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파산보호가 받아들여졌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바로 SCO는 Unix 관련 사업을 UNISYS에 매각한다.

이렇게 끝날 것 같던 SCO와 Novell의 소송은 파산을 면한 SCO가 2009년 8월 다시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면서 계속 이어졌다. 항소법원은 2007년 Utah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SCO의 주장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2010년 3월 4일, Novell은 소송을 연방법원으로 옮겨 법원의 판단을 맡겼고, 결국 미국 현지시각 3월 30일 연방법원은 Unix의 소유권은 Novell에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약 7년간의 Unix 소유권에 대한 분쟁은 크게 정리될 전망이지만, 일부 남은 Unix 소유권과 권리 부분의 판결이 남아 있다고 Wall Street Journal은 전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번 연방법원의 판결은 Novell의 승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Unix 소유권 분쟁이 Novell의 승리로 끝날 경우 안도의 숨을 쉬는 쪽은 역시 Linux 진영이다. Novell이 Linux에 대해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송이 끝나고 Unix에 대한 소유권이 명확해진 상황이 된다면 Novell이 업체들을 상대로 Unix OS에 대한 라이선스 문제를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Unix OS 제조사나 Linux 진영이 계속 밝은 미소만을 지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소송의 과정은 Wikipedia와 외신 뉴스를 참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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