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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Apple은 지난 7일 월요일 iPhone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Developer Terms(개발자 약관)를 갱신했는데, 핵심 내용은 AdMob 같은 일부 외부 광고 솔루션 사용을 막는 것이었다.

'광고가 본업인 독립사업자만이 사용자의 (광고를 위한)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Google과 Microsoft같은 기업들은 iPhone에서 직접 광고사업을 할 수 없다라는 것을 명시하는 것이다.

Apple 자신이 iAd라는 광고 솔루션과 서비스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이미 다른 경쟁 광고 솔루션의 퇴출은 예견되었다. 새삼스럽게 AdMob 퇴출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발표 자체가 전격적이고 AdMob이 제일 먼저 타깃이 되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iAd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며 현재 앱 개발자 사이트에는 iAd 적용에 대한 프로세스가 포함되어 있다. iAd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더 나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Steve Jobs가 WWDC에서 iPhone 4를 발표하면서 iAd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던 것 역시 개발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iAd의 성공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AdMob의 견제는 그 무엇보다 우선이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AdMob에 대한 견제는 Google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를 말하는 것이다. Google Voice Mobile App 승인거부 이후 계속되는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GVM의 경우 규제당국의 조사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여전히 GVM App은 iPhone에서 사용할 수 없다.

Apple의 iOS (iPhone OS) 생태계가 커지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붐 뿐만 아니라 모바일 광고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Apple이 이 시장을 다시 깨운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들의 생태계라고 해서 경쟁자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GVM의 승인문제나 이번 AdMob의 퇴출문제, 각종 App의 승인과정에서 벌어지는 이해관계 상충 조정 등은 모두 Apple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다. 외부 기관이나 개발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혹자는 이런 부분이 정당하다고 이야기 한다. Apple이 만든 것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Apple이라는 기업이 만든 자체 생태계라는 점에서 어쩌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그 이후다. 지금처럼 Apple이 자사에 직접적인 경쟁자를 제거하는 형태의 정책을 계속 취한다면 분명 개발자 혹은 개발사로부터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앞으로 개발자들은 Apple이 뛰어들지 않는 영역으로만 개발해야 하며, 어떤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Apple의 이익에 반하면 그 생태계에서 살아날 수 없게 된다.

폐쇄적인 사업모델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Apple은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일뿐이지,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방식이 폐쇄적이냐 아니냐는 그 기업이 선택할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많은 개발자들이 Apple의 비즈니스 방식을 경험하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게 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점은 Apple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Apple이 하는대로 따라가서 돈을 벌 수도 있지만, Apple과 경쟁하게 되면 퇴출이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게 된다. Apple이 어떤 영역에 진입할지 모르고, 또 어떤 식으로 경쟁자를 제거할지 모른다면 불안한 동거가 계속되는 것이어서 결코 Apple에게도 도움되지 못한다.

모바일 광고와 관련된 이번 Apple의 개발자 약관의 변경과 관련하여 미국 FTC와 법원이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Financial Times의 목요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직 공식적인 조사발표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문제를 반독점의 차원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얼마전 Google의 AdMob 인수승인도 FTC가 담당했는데, 이번엔 Google에 인수된 AdMob과 인수를 시도했던 Apple이 모바일 광고 독점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Steve Jobs는 얼마전 Google과의 경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는데, 그가 이야기 했던 논리는 간단했다. 서로의 영역에 뛰어들면 경쟁할 수 밖에 없다라고 했다. Google이 모바일 분야로 뛰어들어 어쩔 수 없이 경쟁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Apple은 검색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Google의 사업영역에 뛰어들지 않았음을 강조했지만, 사실 Google 비즈니스의 핵심은 검색이 아니라 광고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검색은 광고 비즈니스를 위한 하나의 도구이며 Google의 특기일 뿐이다.

Steve Jobs의 이런 논리 이면에는 경쟁일 경우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과 함께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다분히 Jobs 자신의 감정적인 부분들이 작용할 수 밖에 없고 Apple은 실제 그렇게 움직이는 것 같다.

AdMob에 대한 인수의지가 높았던 Steve Jobs는 결과적으로 더 높은 인수가를 제안한 Google로의 인수가 못마땅했음은 분명하다. 그런 기업이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Adobe와의 Flash 문제도 이런 선상에서 생각해 본다면 Steve Jobs의 의지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었다. 자신들에 의해 성장했던 Adobe가 등을 돌렸을 때는 철저하게 응징한다는 또 다른 의지의 표명이 바로 Flash 거부였던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Apple이 이런 결정을 내려 당장 손해를 볼 것은 없어 보인다. 어쩌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일의 면면 하나 하나는 모두 개발자와 개발사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각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은 늘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물론 개발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경쟁은 기회의 다른 말이다. Apple의 광고와 관련한 이런 류의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발자에게 기회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참고 포스팅 : 2010/02/08 - App Store 등록정책에 나타나는 Apple의 독선과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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