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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 미국 펜실바니아의 Lower Merion School District(LMSD, 로어 메리온 지역 교육청)산하 Harriton(해리튼)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스파이캠 논란이 당사자간의 합의로 종결되었다.

2010/02/19 - 학교가 나눠준 노트북 웹캠은 스파이캠이었다
2010/04/18 - 보안과 사생활 침해의 충돌, 미국 해리튼 고등학교 스파이캠 논란
2010/08/18 - 해리튼 고등학교 스파이 웹캠 논란, 범죄혐의는 없었다고 발표

교육용으로 나눠준 노트북 웹캠을 통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던 이 사건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인 보안과 사용자의 사생활 침해라는 이슈로 한동안 뜨거운 논쟁이 붙었던 사건이다.

사건 발생 10개월만에 피해 학생과 교육청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고, 소송은 원고의 소취하로 종결되었다. 앞으로 FBI의 수사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며 관계자들의 기소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소송을 담당하던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를 명령했고, 피고인 지역 교육청은 원고인 피해자 학생측과 합의에 이르렀다. 이 사실은 지난 월요일 LMSD에 의해 공개되었다.


학교측은 총 61만 달러(약 6억 8,410만원)의 소송합의금(공탁금)을 내기로 했다. 소송을 주도한 Blake Robbins측이 17만 5천 달러(약 1억 9천 6백 만원)을 받기로 했고, 나중에 추가로 소송에 합류한 Jalil Hassan이 1만 달러(약 1,100만원), Robbins를 대신하여 소송을 진행한 Mark Haltzman 변호사측은 42만 5천 달러(약 4억 7,660만원)의 수수료를 받게 되었다.

거액의 합의금을 통한 분쟁해결에 이르게 된 것은 교육청이 가입한 Graphic Arts Mutual Insurance사의 보험으로 가능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는데, 거액의 합의금 공탁도 Graphic Arts가 소송과 관련되어 약 12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합의금이 처음부터 원만하게 처리된 것은 아니었다. 소송이 벌어지자 교육청과 보험사 사이의 작은 분쟁도 있었다. 누가 이 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합의금을 내야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결국 법원의 중재에 따라 보험사가 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WebcamGate(웹캠게이트)라고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해 지역의 학부모 모두 원고의 편을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학교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를 이용하여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과 피해보상을 요구한 것은 과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소송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거액의 배상판결이 내려지면 결국 학부모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해당 지역이 부유층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소송과 관련이 없는 학부모에게까지 비용이 전가되는 상황을 그대로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소송을 통해 교육당국은 작은 실수로 거액의 비용을 날려버리게 되었다. 원고에게 돌아간 돈은 합의금의 30% 정도밖에 안되고, 나머지 돈은 모두 소송을 이끌었던 로펌으로 돌아갔다. 모두 학부모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소송 당사자 외엔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 사건은 미 상원의원까지 관심을 가지며, 사생활침해에 대한 입법활동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Arlen Specter(알렌 스펙터)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도청관련 법안의 수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노트북 도난방지를 위한 Theft Track이라는 기술이 학생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도구로 악용되면서 불거진 미국 LMSD 지역 교육청의 WebcamGate는 약 10개월만에 끝났지만 남은 과제는 여전히 많다.

편리를 위해 발전되어 온 여러가지 IT 기술, 특히 보안과 관련된 기술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노트북 웹캠의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지를 떠나, 편의와 보안을 위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요소는 없는지, 그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현대의 국가사회 기반에서 자유와 통제는 늘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과 달리 통제의 방식이 바뀌고 고도화 되면서, 마치 개인의 자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영역에서 개인이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는 통제를 당하고 있다.

LMSD 지역 교육청과 학생들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대입해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Big Brother(빅 브라더)에 대한 공포는 더이상 소설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 이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의 링크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Robbins_v._Lower_Merion_School_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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