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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11월 30일부터 iPad 매장판매에 들어갔다. 3G 모델뿐만 아니라 Wi-Fi 모델도 함께 판매에 들어갔는데, iPad를 기다리던 많은 고객들은 지난 11월 17일부터 KT의 사전 예약을 통해 제품을 기다려 왔다.

그리고 12월 1일 수요일부터는 애플 스토어(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당초 Wi-Fi 버전만을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iPad Wi-Fi + 3G 모델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애플 스토어에 올려진 iPad 가격


iPad Wi-Fi 버전은 16GB 모델이 64만원에 판매되며, iPad Wi-Fi + 3G 모델의 경우 79만원에 판매되어 Wi-Fi 버전에서 15만원만 추가하면 약정에 관계없이 구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KT iPad 예약가입자는 선택권이 줄었다

3G 모델의 경우 iPhone처럼 KT 독점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약정없는 3G 모델의 직접 판매는 상당히 의외의 결정으로 보여진다. KT의 경우 약정없는 3G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iPad 3G 모델은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micro SIM 카드만 꽂으면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KT의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코리아에 문의해본 결과 SKT 사용에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사용자도 있다고 트위터에는 올라오고 있다. 결국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는 iPad는 통신사 Lock(잠금장치)이 없는 Unlock 버전이라는 것이 된다.


이 말은 결국 KT가 Apple측과 협상할 때 iPad의 국내 독점공급권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경쟁사인 SKT가 iPhone 및 iPad 공급에 대해 A/S 문제 등을 들어 공식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발언이 있었지만, 어쨋거나 애플코리아를 통한 국내 판매분은 SKT를 통해 개통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구입한 iPad 3G 모델의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결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완전한 Global Unlock 모델인 것으로 보인다.

비단 해외를 언급할 필요없이 당장 KT 독점공급으로 알고 예약주문을 한 고객들은 선택권이 줄어든 결과를 맞게 되었다. 12월 1일부터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는 iPad의 경우 약정없이 SKT를 통해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조금과 요금할인 혜택이 없다는 점만 감수한다면 굳이 KT에 가입하여 약정요금에 묶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약정요금제가 아닌 일시불로 iPad를 구매하여 사용자가 선택한 요금제를 이용하려던 고객의 경우에도 KT가 아닌 대안이 생긴 셈이다.

만일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한 iPad 3G 모델을 SKT에 가입하려고 한다면 micro SIM만이 문제가 될뿐 SKT는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  micro SIM 역시 크기만 다를뿐 기존 SIM카드를 잘라 크기를 맞추면 사용이 가능하다.

Galaxy Tab을 독점공급하는 SKT 입장에서도 나서서 애플코리아 온라인 스토어 판매 iPad 3G 모델의 자사 3G 개통을 홍보할 수도 없다. 삼성전자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OPMD(T 데이터 쉐어링) 약관변경이 방통위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요금제에 대한 정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상 SKT는 iPad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에 서 있다.

제조사 및 소비자 중심의 이동통신 선택권 이슈

애플코리아의 iPad 3G Unlock 모델의 판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엇보다 보조금이나 요금혜택이 없는 대신, 통신사와 기간약정에 얽매이지 않는 단말기 출시라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소비자가 중심이 되어 이동통신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바로 얼마전 차세대 iPhone 5에 SIM카드가 내장될 것이라는 소문에 유럽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발끈해 하며 이를 강력히 비판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Apple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SIM 카드의 스마트폰 내장 판매는 통신사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이동통신사의 역할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SIM Lock이 걸리지 않은 Unlock 버전의 개인 통신 단말기 판매는 통신사 중심이 아닌 단말기 제조사 중심 혹은 이동통신 소비자 중심으로 힘의 이동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의 반발이 상당히 거센 상황이다.

Google은 자사 브랜드를 붙인 Android폰 Nexus One을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판매를 중단한 사례가 있다. 단말기 유통방식을 바꾸어 보려는 시도였지만 결국 이동통신사의 벽에 막힌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러나 Apple은 Google과는 다른 입장이다. Google과 달리 iPhone이라는 단일 모델의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인기가 아주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AT&T와의 독점 공급 계약으로 인해 제약이 있을 뿐 복수개의 통신사 공급은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초엔 Verizon Wireless 버전(CDMA 버전)의 iPhone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Apple은 iPhone에 비해 iPad가 데이터 전용 단말기로서 이동통신사의 반발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한 것 같다. 독점 공급이 아닌 통신사 선택권을 소비자가 가질 수 있게 하여, 일단 특정 국가나 통신사를 통해 유통을 시도해 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방식을 결정할 것 같다.

2010/10/15 - iPad Wi-Fi 버전, 28일부터 Verizon에서도 판매

지난 10월 미국은 iPhone 독점 공급사인 AT&T에는 3G 모델을 공급했지만, Verizon Wireless를 통해서는 iPad Wi-Fi 모델만 공급했다. 3G 모델을 공급하지 않아서 AT&T와의 독점 공급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iPad Wi-Fi + 3G 모델


그러나 오늘 애플코리아의 iPad 3G 모델의 공급은 이러한 예상을 깨는 결과나 다름없다. 비록 iPhone이 아닌 iPad였지만 Apple이 의도하는 바를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이동통신 단말기를 소비자와 제조사 중심으로 공급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통신사는 배제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T는 몰랐을까?

KT의 iPad 예약 가입 막바지에 애플코리아도 iPad를 판매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에 미묘한 갈등이 감지되었다. iPad가 애플코리아 대리점과 온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서도 판매된다는 것이었는데, KT의 예약판매자에 대한 보호 문제와 iPad 3G 모델에 대한 언급이 확실치 않았다. iPad 3G 모델의 경우 애플 공식 대리점에서 신청해야 한다는 정도의 안내에만 그쳤다.

만일 애플코리아가 Unlock 버전의 약정이 없는 3G 모델을 직접 판매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았더라면 KT의 iPad 사전 예약에는 차질이 벌어졌을 것이다. 제품 가격의 차이도 거의 없고(KT가 약간 싸다) 약정이 없으며 Unlock된 제품을 애플코리아를 통해 유통된다는 사실을 KT가 몰랐다면 어떤 측면에서는 분쟁의 소지까지 예상되는 일이다.

하지만 12월 1일 공개된 애플코리아의 온라인 스토어의 3G 모델 판매에 대해 KT가 공식적으로 반발을 했다거나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KT는 적어도 iPad 3G 모델 공급권이 독점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애플코리아의 iPad Wi-Fi + 3G 모델의 직접 판매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에는 상당히 큰 이슈거리로 보인다. 아직 공론화가 되지 않아 조용한 것 같은데 아마도 조만간 핫이슈로 떠오를 것 같다.

iPad Wi-Fi + 3G Unlock 모델의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공급은 소비자의 선택권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동통신사에게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어쩌면 이동통신 서비스 주도권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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