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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5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당시 한국전기통신공사(현재 KT의 전신)의 자회사로 출발한 한국이동통신(현재 SK텔레콤의 전신)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날로그 방식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 서비스를 시작한지 정확하게 10년 뒤엔 1994년 신세기통신의 등장으로 복수사업자 시대를 맞았다. 당시 한국이동통신은 민영화(SK텔레콤)되어 본격적인 이동통신 민영화 시대도 함께 열었다.

1996년 통신시장 경쟁체제를 목적으로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의 PCS 사업자를 선발, 기존 이동통신사들과 함께 경쟁시키며 5개의 이동통신 사업자 체제로 바뀌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동통신 가입자와 함께 5개 이동통신사들은 점점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결국 1999년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을 합병, 2001년 한국통신프리텔은 한솔PCS를, LG텔레콤은 독자 생존으로 매듭지으면서 다시 1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동통신 3사 체제로 굳어졌다.

다만 현재는 유선통신과 이동통신을 구분하지 않는 종합통신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07년 이동통신 가입자가 4천만을 넘었고, 올해 2010년에 5천만 가입자로 늘었다.

첫 서비스에서 약 10년 만에 복수 사업자 시대로 돌입했고, 다시 7년 후인 2001년 5개의 사업자가 3개의 사업자로 재편되면서 오늘까지 이어왔는데, 다시 1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제 4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제 4 이동통신 사업자의 등장 예고는 2009년말 부터였다. 정부가 방송 통신 실무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이동통신 요금의 인하를 위한 제 4 이동통신 사업자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초기엔 기존 통신사들의 통신 인프라를 임대하여 서비스하는 MVNO(가상이동통신사업자) 형태를 예상했으나, 기존 통신사의 인프라 임대 방식의 MVNO는 경쟁력이 많이 떨어질뿐더러, 주파수 재분배 관점에서도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독자 망 구축을 통한 신규 사업자 진출도 고려대상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이 부분은 Wibro 휴대인터넷 기술의 활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자금 없이 전국을 커버하는 독자 네트워크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MVNO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MVNO 방식은 온세텔레콤과 KCT(한국케이블텔레콤)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MI (Korea Mobile Internet)의 등장

2009년 말 MVNO 관련법이 국회 통과를 계기로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등장은 더욱 현실화되었고, 기존 중소 통신사업자들과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며 MVNO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MVNO를 통한 이동통신 서비스의 출현은 현실적으로 통신요금 인하에는 적합치 못하다는 의견들이 다수였다. 요금 인하의 주체가 인프라 재판매를 활성화할 경우, 결국 자신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통신사들이 나서서 MVNO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 또한 요금인하 목적과 함께 국책사업인 Wibro(Mobile WiMAX)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전국망 구축 기반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T와 KT가 와이브로 허가 조건에 따른 투자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정부는 와이브로에 대한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존 통신사들이 와이브로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차라리 제3의 사업자를 통해 Wibro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2.3GHz나 2.5GHz 대역을 대상으로 하는 음성통화 지원의 Wibro 사업자를 통해 제4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바로 이 시기에 나타난 것이 KMI(한국 모바일 인터넷) 컨소시엄이다. 기존 통신사들이 4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Wibro 보다는 LTE를 적극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KMI는 2GHz대의 주파수 재분배와 Wibro 기술을 이용하여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원의 조달이다. 가장 중요한 공공재인 주파수는 정부의 할당에 의존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전국적인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은 그야말로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기 때문이다. 투자재원 조달의 어려움은 이제까지 약 10년 가까이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나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KMI의 등장은 정부의 고민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 또 다시 시작된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체제의 구축으로 통신비 인하 유도와 Wibro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KMI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합으로 역할과 책임이 구분되어 있다. KMI가 구축하게 될 전국망은 KMI 주주사(MVNO 사업제휴사 연합)들이 MVNO 사업자로 나서게 되어 시작부터 고객을 확보하고 망을 구축하게 되는 형태가 된다.

6개 주요 사업제휴사 그룹은 말 그대로 KMI의 망을 이용하여 MVNO 사업을 실시하여 고객을 확보하는 비지니스를 하게 된다. 지분율을 모두 동일하게 9.41%를 보유하여 전체 지분의 56.46%로 실질적인 KMI의 공동 대주주 역할을 하게 된다.

전략적 제휴사 그룹에는 와이브로 기술과 장비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거대한 회원그룹을 가진 재향군인회가 포진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물출자를 하여 전국망 구축과 유지보수, 단말기 개발 및 공급,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공급 등을 맡게 된다. 그 외 단순히 자본 참여만 하는 재무적 투자자 그룹으로 구성되어 KMI는 비교적 분명한 역할과 책임이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KMI는 지난 12월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과 참여사 확대, 망 구축 방안 등의 보다 실질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정부의 사업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11월 초 사업자 신청에서 떨어진 상황이어서 재신청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난달 말 빠르게 재신청을 했다. 지적되었던 문제점들을 보완해서 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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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역할과 기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거의 똑같은 요금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르텔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에 대한 부분은 철저하게 보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료라는 개념은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으며, SMS를 비롯한 무선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원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초기 막대한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위한 비용이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에 대해 요금차원의 합리적인 보상이 없다.

또한 작년 말 iPhone의 국내 상륙 전까지는 무선 데이터 서비스 시장은 잠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가 아닌 통신사가 원하는 방식의 사업만을 시도해왔고, 데이터서비스 및 스마트폰 시장은 자의가 아닌 외국 단말기 제조사에 의해 열리게 되었다.

1년 사이에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스마트폰 700만대 시대가 열렸으며, 통신사의 매출 구조가 음성중심에서 데이터중심으로 이동할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제조사들 역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단말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음성중심의 서비스는 계속되고 있으며, 데이터서비스를 위한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다. 무제한 요금제의 등장에도 폭발적인 데이터 증가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OPMD의 확대나 mVoIP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망중립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시장의 흐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MI는 기존 통신사들과는 다른 방향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음성보다는 데이터 위주의 비즈니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결과로 소비자에게는 여러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우선 기존 이동통신보다 약 20%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예정이며, 망중립성을 지지하여 mVoIP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음성중심의 텔레콤과 달리 데이터중심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등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휴대폰은 더이상 음성통화만을 위한 기기가 아니며, 이동통신 역시 음성통화의 목적보다는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되었다.

무선 데이터서비스 중심의 기업이 우리나라에도 존재해야만 관련 산업의 부흥을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스마트 단말기의 제조와 활용 등 관련 분야의 다양성을 불러올 수 있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경험 자체도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면 Wibro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KMI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업자 승인이 나면, 2011년 10월까지 수도권 및 광역시를 포함한 82개 시 지역에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2012년 말까지 전국을 커버하는 네트워크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때는 IEEE 812.16m 방식의 표준 방식으로 150Mbps의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의 병목이나 수용량에 대한 부담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든다.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 넷북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들이 보급되고 있다. 이들은 예전과 달리 모두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기기들이다. 앞으로 이런 기기의 보급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KMI 같은 사업자의 등장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금의 통신 3사 외에도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무선 사업자의 경우 음성중심이 아닌 데이터중심의 사업자를 기대하고 있다. 음성이 데이터 서비스의 한종류로 편입되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경쟁이 필요하고, 데이터위주의 사업자도 필요한 시점이다. KMI는 이러한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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