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국은 짝수해마다 중간선거를 치른다. 올해 11월 첫째 화요일도 중간선거를 치렀다. 하원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 휴대폰을 이용하여 선거정보를 얻었거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미국인이 2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Pew Intnernet (Pew Research Center's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은 미국 중간선거 다음 날인 11월 3일부터 24일까지 18세 이상 미국인 남녀 2,257명을 대상으로 선거와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대상자의 82%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고, 휴대폰을 가진 사람의 71%[각주:1]는 단문문자서비스(SMS)를 사용하며, 39%는 무선 인터넷을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미국인들의 무선 인터넷 사용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사결과 18세에서 29세까지 젊은 유권자층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올라갈수록 모바일 기기와의 관계도는 떨어졌는데, 이는 휴대폰 사용 패턴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20대와 30,40대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졌고, 다양한 정보를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정치 혹은 선거 정보를 모바일로 접하는 경험이 많은 것이다.

전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관심이 조금 더 높았고, 백인과 히스패닉계 보다는 흑인들의 모바일 정치 관심도가 더 높았다. 또한 수입이 높을수록, 고학력자일수록 더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조사 대상자의 14%는 자신의 투표참여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통해 알렸고, 12%는 휴대폰을 통해 선거와 정치 뉴스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접하고 있으며, 10%는 선거와 관련된 정보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6%의 응답자는 선거 당일 투표소의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하는데, 투표자가 많은지, 줄을 섰는지, 투표장의 풍경 등을 소개했다고 한다. 아마도 Twitter나 Facebook같은 소셜네트워크 이용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4%의 응답자는 투표결과를 휴대폰으로 모니터링 했다고 답했으며, 3%는 선거와 관련된 사진 또는 동영상을 촬영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했다고 답했다. 1%의 응답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App을 다운로드 받고 업데이트 하였다고 하며, 1%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후원금 모금에 기부했다고 한다.

모바일과 스마트폰은 정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Pew Internet의 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정치(혹은 선거)와 모바일 서비스는 어느정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양국 모두 젊은 연령층에서의 무관심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 무관심의 원인은 정치의 직접 참여에 대한 방법상의 문제라는 점이 이번 조사를 통해서 나타났다.

TV나 신문 혹은 선거 홍보물 등을 통한 선거 정보, 공약 등의 전달은 한계가 있으며, 많은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휴대폰과 같은 개인적인 정보 단말기를 통한 정보나 뉴스 전달은 어느정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시시각각 벌어지는 선거관련 정보나 뉴스들이 미디어를 통해 개인에게 전달되고, SNS로 인해 정치와 선거에 대한 관심을 개인에서 그룹으로 확대시킬 수 있게 되어, 이슈 전달 채널로서의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되었다.

미국과 달리 국내는 모바일 서비스와 선거법에 대한 충돌이 있었다. 지난 6.2 지방선거 후에 선거독려나 투표보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SNS와 블로그 등의 뉴미디어를 통해 집단화되면서 선거법 저촉이라는 이슈를 낳았다. 법과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국민의 책임과 의무로서 선거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선거운동이나 투표 방법은 여전히 오래된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기으며 시대에 맞지않은 부분들이 많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와 SNS 같은 뉴미디어 채널에 대한 선거법의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New voters overwhelmingly voting for Obama.
New voters overwhelmingly voting for Obama. by Brian Daniel Eisenberg 저작자 표시비영리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바일 서비스는 법과 제도를 넘어 엄연히 하나의 정보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굳이 선거 외에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전파나 의견 공유, 정보 전달 채널로서 모바일 서비스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가오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미디어 서비스들의 출현은 선거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대에 맞게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와 다양한 뉴미디어 서비스 그리고 SNS는 정치 무관심 세대에게도 관심을 이끌어내는 힘을 가졌으며, 그 폭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모바일과 SNS에 대한 관심이 없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스마트폰 세대의 유권자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명심할 것이 있다. 모바일 서비스는 선거판도와 정치도 바꿀 수 있다.

참고 : http://pewinternet.org/Reports/2010/Mobile-Politics
  1. 2008년 조사 때는 29%였다.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