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전통산업에 분 변화의 바람은 거셌다. 특히 미디어 산업의 몰락은 인터넷이 몰고 온 거대한 변화였다. 신문과 잡지, 음반 산업은 없어지거나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커졌으며 다만 소비의 형태만 바뀌었다.

Universal Music Group(UMG), Sony Music Entertainment(SME), Warner Music Group(WMG), EMI Group은 세계 4대 음반사로 불리며 오랫동안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악을 만들어온 기업들이다.

20세기 문화산업의 축은 음악과 영화였다. 특히 세계 3위 음반사인 Warner Music은 영화사 Warner Bros. Pictures에 의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영화사 소속에서 Warner Bros. Records로 1958년 독자적인 음반회사로 분사했다.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음반사들은 황금기를 맞았다. 일반적으로 레코드판으로 불리는 LP(Long Playing)를 거쳐 카세트 테이프(Cassette Tape), CD에 이르기까지 음반사들은 큰 돈을 벌어왔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되며, 디지털 음악 포맷인 MP3가 나오면서 음반사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LP와 Tape, CD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까지만 해도 음반시장의 주도권은 음반사가 가지고 있었다. 주도권 행사의 비밀은 복제의 어려움과 음질의 차이를 만드는 아날로그기술에 있었다.

그러나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음원 MP3 기술의 등장은 음반의 LP, Tape, CD로의 판매를 위협하게 되었다. 디지털 음원은 인터넷을 만나면서 더욱 확산되었고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음반을 구입하지 않고 MP3 플레이어를 구입하여 공짜음악을 즐기게 되었다.

음반사들도 이런 시장 상황에 적극 개입했다. 무료 MP3 음악을 뿌리던 P2P 업체들을 재판정에 세우고, 불법 다운로드 받은 소비자들을 찾아내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로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음반사들도 더이상 디지털 음원에 대한 반대를 이끌어 낼 수 없었고 결국 합법적인 디지털 음원 판매를 늘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었다.

Tower Records 대신 Apple의 iTunes나 Amazon이 음반사들의 고객이 되었다. 그러나 예전보다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훨씬 낮아졌다. 앨범 전체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개별 음원 판매 방식이 주류가 되면서 음반사와 제작사, 가수들 모두 예전같은 수입을 올리기는 힘들어졌다.

아날로그 음반시장과 달리 디지털 음원 시장은 한 곡을 판매해도 이윤의 상당 부분을 서비스 기업이 가져가고, 예전에 비해 낮아진 곡당 단가, 음원 자체에 대한 판매주도권 행사가 어려짐에 따라 음악 산업의 주체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음악을 팔면서도 이익은 떨어지는 기형적인 현상을 맞게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음원 판매자들의 힘은 더욱 강해졌고, 음반사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이를 판매하는 영업점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듯 유통에서 힘을 잃은 음반사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지난 2월 세계 4위의 음반사이자, Beatles 음반의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는 영국의 EMI가 주채권사인 미국 Citigroup의 손으로 넘어갔다. 감당할 수 없는 금융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Citigroup이 일정 부분의 빚을 안고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3위 음반사 Warner Music Group도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억만장자 투자전문가인 Len Blavatnik(레오나드 블라바트니크)에게 매각되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Access Industries는 WMG를 부채를 포함하여 33억 달러에 WMG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WMG의 부채가 20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실 인수가는 13억 달러가 들어간 셈이다. WMG 인수전은 Access Industries뿐만 아니라 Sony Music Entertainment, BMG Music 등도 뛰어들었으나 지난 6개월 평균 주가에 34% 프리미엄을 제시한 Access에게 넘어갔다.

2004년 Time Warner에서 분사될 때 매각가가 26억 달러였는데 당시보다 사정이 나빠진 2011년에 33억 달러에 매각되었다는 것은 의외다. 최근들어 전통적인 음반제작사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Time Warner로부터 인수할 당시 인수 주체의 한 명이었던 캐나다 부호 사업가인 Edgar Bronfman Jr.(에드가 브론프만 2세)는 2004년 인수 당시부터 CEO로 재임하고 있는데, Access로 넘어간 후에도 CEO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MI에 이어 WMG도 새로운 주인을 만났지만 음반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MI도 WMG도 늘어난 부채가 그들의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는데, 디지털 음원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EMI 역시 어쩔 수 없이 주채권사인 Citigroup이 인수하긴 했지만 조직을 정비하여 다시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 같다. 뚜렷한 수익원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Citigroup이 음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음반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제작사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결국 음원이라는 콘텐츠의 유통 시장 지배권과 관련된 부분이다.

결국 상품을 만들어도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들이 음반 시장의 이익을 상당 부분 가져가고 있다.

WMG의 매각은 음반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음반제작사들이 힘들어진 이유는 스스로에게 있다. 디지털 시대에 대한 준비 부족과 저항이 결국 오늘의 상황을 만들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킬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nedthefamous.tistory.com BlogIcon nedthefamous 2011.05.08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가지 사실 관계가 잘못된 게 있어요. 음원 유통사가 음반사보다 많은돈을 가져가는 것은 한국 이야기고, 아마존과 아이튠즈는 7:3으로 나눕니다. 음반제작자및 실연자가 7이고 유통사는 3을 가져가는 구조죠. 음반사들이 망하는 건, 음반이 안팔리고 디지털 음원이 안팔리는 음반을 메꿔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 못해서 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금 특수한데 우리나라는 디지털 음원에서 아무도 돈을 벌고 있지 못합니다. 멜론, 벅스, 도시락, 얘네들이 돈을 많이 떼가는 것 같아 보여도 스트리밍 서버 유지하는데 비용이 너무 커서 실질적으로 수익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합니다. 그냥 음원 가격을 너무 덤핑해 버려서 아예 나눌 돈 자체가 별로 없는 셈인거죠.

    • Favicon of http://cusee.net BlogIcon 킬크 2011.05.09 0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국내와 달리 예를 든 글로벌 기업의 경우는 7:3의 배분 비율이 맞습니다. 지적에 대한 부분은 문구를 수정했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