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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서점 체인인 미국의 Barnes & Noble(반스 앤 노블)에 10억 달러의 인수 제의가 들어왔다. 작년 8월 매각 계획을 공개한 후 거의 10개월 만에 들어온 인수 제안이다. 제안사는 대형 미디어 그룹인 Liberty Media다.


Liberty Media 그룹은 한때 미국 최대의 케이블 TV 회사였던 TCI(Tele-Communications Inc)를 소유하고 있는 John C. Malone(존 말런)이 운영하고 있다. TCI에서 분사한 Liberty Media는 산하에 Liberty Capital, Liberty Starz, Liberty Interactive Group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 회사는 모두 NASDAQ에 상장되어 있다.

Barnes & Noble 뿐만 아니라 2위 서점 체인인 Borders Group(보더스)은 지난 2월 파산보호신청을 낼 정도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들 서점 체인들은 인터넷 상거래가 발전하고, 최근 들어서는 전자책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 몰린 대형 서점 체인의 파산과 매각 계획 발표는 더이상 현재의 책소비 흐름을 서점이 담당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Amazon과 같은 인터넷 서점의 등장과 Kindle 같은 전자책 리더기의 등장, 전자책 활성화 등은 서점에는 직격탄이 되었다.


그렇다면 Liberty Media는 왜 Barnes & Noble에 인수를 제안한 것일까? 현재 미국 내 700여 개를 넘은 체인점 운영은 적자를 내는 상황이고, 서점 체인은 희망이 없어 보이는 사업으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제안은 뜻밖이다.

전문가들은 Barnes & Noble의 전자책 리더기인 Nook의 가능성에 대해 Liberty Media가 투자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Nook는 Amazon의 Kindle에 이어 점유율 28%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자책 리더 기기다.

Barnes & Noble의 Nook Color


Liberty Media는 Nook를 이용하여 디지털 미디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 같다는 분석이다. Liberty Media의 장점은 콘텐츠에 있기 때문에 디바이스가 함께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Liberty Media는 유명 홈쇼핑 채널인 QVC의 대주주이며, 엔터테인먼트 TV 채널인 Starz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Nook를 이용하여 기존 전자책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방송 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미디어 기기와 디지털 콘텐츠의 결합 비즈니스가 되는 것이다.

Liberty Media의 Barnes & Noble 인수 제안가는 주당 17 달러 수준으로 14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주가에 주당 3 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었다. 금요일 인수 제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바로 18 달러대로 뛰어 올랐다.

전자책이 인쇄책에 비해 판매량이 역전된 원년인 2011년, 세계 최대의 서점 체인인 Barnes & Noble은 미디어 그룹으로의 인수가 유력해졌다. 아직 인수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여 개월 동안 인수 제안자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Liberty Media의 인수 제안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Barnes & Noble과 Borders Group 등 대형 서점 체인의 매각과 파산보호신청은 디지털 콘텐츠 유통의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자연스럽게 예고된 운명이었다. 음반사, 신문 잡지사와 함께 서점 체인 역시 디지털 콘텐츠 유통의 시대적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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