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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DSLR 카메라를 장만한지도 벌써 9개월이 훌쩍 넘었군요. 작년 11월에 생애 첫 DSLR 카메라로 Canon 60D라는 중급기를 구입했었습니다.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는 다른 결과물을 보여줘서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0/11/28 - 생애 첫 DSLR 카메라 구입

DSLR을 먼저 사용해보신 분들이 DSLR을 처음 구입하는 분들께 항상 조언해 주는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렌즈에 대한 부분입니다. DSLR의 장점으로 렌즈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렌즈선택은 DSLR 카메라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번들렌즈를 장착한 Canon 60D


가장 경제적으로 DSLR의 기본기를 익히려면 제조사의 번들렌즈가 좋습니다. Canon 60D의 경우 EF-S 18-55mm F3.5-5.6 IS 표준줌렌즈가 대표적입니다. 적당한 광각과 줌, 저렴한 가격은 DSLR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그러나 번들렌즈로 촬영하다보면 불편한 점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줌에 대한 욕심과 밝은 조리개값에 대한 동경입니다. 줌능력은 표준줌렌즈로도 크게 아쉽지 않지만, 소위 '밝은렌즈'에 대한 욕심은 자꾸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밝은렌즈는 셔터속도 확보에 유리하고, 셔터속도는 결국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촬영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인물사진을 주로 촬영하려면 비교적 저렴한 50mm F1.8 단렌즈 구입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anon 렌즈 기준으로 10만원 안밖이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DSLR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렌즈입니다. 다만 단렌즈는 줌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아서 늘 마운트해서 다니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입문자들은 표준줌 영역의 번들렌즈와 고정 조리개값의 단렌즈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사진을 좀 찍다보면 두 렌즈가 합쳐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밝으면서 광각도 표준줌도 지원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번들렌즈로 어느 정도 DSLR의 특성과 사용법을 익혔다고 생각될 때 중고급 렌즈구입을 고려해보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때 밝은렌즈의 표준줌렌즈군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Canon 크롭바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Canon의 고급렌즈군은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웬만한 렌즈들이 보급기 바디 가격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서 늘 고민하게 만듭니다.

Canon 17-55mm F2.8 고정 조리개값을 가진 렌즈는 가격이 100만원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보급기의 경우 바디 가격을 넘어서고 중급기의 경우도 바디 가격 턱밑까지 쫓는 높은 금액입니다.

가격의 부담으로 인해 그 다음으로 생각하게 되는 대안은 비슷한 스펙의 써드파티 제품입니다. 대표적인 제품은 Tamron 17-50mm 모델과 Sigma 17-50mm 모델입니다. 두 제품은 모두 6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으며 F2.8의 밝은 고정 조리개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가격도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내구성 등의 이유로 Tamron 제품을 권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저도 이번에 Tamron의 17-55mm VC(손떨림 보정모델)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번들 대신 처음 DSLR 구입시 동시에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TAMRON SP AF 17-55mm F/2.8 XR Di II VC

 

일단 카메라 렌즈 직경은 72mm로 상당히 큰 편입니다. 큰 렌즈 직경은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한 밝은렌즈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게도 570g으로 거의 고기 한근 수준입니다. 바디에 이렌즈를 장착하면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TAMRON SP AF 17-55mm F/2.8 XR Di II VC'라는 정식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기억해야할 것은 단 두가지. F2.8의 고정 조리개값을 가졌다는 것과 손떨림 보정기능(VC, Vibration Compensation)이 있다는 것 두가지입니다. VC는 Canon의 IS(Image Stabilizer)와 비슷한 기능입니다.

VC 기능이 없는 동일한 17-50mm 모델의 구형렌즈는 직경이 67mm이며 가격이 약 15만원 정도 더 쌉니다. 하지만 VC 기능과 신버전이라는 장점을 안고 현재 시장에서는 VC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Canon 렌즈와 달리 Tamron 렌즈에는 후드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일명 꽃무늬 렌즈후드가 구매시 같이 제공되고 사진에서처럼 앞으로 뿐만 아니라 뒤로도 장착이 가능하여 후드 보관과 경통보호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야외 촬영시 렌즈에 빛이 타고 들어오는 경우가 아닐 때 후드는 카메라를 더 크고 무겁게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이죠. 가방에 보관할 때도 유리합니다.

렌즈 본체를 위에서 보면 손떨림 보정이라는 뜻의 VC 마크와 렌즈 촛점거리 표시, 경통의 흘러내림을 방지하는 잠금버튼이 보입니다. 줌을 위해 경통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다보면 부드러워져 카메라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을 때는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에 잠금버튼을 만들어 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이어서 그런지 경통은 상당히 뻑뻑하여 흘러내릴 염려는 없어보입니다.


렌즈를 장착한 후 우측에서 본 모습입니다. 자동 촛점 모드와 수동 촛점 모드를 설정하는 버튼과 손떨림 보정을 On/Off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VC 기능은 셔터속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 기능을 발휘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VC를 끄고도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VC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 구입한 사람이라면 이 기능은 항상 On시켜 놓을 것입니다. 그런데, VC 기능을 켜놓으면 촛점을 잡거나 할 때 '펄럭펄럭'하는 소리가 거슬릴 수 있습니다. 또 '지~잉'하면서 촛점을 맞추는 모터소리도 들립니다. 그리고 촛점을 맞추는 시간도 번들렌즈에 비해 조금 더 걸린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어쩌다가는 촛점을 맞추는 중에 뷰파인더의 화면이 일시적으로 울렁거리는 현상도 보입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모두 정상적인 동작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렌즈를 구입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지적하는 렌즈 동작 소음은, 개인적인 편차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므로 이 소리가 거슬리는 분들은 미리 확인을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VC 기능을 Off하면 펄럭 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17mm와 50mm일 때 경통의 길이는 달라집니다. 그래도 바깥쪽 경통이 회전하지 않고 앞으로만 나오는 구조여서 후드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Tamron이 말하는 IF(Internal Focussing)를 채용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Tamron 렌즈를 장착하고 따로 출사를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집에서 사물과 인물 사진 등을 촬영하면서 렌즈에 대한 감을 익히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구입 당시엔 번들렌즈와의 차이점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사용해 보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나 F2.8의 고정 조리개값으로 인한 셔터속도 확보에 있었습니다. 웬만한 실내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발생하지 않을 수준의 셔터속도 확보가 가능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어두운 실내에서 촬영한 음식 사진


결과물이 밝게 나온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50mm F1.8 단렌즈의 밝기를 상상하면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어느 정도의 광각과 줌이 된다고 생각하면 Tamron 17-50 VC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예도(sharpness)도 번들렌즈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들이 있는데, 실제 촬영해 보면 결과물들이 조금 더 선명하게 나옵니다. 이런 차이점이 번들렌즈와 비싼 고정 조리개값의 렌즈를 구분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Tamron 17-50 VC의 제값은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어두운 곳에서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VC 기능까지 활용한다면 셔터속도 확보와 흔들림 없는 피사체 촬영은 분명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 될 것입니다.

 
초보 DSLR 유저이기에 뽐낼만한 사진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괜찮은 렌즈로의 교체로 결과물이 좋아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렌즈의 값어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결과물을 기대하며 자주 촬영해 봐야겠습니다. 아직까진 이 렌즈에 대해서 어느 정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TAMRON 렌즈의 국내총판인 썬포토에서 유통하는 제품의 경우 정품등록을 하면 보증기간이 15개월에서 24개월로 9개월이나 늘어납니다. 정품등록을 위해서는 제품 구매 영수증(카드전표 혹은 현금영수증)과 시리얼번호가 적힌 보증서를 촬영하여 등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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