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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ux 기반의 대표적인 두 개의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 프로젝트인 LiMo와 MeeGo가 통합 프로젝트로 거듭난다. 통합 프로젝트명은 Tizen(타이젠)이다.


Intel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MeeGo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Linux Foundation이 삼성전자와 일본의 NEC, Access, NTT Docomo, SK Telecom 등 제조사와 이통사 주도의 LiMo Foundation과 힘을 합쳐 공동 모바일 OS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http://www.tizen.org


Tizen 프로젝트는 Linux Foundation이 주도하기로 했고, 크로스 디바이스, 크로스 아키텍처 플랫폼으로 표준 웹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게 개발된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타블렛, 스마트 TV, 넷북은 물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기기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LiMo와 MeeGo 두 Linux 기반의 대표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장점을 결합시키고, HTML5의 표준 웹기반 기술을 기반으로 크로스 플랫폼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를 목적으로 하는 WAC(Wholesale Applications Community)를 근간으로 출발한다.

한마디로 'LiMo+MeeGo+WAC=Tizen'이라는 공식으로 단순화시킬 수 있다. Tizen의 첫 버전과 SDK는 내년 1분기 안에 공개할 것이며, 내년 중반에 Tizen을 탑재한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Android OS와 iOS 등 인기 모바일 OS의 점유율 확대와 이들의 오픈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Android Market과 App Store의 성공으로 나머지 모바일 OS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태다.

 


MeeGo의 경우 Intel과 Nokia가 각각 Moblin과 Maemo로 별도 개발하던 모바일 OS의 통합 프로젝트였는데, Nokia가 올해 2월 Microsoft의 Windows Phone 플랫폼을 자사 스마트폰 핵심 운영체제로 채택하면서 포지셔닝이 애매진 상황이었다.

Intel은 MeeGo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었으나 갑작스런 Nokia의 전략 변화로 고민이 깊어졌다. 자사의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용할 모바일 OS 개발을 꿈꾸었는데, Nokia의 변심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 되었다.


LiMo Foundation 역시 2007년 설립 이후로 큰 진전이 없었다. NEC, Panasonic, Access, NTT Docomo, 삼성전자, SK Telecom, Vodafone, Telefonica, Orange 등 글로벌 제조사와 이통사 중심의 컨소시움으로 출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9년말 한국리모진흥협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2009/11/13 - 한국리모진흥협회에 거는 기대

올해 2월 LiMo 4 버전을 내놓고 60여개 단말기에 탑재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여전히 Android 기반의 제품이나 iOS, Windows Mobile, webOS 등의 주요 모바일 OS 제품과는 경쟁이 되지 않는 수준의 성적을 올렸다. 

Android OS가 Google이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 주도로 개발된 오픈소스 모바일 OS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오픈소프 프로젝트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Google이 중심에 서서 주요 제조사들을 끌어들였고, 결국은 Apple iOS와 맞서는 수준으로 성공시켰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Android OS의 성공에서 주도하는 사업자의 의지와 실행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서 실행 능력이란 결국 제품으로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핵심이 되는 제조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Android OS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pple iOS의 독주와 이를 견제하려던 제조사들이 Google Android를 중심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HTC, Motorola 등이 Android OS를 통해 스마트폰 제조사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Android OS의 역할이 컸다.

문제는 Google이 주요 제조사인 Motorola를 인수하면서 약간의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공개된 오픈소스 기반이지만 Google이 다른 제조사 보다는 Motorola를 중심에 둘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은 특별한 대안이 없는 다른 제조사들에게는 상당히 심각하게 비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다OS라는 독자 오픈소스 모바일 OS를 개발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타제조사들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 확산에는 어려움이 많다. HTC는 Android 외에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Microsoft의 새로운 모바일 OS에 기대를 걸고 있기에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 외 나머지 제조사들은 대부분 대안이 없는 상태에 있다.

Tizen이 노리는 것은 단순하다. 제 2의 Android OS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엔 Google이 아니라 Intel과 삼성전자가 주축이 되어 공동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양대 Linux 기반 프로젝트를 하나로 뭉치고 장터는 WAC로 삼아 제조사와 이통사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복안이다.


Intel과 달리 삼성전자는 약간 미묘한 상황에 있다. Android OS 기반의 제품을 실질적으로 끌어가는 주도적인 제조사인 동시에 자사의 바다OS를 확산시켜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iMo를 이끄는 상황에서 Tizen에도 참여한다.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가는 수순이라고 밖에는 해석이 안된다.

Tizen이 Android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나 HTC, Motorola 같은 주도적인 제품 개발 제조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스마트폰과 타블렛 외에 스마트 TV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기까지 아우르려면 Intel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Intel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과연 여기에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Tizen 성공의 중요한 열쇠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Android 기기(스마트폰 타블렛 컴퓨터)의 일부 Microsoft 기술과 관련하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HTC는 이미 계약을 체결하여 라이선스료가 결정되었고,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Microsoft의 차기 모바일 OS를 채용한 제품 출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Google은 인수한 Motorola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Android OS에 대한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대세는 iOS와 Android OS의 대결 구도로 굳어졌기 때문에 Google로서는 아쉬운 것이 없다. 물론 대안이 없을 때까지는 그렇다.

삼성전자나 기타 Android 기반의 제품을 개발하는 제조사들이 Tizen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Google 견제라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Tizen이 Android OS와 같은 Linux 기반의 모바일 OS라는 점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WAC가 뒷받침된다는 점, 주요 글로벌 이통사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결코 무시하지 못할 존재가 될 것이다.

Tizen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HTML5와 일반적인 웹 표준을 따르겠다는 점에서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저항감을 없애고 주요 모바일 OS 외에 Tizen도 고려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도 포함하고 있다.

네이티브 코드에서 Tizen을 위한 API만 적용하면 동작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입장은 기존 Android나 iOS 개발자들을 향한 구애에 가깝다. HTML, Javascript, CSS 등의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포함하여 코어 OS에서부터 코어 애플리케이션, 각종 소프트웨어 스택, 유저 인터페이스까지 모두 공개해서 세확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다시 한번 세계 모바일 OS 시장 판도는 변화의 시기에 와있다. 현재는 Android OS와 iOS가 양분하고 있지만, 새롭게 바뀐 Windows Phone의 가세와 몰락하는 BlackBerry OS와 webOS, 여기에 새롭게 도전장을 낸 Tizen까지 앞으로의 전망이 더 흥미진진하다.

모바일 OS의 흥망성쇄는 곧 주도 기업의 성공과 좌절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의 새로운 판도 변화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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