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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위성항법시스템은 미국의 군사위성을 이용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다. 흔히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때 GPS 위성의 신호를 받아 위치를 해석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정부는 일부 군사용 목적을 제외한 위성 신호를 무료로 송출하고 있다. 덕분에 전세계 각지에서는 미국의 GPS 위성으로부터 수신받은 정보를 이용하여 다양한 장비에 활용하고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 최근에 발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는 GPS 수신기가 장착되어 있다. 비행기와 버스, 물류 트럭 등 다양한 운송수단에서도 GPS 활용은 필수적인 사항이 될 정도로 생활 깊숙히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GPS가 민간에 공개되기 전까지 미국은 GPS를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했다. 탄도 미사일 등 유도탄을 발사하여 정확한 타격지점으로 보내기 위해 GPS를 활용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1983년 항공기 내비게이션 에러로 대한항공 여객기 KAL 007편이 소련(현재 러시아) 사할린 항공에서 피격되면서 미국 레이건 정부는 GPS의 민간 사용을 위한 방안마련에 나서게 되었다. 그 결과로 1989년부터 1994년까지 별도 GPS용 위성을 24기나 띄워 올리게 되었다.

24기의 GPS 위성들은 미국정부의 통제하에 제한적으로 민간에 공개되어 활용되었다. 더 정밀한 좌표정보를 제공할 경우 안보의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GPS 시스템에 제한을 둔, 이른바 SA(Selective Availability)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2000년 5월 1일 클린턴 행정부는 GPS의 민간활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하여 SA 정책을 해제했다. 제한되었던 오차범위를 100미터에서 20미터로 더 정밀하게 조정하여 신호를 송출하게 되었다. 민간에서 실질적인 GPS 상용 시스템 활용이 확산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GPS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통제권은 미국이 쥐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 제3세계 국가들은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GPS는 생활 및 경제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국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경쟁하는 국가들은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에 나섰던 것이다. 특히 1991년 걸프전에서 GPS의 위력은 증명되었는데, 현대전에 있어서 GPS는 엄청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러시아로 GLONASS(글로나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시스템은 지난 달에 24번째 위성을 쏘아 올렸다. 이로서 러시아는 전세계에 독자적인 항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가 끝난 상태다.

그 외에도 중국과 일본 등도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외에 또 다른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바로 유럽연합(EU)인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Galileo(갈릴레오) 프로젝트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는 지동설로 유명한 이탈리아 천문학자이며 물리학자, 수학자의 이름이다. 그의 이름을 딴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2001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이 연합하여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합의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군사위성 시스템인 GPS가 만일의 사태에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사회, 경제, 군사적인 대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유럽지역의 안정적이고 정확한 항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실제로, 미국의 책임하에 운영되는 GPS는 전쟁이나 만일의 사태시 언제든 미국에 의해 통제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현재의 GPS가 오차의 범위가 크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한 항법시스템의 필요성이 함께 재기되었다.

처음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합의되었을 때 미국은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주파수 혼선과 이미 과밀하게 쏘아 올려진 위성의 안전문제 등을 거론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인 이유가 컸기 때문이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GPS가 아닌 독자 항법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미국의 입김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유럽연합 국가들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이 참여하면서 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2005년 참여를 선언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유럽연합과 유럽우주국은 2005년 12월에 첫 시험위성인 GIOVE-A(지오베-A)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개발비 분담이 계속 늘어나면서 상용화 일정도 2010년에서 그 뒤로 연기 되었다.

회원국들의 이견과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첫 시험위성 발사 후에 사업은 표류상태에 놓이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은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은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별도로 '북두'라는 항법시스템 구축에 나서게 된다.

2007년 11월에야 당초 개발 예산의 두 배가 훨씬 넘는 50억 유로 투입을 승인하면서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다시 활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서비스 가능 시기는 24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는 가정하에 2014년으로 미뤄졌다.

발사 준비 중인 위성과 소유즈 로켓 (출처 : 유럽 우주국)


총 30기로 예정된 위성의 첫 발사는 당초 2011년 10월 20일로 예정되었다가 하루 연기되어 지난주 금요일 10월 21일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 코우루 기지에서 발사되었다.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을 이용한 이번 발사에는 한번에 두 개의 위성이 적재되었다. IOV-1 PFM과 IOV-1 PFM FM2 라고 명명된 두 개의 위성이 쏘아올려졌다. 러시아는 이번 갈릴레오 위성 발사로 인해 다시 우주산업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유럽연합과 유럽 우주국은 첫 상업 위성의 성공적인 발사 후 빠른 시일 내에 또 다른 8기의 위성 발사 계획을 밝혔다. 총 30기의 위성은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서비스를 위한 위성의 준비가 끝난 러시아 GLONASS는 다음달부터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방침이어서 미국의 GPS와 함께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 인도 등은 전세계가 아닌 해당 지역의 위성항법시스템이어서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의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 전세계 위성항법시스템을 위한 위성의 최소 숫자가 24개인 이유는 지구가 6개의 지역으로 분할 가능하며, 한 섹터에서의 최소 위성 숫자가 4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4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시험용 및 예비용, 그리고 다른 특수 목적용 위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갈릴레오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14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정밀한 위치 정보와 건물이나 신호가 미약한 지역에서의 위치 정보 수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의 GPS 수신 외에 글로나스나 갈릴레오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수신칩이 달라져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위치정보 신호의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며, 정보의 규격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이들 신호를 선택적으로 수신할 수 있는 멀티 수신칩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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