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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에 인수된 Palm과 webOS 개발을 이끌던 Jon Rubinstein 전 Palm 회장이 HP를 떠났다. Apple의 iMac과 iPod 개발에 깊이 관여했으며, Palm의 부흥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꾀했던 그는 결국 자신의 개발품을 매각한 뒤 떠나게 되었다.

Jon Rubinstein 전 Palm 회장


공교롭게도 Jon Rubinstein의 첫 직장은 HP였다. 대학 졸업 후 HP의 워크스테이션 개발 업무를 인연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개발 분야에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1990년 NeXT에 합류하면서 Steve Jobs와 첫 인연을 맺게되었다. 당시 NeXT는 RISC칩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려고 했었으나, 나중에 하드웨어 개발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로 돌아서면서 그는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이후 Power House Systems이라는 워크스테이션 제조사에서 NeXT에서 개발된 기술들을 이용해서 서버 컴퓨터를 만들었다. 1996년 Motorola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다시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이때 Steve Jobs가 Apple로 복귀할 시점이었는데, Rubinstein을 Apple로 불러들였다.

Apple에 합류한 Rubinstein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직을 맡았고, Steve Jobs와 함께 Apple의 기술 로드맵과 제품 전략을 함께 수립했다. 이때 함께 한 이들과 함께 iMac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Apple이 제 2의 전성기를 시작한 제품을 Rubinstein이 맡았던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Apple이 컴퓨터 외의 새로운 하드웨어 디바이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줬던 iPod 개발도 Rubinstein이 맡게되면서 그의 영향력과 능력은 검증이 되었다. 현재의 Apple이 있기까지 Rubinstein의 기여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들 얘기하는 이유다.

2006년 3월말로 Apple을 퇴사한 그는 사모펀드 Elevation Partners에 합류하면서 Palm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한창 Palm이 흔들리고 있는 2007년 Elevation Partners의 창업자 Roger McNamee와 함께 투자와 자문을 통해 Palm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었고 Palm을 재건하는 임무를 맡았다.

Jon Rubinstein은 Palm 부흥의 핵심은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에 있다는 것을 주장하며 R&D팀을 꾸려 webOS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그때까지 Palm은 자체 개발한 Palm OS와 Microsoft의 Windows Mobile 등을 이용하여 단말기를 제조하고 있었으며, 경쟁사들에게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webOS가 Rubinstein의 주도하에 개발되면서 Apple의 iOS를 많이 벤치마크하게 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Apple에 몸담으며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은 사용하기 쉬운 UI와 콘텐트를 연결하는 생태계에 있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Palm 합류 2년만인 2009년 1월 webOS는 CES 2009를 통해 빛을 보게 된다.

2009/01/09 - Palm의 새로운 OS인 webOS 기반의 스마트폰 Pre 발표

Palm의 회생전략은 webOS를 탑재한 Palm Pre 스마트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전 Palm OS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이었다. 특히 Jon Rubinstein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Apple의 iOS가 승기를 잡았고, Google이 Android OS를 오픈소스화하여 협력사를 늘이고 있었다. 단순히 모바일 플랫폼 뿐만 아니라 기기의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도 스마트폰의 중요한 성공요소였는데 Palm은 자금과 인적자원면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약했다.

Pre와 Pixi 등의 주력 모델들은 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 그 사이 경쟁력을 갖춘 수 많은 Android폰들이 다양한 제조사를 통해 공급되면서 시장은 iPhone과 Android폰의 대결 구도로 굳어갔다. 이미 거함 Nokia는 이들의 희생양이 된 뒤였다.

2010/02/26 - 또 다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Palm
2010/04/29 - 스마트폰 전쟁에 뛰어드는 HP, Palm 인수 합의

Palm은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Palm이라는 기업 자체보다는 구체적으로 webOS와 그를 탑재한 단말기가 스마트폰 시장에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2010년 4월 HP에 인수된다. 독자 모바일 플랫폼 확보를 희망했던 HP는 현금 12억 달러에 Palm을 인수했다. 더 정확하게는 webOS라는 자산을 인수한 것이었다.


Palm이 HP에 인수된 후에도 굴곡은 계속되었다. 인수 때 CEO였던 Mark Hurd의 갑작스런 사임과 신임 CEO Leo Apotheker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중심의 정책 수립으로 webOS 앞에는 깊은 어둠이 깔렸다.

HP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webOS의 운명도 오락가락했다. HP의 PC 사업 철수 발언 및 번복과 내부적으로 webOS의 활용 등에 의문을 제시하면서 또 다른 시련을 맞게 된 것이다.

webOS를 HP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활용하겠다던 인수 당시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 사이 webOS를 개발했던 핵심 인력들은 Google 등 경쟁 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만 Jon Rubinstein은 인수 시 계약 조건으로 인해 HP를 떠나지 않았다.

2011/02/10 - 첫 webOS기반 타블렛은 TouchPad

HP가 Palm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내놓은 webOS 타블렛 TouchPad는 흥행에 실패했다. webOS의 자체 문제라기 보다는 iPad가 주도하는 타블렛 시장 상황에 의해 다른 경쟁 타블렛들과 함께 희생된 것이다. 결국 헐값에 재고처리를 하면서 webOS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HP 내부 분위기는 점점 더 나빠졌다.

2011/09/21 - webOS 개발 인력 감원으로 재매각 가능성 높아졌다

급기야 HP는 새로운 CEO 선임과 함께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webOS 부문을 대폭 정리하기에 이른다. 이미 그 전에 인력 감축과 기기 개발 중단 등의 굵직한 결정들이 내려진 상태였다.

2011/12/12 - HP webOS의 운명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HP는 최종적으로 webOS를 오픈소스화 할 것을 선언했고, 최근 개발 프레임워크인 Enyo 2.0을 공개[각주:1]했다. HP는 리눅스 커널도 수용하겠다고 밝혀 본격적으로 개발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webOS와 Enyo는 Apache 2.0 라이선스를 수용하고 있다.

Jon Rubinstein의 HP 퇴사는 webOS와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 직간접적으로 webOS의 전략에 대해 조언해 왔었기 때문에 HP를 떠난다는 것은 결국webOS로 부터의 완전한 이별이다.

이제 webOS는 Tizen, Symbian 등과 함께 오픈소스로서 경쟁을 시작했다.

* 퇴사와 함께한 AllThingsD와의 인터뷰 내용은 향후 webOS의 향방에 대해 조금이라도 예측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http://allthingsd.com/20120127/rubinstein-with-webos-transition-under-way-it-was-time-to-leave-hp/
  1. http://enyojs.co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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