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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를 언급하면 대명사처럼 연상되는 기업 Nokia는 이제 더이상 성장하는 핀란드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 생산의 상징이며 핀란드 경제의 핵심이었던 Nokia의 몰락은 이제 핀란드의 또 다른 고민이 되고 있다.

1890년대 목재를 기반으로 종이를 만들다가 다시 고무 제품을 생산하던 Nokia는 1983년 전자제품 생산을 위해 Salo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1989년 휴대폰을 생산하게 되면서 Salo는 Nokia 타운을 형성하게 되었다. Salo는 이미 1920년대부터 TV, 라디오 등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핀란드의 주요 공업도시였다.

Nokia 휴대폰 생산의 거점기지인 핀란드 Salo[각주:1]는 요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Nokia의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계속 감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원에 따른 도시 전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Nokia는 이미 독일, 헝가리, 루마니아 등의 유럽 공장들을 폐쇄했고, 플래그쉽 폰을 개발 생산하는 핀란드 Salo 공장마저 감원에 돌입했다. 올해 안으로 전체 직원 3,500명 중 1천명의 인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한다.

Nokia의 부진에 따른 Salo시의 타격은 심각하다. 최절정기였던 2010년 Nokia에서 나온 재정수입은 6천만 유로로, Salo시 전체 기업의 세금에서 95%를 차지할 정도로 Nokia 재정 의존도가 높았다. 감원은 결국 Salo시 전체의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Salo시뿐만 아니라 핀란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핀란드 최대의 기업이며, 휴대폰을 생산하면서부터는 연간 수천명의 고용을 늘이고, 2007년 한해 법인세만 12억 유로(한화 약 1조 7740억 원)를 내는 핀란드의 간판스타였다. 사업부진으로 2011년 낸 세금은 2백만 유로(한화 약 30억 원)로 대폭 감소했다.

증시 시가총액면에서도 핀란드 1위 기업 자리를 내줬다. 4일 헬싱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에너지기업인 Fortum에 내주고 2위로 주저앉았다. 절정기였던 2007년 시가총액이 1,100억 유로까지 올랐던 Nokia는 최근 5년동안 계속해서 떨어져 148억 유로까지 폭락했다. 무려 87%의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조금 더 나빠진다면 시가총액 2위 자리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Nokia는 여전히 핀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편이다. 5백만 인구를 가진 국가에서 12,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Nokia 직원의 5분의 1 정도가 여전히 핀란드에서 일하고 있다. Nokia 협력사를 포함한다면 더 많은 관련 기업과 인력들이 핀란드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한때 시장 점유율 40%대의 독주를 달리던 Nokia 휴대폰 사업은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에서 Apple iPhone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Android 스마트폰에 뒤지면서 지금은 더이상 의미없는 휴대폰 생산 1위 자리만을 지키고 있다. 이마저도 올해 또는 내년에는 1위 자리를 내줘야할 형편이다.

휴대폰 사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지난 2010년 9월 Nokia는 설립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수장을 임명했다. 그것도 Microsoft 출신의 캐나다인인 Stephen Elop(스티븐 엘롭)을 Nokia를 다시 되살릴 인물로 영입한 것이다.

2011/02/14 - [기술 & 트렌드] - Nokia, Symbian을 버리다

Elop은 2011년 2월 Nokia 성공의 상징과도 같았던 Symbian은 축소시키고 Microsoft의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Windows Phone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Nokia 왕국 재건에 나섰다.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뒤져있던 Microsoft와 Nokia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양사간 협력체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Nokia와 Microsoft의 첫 합작품인 Lumia 시리즈의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반응은 아직까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Lumia 710, 800에 이어 최근에는 900 모델을 내놨는데, 여전히 iPhone과 Android폰에 비해 관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Nokia Lumia 900

Lumia 900은 Nokia 최초의 LTE 스마트폰으로 4.3인치 디스플레이 1.4GHz Snapdragon 프로세서, 800만 화소의 카메라, 16GB 내장 스토리지와 Windows Phone 7.5를 탑재한 제품이다. 미국 시장에 판매될 Lumia 900은 2년 약정 시 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하지만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여전히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이미 Apple과 삼성전자는 iPhone과 Android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고, 기존 플레이어들의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Noika뿐만 아니라 한때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지키던 RIM의 BlackBerry도 몰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Nokia는 Microsoft라는 지원군이 있어 조금 덜하지만 시장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머지않은 시점에 Apple은 차세대 iPhone을 공개할 예정이고, 삼성전자도 Galaxy S3를 내놓을 것이어서 Lumia 900이 시장에 안착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타블렛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마땅한 제품이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Nokia는 생산거점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렸는데, 중국 공장 두 곳과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로 물량을 넘겼다. 우리나라는 마산 자유무역지역에 Nokia TMC가 있고 여기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국내보다는 해외 수출 물량을 만드는 곳이다.

Apple, 삼성전자, Motorola, Sony, HTC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에 이어 Nokia도 유럽에서 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부품 조달과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의 이유에서 비롯되었지만, 중국시장과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Nokia 휴대폰 개발 및 생산기지인 Salo시는 2008년까지만 해도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5천명이 Nokia에 근무하고 있었으나 불과 4년만인 올해엔 그 절반만이 남을 예정이다. 핀란드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고용창출 등의 실업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Nokia 타운의 몰락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1. Nokia 본사는 헬싱키 외곽 Espoo(에스푸)에 위치해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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