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통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통신시장 상황에서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요금제 출현이 멀지 않은 것 같다. AT&T 이사회 의장 겸 CEO인 Randall Stephenson은 향후 2년 안에 데이터전용 요금제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터전용 요금제는 음성이 아닌 데이터가 중심이 되어 요금 책정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음성도 일종의 데이터로 취급되어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이 산정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Randall Stephenson AT&T Chairman

 

Randall Stephenson은 Sanford Bernstein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2년 안으로 데이터전용 요금제가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며, 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데이터전용 요금제에 대한 생각을 공개 행사에서, 그것도 통신사의 최고 수뇌부가 내놓은 발언이라는 점에서 내부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음성통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무선 데이터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단문문자서비스와 데이터 기반의 각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SNS 등 비음성 서비스는 계속해서 사용량이 늘고 있다.

 

음성통화를 대체할 IP기반의 서비스들의 성장도 음성통화 시장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Skype이며, 그 외에도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VoIP 서비스들은 음성통화 대체 서비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의 고민은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익구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음성통화와 문자서비스의 매출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데이터요금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ARPU는 높아지고 있지만, 구성을 살펴보면 통신사의 위기감을 감지할 수 있다. 음성과 단문문자, 데이터의 대표적인 세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액요금제는 사용자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총액은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주수익원이었던 음성통화량은 점점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사용자들의 이동통신 사용행태가 급속히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매출은 높아졌지만 투자비 역시 예전에 비해 월등히 많은 규모로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위한 데이터서비스 구축은 매출 증가와 함께 더 많은 투자비를 요구하고 있다. 3G에 이어 새로운 데이터기반 네트워크인 4G의 경우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필요로 한다.

 

서비스 이용 주파수의 대가도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으며, 서비스 권역을 넓히고 더 많은 사용자를 수용하기 위한 장비와 네트워크 투자비는 구축속도와 회수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에 늦출 수도 없다.

 

뿐만 아니다. 사용자들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단말기에 대한 투자, 즉 보조금 지급도 중요한 부담이 되고 있는데, 단말기 라이프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통신사 부담도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스마트폰의 시대엔 네트워크 장비 업체와 단말기 제조 업체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는 생각만큼의 수익창출은 어려워지고 있다. 통신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소비자 역시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AT&T는 얼마전 데이터 총량을 기반으로 요금제 설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Lalph De La Vega AT&T Mobility 회장 겸 CEO는 다양한 단말기에 단일 요금제를 통해 나눠쓰고, 가족 단위로 묶어 데이터를 판매하는 요금제가 곧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2/05/11 - 1분기 미국 이동통신시장 약정 가입자 첫 감소

2011/05/20 - Verizon Wireless, 가족요금제 고려하고 있다

 

이미 1년 전인 2011년 5월 Verizon Wireless가 먼저 가족요금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미국 통신사 1, 2위는 ARPU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데이터 가족공유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데이터 공유 요금제가 과연 통신사에 이득이 될지는 좀 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 스마트폰과 타블렛 등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단말기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데이터공유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통신사측의 매출은 단말기 보급에 비해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통신사가 바라는 형태는 총액 기준으로 데이터 요금제 가입이 늘어나고 금액도 커지는 상황에서 매출증가를 이루는 것인데, 자연스럽게 ARPU가 높아지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또한 Wi-Fi와 같은 백홀(backhaul)을 통해 이동통신망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부담이 있는 타블렛 등은 Wi-Fi 등으로 흡수한다면,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큰 부담도 없으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Wi-Fi 핫스팟 구축에 투자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음성통화 매출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다. 통화량의 자체 감소보다는 대체 서비스의 등장으로 인해 줄어들기 때문인데, 통신사들은 떨어지는 음성서비스에 대한 미련을 갖기보다는 데이터서비스에서 활로를 찾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2012/01/21 - 버라이즌의 VoLTE 전국 상용화는 2013년

2012/03/02 - SMS MMS의 진화된 서비스 RCS Joyn 연내 선보인다

 

VoLTE나 RCS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 준비는 이러한 음성서비스 매출 감소 대책의 일환으로 읽을 수 있다. 또한 단순 파이프라인으로서의 역할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알 수 있다. 멀티미디어 콘텐트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탈통신(脫通信) 기조와 함께 당분간 통신사들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다.

 

데이터전용 요금제, 데이터공유 요금제 등은 전통적인 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갔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 음성 통신의 품질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어야 하기에 적지않은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안으로 고지서에서 음성통화량 기준의 과금은 사라질 것이다. 이를 대신하여 전체 데이터 사용량 기준의 과금이 제공될 것이고, 무제한 보다는 종량제 기반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망중립성 논쟁은 투자 비용의 문제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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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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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telling.tistory.com BlogIcon 행복인 2012.06.04 0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바일의 미래를 예측할수 있는 글이네요~
    앞으로 이통사들 머리 많이 써야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