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는 마음에 키노트를 지켜봤던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감을 줬을 행사였다. 어쩌면 이미 다 알아버린 공공연한 비밀 이야기를 모른 척 들어야 하는 그런 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9월 12일 오전 10시 샌프란시스코 Yerba Buena Center에서 열린 Apple의 미디어 이벤트의 주인공은 예상대로 차세대 iPhone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제품명은 iPhone 5였다.

 

 

16:9 와이드 스크린 디자인

 

이전 버전인 iPhone 4S에 비해 폭은 비슷하지만 아래 위로 더 길어졌다. 폭은 58.6mm로 같지만 길이는 123.8mm로 iPhone 4S의 115.2mm에 비해 8.6mm 더 길어졌다. 예상대로 디스플레이가 16:9 비율로 커졌다. 3.5인치에서 4인치 Retina Display로 바뀌었다.

 

길이(높이)만 바뀐 것이 아니다. 두께는 9.3mm에서 7.6mm로 1.7mm 얇아졌다. 무게는 140g에서 112g으로 더 가벼워졌다. iPhone 5는 iPhone 4에 비해 20% 가벼워졌고, 18% 얇아졌다. 이로서 전체적인 부피는 12% 줄어들었다.

 

가벼운 바디를 만들기 위한 Apple의 노력이 몇 가지 있다. 우선 SIM 크기를 micro사이즈에서 nano 사이즈로 44% 크기를 줄였다. LTE 칩은 음성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칩을 단일화 하였고, 오랫동안 채용했던 30핀 커넥터는 8핀의 Lightning 커넥터로 교체하여 80%의 공간을 줄였다.

 

800만 화소의 iSight 카메라는 파노라마 기능과 초저도 촬영이 가능하면서도 크기를 줄여 20% 공간을 절약했다. A5칩에 비해 2배 가까이 빠른 A6칩은 다시 22% 작게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iPhone 5는 전작에 비해 약 20%가 가벼워진 것이다.

 

 

얇게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부분은 새로운 Retina 디스플레이 덕분이었는데, 이전과 달리 터치를 담당하던 레이어를 이미지 처리 레이어와 합쳐 하나의 레이어로 구현했다. 이전에 비해 30% 가량 얇아지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디스플레이가 얇아지면서 두께 역시 18% 얇아진 것이다.

 

Retina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16:9 비율의 4인치로 커지면서 960x640에서 1136x640으로 높아졌다. 인치당 326픽셀로 iPhone 4S의 Retina 디스플레이와 동일하다. 하지만 컬러 세츄레이션(색감조절)은 이전에 비해 44% 높아졌다. 더 컬러풀해진 것이다. 이제 제대로 된 와이드 HD 영상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

 

4G LTE 지원과 A6칩 채용

 

new iPad에 이어 iPhone 5는 LTE를 지원한다. 이미 예상되어 왔던 부분이지만 드디어 지원하게 된 것이다. LTE는 DC-HSDPA에 비해 2배 이상, HSPA+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빠르다.

 

LTE와 함께 HSPA, HSPA+, DC-HSDPA 등을 지원하여 LTE를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에서도 기존 3G+ 네트워크를 그대로 지원한다. 쾌적한 웹서핑과 다운로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속 네트워크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가장 관심있는 부분이 바로 LTE 지원 주파수였는데, KT와 SKT가 지원하는 850MHz, 1800MHz가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LTE를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시기만 남았을뿐 국내출시는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통신방식과 LTE 지원 밴드의 차이로 인하여 iPhone 5는 3개의 모델로 출시된다. GSM 모델로 A1428과 A1429, CDMA A1429 모델로 나눠진다. GSM 모델의 경우 LTE 지원 밴드에 따라 Band 14와 17을 지원하는 A1428 모델과 Band 1, 3, 5를 지원하는 A1429 모델로 나눠지는데, 간단히 북미향과 월드향으로 보면 된다. 국내의 경우 GSM A1429 모델이 사용 가능하다.

 

Wi-Fi도 듀얼밴드 802.11n을 지원하여 최대 150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데, iPhone 5부터 2.4GHz 대역 외에 5GHz 대역도 지원한다.

 

 

 

AP도 새로운 A6칩을 탑재했다. A5칩에 비해 약 두 배 가까이 빠르다고 하는데, 프로세싱 처리능력 뿐만 아니라 그래픽 처리 능력 역시 A5에 비해 약 두 배 가까이 빨리 처리하여, 게임이나 동영상이 좀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처리 된다. 이와 함께 배터리도 최적화 하여 이전 버전보다 오래 쓸 수 있다.

 

새롭게 바뀐 EarPods 헤드폰

 

 

iPhone 5부터는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이어마이크가 제공된다. 이름하여 EarPods인데, 기존 헤드폰과 달리 스피커의 앞, 뒤, 아래 쪽으로 각각 마이크가 구성되어 있다. 지향성이 강하여 사람 목소리를 최대한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iPhone 5부터 이어폰잭을 iPod touch 때처럼 아래로 옮겼다. 30핀 커넥터의 공간이 8핀의 Lightning으로 바뀌면서 하단 부분에 여유가 생겨 스피커 공간의 확장과 함께 옮긴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진 iSight Camera와 FaceTime Camera

 

 

iSight Camera는 iPhone 4S와 하드웨어 스펙은 동일하다. 파노라마 촬영을 지원하고, LED 플래시가 지원되는 것도 동일하다. 얼굴인식과 하이브리드 IR 필터 채용도 동일하지만, 이번엔 주변에 연결된 하드웨어의 차이로 더 나아진 결과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A6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활용하여 240도 파노라마 촬영이 가능하며, 총 2800만 픽셀의 품질로 촬영이 가능해졌다. 더 나은 AP의 채용으로 이전에 비해 40% 가량 더 빠르게 촬영이 가능하며, 저조도 촬영과 노이즈 감소 등의 기능이 더욱 개선되었다.

 

더욱 안정화된 손떨림 방지 기술이 내장되었고, 총 10명까지의 얼굴인식도 제공된다. 1080p의 HD 비디오 촬영 중 스냅샵 촬영이 가능해졌다. 전면 FaceTime 카메라는 iPhone 4S보다 개선되었는데, 120만 화소로 720p HD 비디오 촬영이 가능해졌다. 후면조사식 센서도 포함되었다.

 

30핀 커넥터 대신 Lightning 커넥터

 

 

iPhone 5에서의 변화 중에서 30핀 커넥터의 Lightning 커넥터로의 변환은 생각보다 파장이 크다. 그간 계속해서 독자적인 30핀 커넥터를 지원해오다 iPhone 5를 계기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기 때문이다. iPhone, iPad, iPod touch 등에서 사용하던 30핀은 이제 더이상 iPhone 5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Lightning 커넥터는 기존 30핀 커넥터보다 작고 내구성이 강화되었다. 앞 뒤 구분이 있었던 30핀과 달리 Lightning 커넥터는 앞 뒤 구분이 없어졌다. 어느 방향으로 연결해도 충전과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다. 8개의 신호 연결선이 앞 뒤로 배치되어 있으며, 연결 부위가 강화되었다.

 

 

문제는 이런 커넥터의 변화로 인하여 스피커독을 비롯한 다양한 악세서리 제품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 점이다. Apple은 해결책으로 30핀 커넥터를 Lightning 커넥터 전환 어뎁터를 29 달러에 별매 악세서리로 내놨는데, 예상외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기존 30핀 케이블이나 악세서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젠더 구입이 유일한 방법이 되었으며, 스피커독 등은 형태에 따라 젠더를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시장 규모를 가진 써드파티 악세서리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Turn by Turn을 지원하는 Maps

 

iOS 6부터 그간 사용해 오던 Google Map 대신 Apple의 독자 Map이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는데, iPhone 5부터는 Apple Map이 기본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된다.

 

2012/06/13 - iOS 6 발표와 의미

 

Maps는 벡터기반의 지도로 정교하고 확대, 축소, 회전 등에서 상당히 빠른 동작을 보여주며, 3D 렌더링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주요 도시의 위성사진은 Google Map에 비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Flyover 기능은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통해 pan, tilt, 확대, 회전을 상당히 부드럽고 정교하게 제공한다.

 

이번부터 지도엔 Turn by Turn 내비게이션 기능이 들어간다. 벡터맵을 통한 길안내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3D 화면으로 길안내 기능이 제공되는데, 운전 중 집중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도 동시 제공된다. Siri와의 연동을 통해 음성으로 POI 검색 등의 인터렉티브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기능과 함께 실시간 교통정보도 함께 제공하게 되었는데, iOS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과 차량용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 기능과 Siri 같은 음성지원 기능은 기존 전용 단말기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다른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기능과의 비교에서도 Siri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더 똑똑해진 Siri

 

Siri도 업데이트 되었다. iOS 6부터 한국어도 지원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더더욱 기대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iOS 6 버전의 Siri는 이전에 비해 더 다양한 대화를 인식한다. 스포츠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음식점 검색, 영화 추천, 심지어 Facebook이나 Twitter 포스팅도 음성 명령을 통해 가능하다.

 

특히 받아쓰기(Dictation) 기능의 향상은 기본 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써드파티 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식률의 향상은 더 많은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프로세서와 고속 네트워크의 지원은 Siri를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 것으로 보인다.

 

 

iPhone 5, 무엇이 혁신인가?

 

iPhone 5는 작명에서부터 유출된 제품 정보에 이르기까지 이미 김이 빠진 상태였다. Steve Jobs 시절에는 비교적 강한 통제를 통해 사전에 유출되는 제품 정보가 제한적이었지만, Steve Jobs 사망 1년이 다 되어가는 Tim Cook 체제하에서는 이러한 엄격한 제품 정보 통제는 어려워진 것 같다.

 

자체 공장이 아닌 아시아 지역에서 외주로 만들어지며, 대량 생산을 위한 대량 부품 구매 등의 정보는 제품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지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만들었다. Apple 신제품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역시 이러한 제품 보안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iPhone 5 출시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그러나 국내는 유독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고, 이전 세차례의 버전 업그레이드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는 국내 언론 미디어들의 비교와 분석 촛점이 하드웨어에 맞춰져 있다는 점과 경쟁인 Android 스마트폰과의 극단적인 비교가 원인이었다.

 

물론 NFC나 무선 충전 등 최근 Android 스마트폰이 내세운 하드웨어 트렌드를 iPhone 5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직접적인 비교가 된 것도 있었고, 하드웨어 핵심인 코어 경쟁에서 동작 클럭과 함께 쿼드 코어, 듀얼 코어 등의 단순 비교라는 부분도 경쟁의 구도에서는 불리하게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iPhone 5는 이전 버전인 iPhone 4S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거의 그대로 승계하면서도 디스플레이를 터치 일체 레이어형으로 바꾸었으며, 케이스를 강화유리에서 알루미늄 바디로의 전환 등을 통해 변화를 줬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얇아지고, 가벼워진 부분도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디스플레이의 대형화 추세에 대해 Apple의 반응은 이전 사용자 경험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폭은 그대로 두면서 길이만을 늘여 화면을 크게 만들었고, 얇고 가볍게 만듦으로써 상대적인 둔감함을 줄였다. 화면의 커짐이 줄 수 있는 장점과 만족감을 iPhone 5는 다른 방식으로 전달했다.

 

여전히 이전과 같은 제품 디자인 사용자 경험(UX)을 전달하면서도 세련되고 나아진 모습을 전달한 것이다. 4인치 이상으로 커진 화면과 고해상도, 더 빠른 프로세서, 새로운 부품의 추가와 기능의 구현 등만이 혁신으로 인정된다면, 분명 iPhone 5는 혁신적이지 못하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AP의 클럭 주파수와 코어 개수, 화면 크기, 배터리 , 제품 디자인 등의 하드웨어 비교만으로 제품의 우위를 따지는 일부 언론의 단순함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혁신은 단순히 사용자보다는 제조자 관점이라는 것을 더 극명히 드러는 것이다.

 

 

iPhone 5의 확연하게 드러난 하드웨어 스펙상의 업그레이드는 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와 LTE 지원, 16:9의 진정한 HD 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는 부분뿐이다. 나머지 부분의 하드웨어나 디자인은 결코 변화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유지와 소프트웨어로 변화와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형태로만 존재하고 있다.

 

iPhone 3GS가 iOS 6 업그레이드 대상 기종이라는 점을 어떻게 봐야할까? 3년 전 출시된 스마트폰에도 최신 운영체제를 탑재할 수 있으면서도 최대한 최신 제품의 UI와 UX를 유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iPhone 4S 사용자에게 iPhone 5는 반드시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지도 모른다. 업그레이드 할만한 가치를 판단할 때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촛점을 두기 때문이다. 2년 약정이라는 통신시장의 일반적인 룰을 잘 생각해 본다면 1년 단위 출시의 Apple의 스마트폰 전략은 똑똑한 것이다.

 

iPhone 3GS에서 iPhone 4로의 전환은 Retina 디스플레이로의 업그레이드가 큰 부분이었으며, iPhone 4에서 iPhone 4S로의 업그레이드는 Siri 외에 큰 이슈가 없었다. 하지만 다시 iPhone 5로의 업그레이드는 LTE 지원과 디스플레이의 크기 변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매력적이다.

 

다음 버전의 제품은 iPhone 4S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것이라는 뜻이다. 이번 iPhone 5는 iPhone 3GS 사용자와 iPhone 4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는 제품이다. 물론 신규 스마트폰 사용자나 Android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iPhone은 한번쯤 사용해보고 싶은 스마트폰이 되었다.

 

혁신의 관점에서 iPhone 5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은 동의하기 힘들다. 인식의 문제일뿐 분명 iPhone 5는 나름의 Apple다운 혁신을 동반한 제품이다. NFC나 무선충전 등 신기술만이 혁신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혁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의 결합으로 인해 종합적인 소비자의 만족도에서 나오는 것이며, 하드웨어의 스펙과 성능 자체 보다는 제품이 전달하는 사용자 경험에서 나온다. 혁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iPhone 5는 또 다른 Apple의 혁신 제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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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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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amji.tistory.com BlogIcon hamji 2012.09.15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옵티머스G 폰을 우연히 만져볼 기회가 있었는데...

    터치와 페널을 일채형으로 한 부분은 정말 큰 혁신같았습니다.

    두께라는 스펙적인 부분이 아니라, 터치의 느낌, 유리판 너머의 그림을 만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쇄된 종이를 만지는 느낌이였습니다.

    아이폰도 가장 채감하는 부분은 페널과 터치의 일체형이라는 점도 클 것 같습니다. ^^

  2. jimoniko2048 2012.09.15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폰이 약해졌다고 하지만..아직까지는 믿습니다. ㅎㅎ 잘보고 갑니다. 스마트폰 구입시 다나와 추천하고 갑니다. ^^

  3. hasarrived 2012.11.17 0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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