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처음엔 왜 제품명이 'Hug'일까라는 생각부터 했다.

 

'Hug'는 '껴안다, 포옹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INNO Hug의 박스포장을 보면 그 답을 금방 알 수 있다. 박스의 컨셉은 사람 머리(옆 모습)이며, INNO Hug를 어떻게 사용하는 제품인지를 한번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Hug는 감싼다는 뜻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인 헤드밴드 스타일의 헤드폰이 아니라 목걸이 혹은 백밴드(back band) 스타일의 헤드폰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다른 헤드폰과 달리 이어패드(Ear Pad)가 털로 만들어진 귀마개 같이 표현되어 있다. 지금처럼 따뜻한 봄일 때 보기엔 답답하고 더워 보인다. 제품이 겨울에 출시되면서 방한 기능을 어필하기에는 적절한 포장이지만, 봄과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포장이다. (먼저 리뷰하신 분들은 윈터 에디션이라는 소개도 하고있다.)

 

그러나 실제 제품은 가죽 이어패드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갈아 끼울 수 있는 방한용 머프(Muff) 이어패드가 추가 증정되어 있다. 제품과 같이 포함된 방한용 이어패드가 마치 여성용 머프를 닮아 있다.

 

 

박스를 개봉하면 헤드폰포장과 설명서가 들어있다. 설명서에는 이어패드 교체를 설명한 퀵가이드도 포함되어 있다. 만일 추운 겨울이었다면 모피로 된 이어패드로 바로 교체가 가능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같이 포함된 모피(fur) 이어패드는 상당히 부드럽고 촉감이 좋다. 가운데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천으로 되어 있으며, 귀를 완전히 덥을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되어 있다. 이대로 끈만 양쪽에 연결할 수 있다면 그냥 방한용 귀마개가 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봄이므로, 겨울을 위해 잘 보관해 두어야 할 것 같다.

 

 

백밴드 헤드폰이라는 것을 모르고 봤다면 왜 이렇게 헤드폰이 작을까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머리 위가 아니라 뒤로 착용하는 제품이어서 크기는 작아 보인다. 그에 비해 드라이버 부분은 커보인다. 다른 헤드폰과 달리 밴드를 늘이고 줄이는 부분이 없고, 이어폰줄이 한쪽으로만 연결되어 깔끔해 보인다.

 

세웠을때 높이가 150cm, 가로폭이 140cm, 두께가 95mm로 상당히 작다. 이 정도라면 가방에 넣어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가방이 아니라면 그냥 목에 걸고 다녀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여성에게는 괜찮겠지만, 성인 남성에게는 목에 걸고 다니기엔 불편하다.

 

 

이어폰줄만 없었다면 방한용 귀마개로 보일정도로 컴팩트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휴대의 장점을 분명 강조할 수 있는 크기다. 다만 제품 판매시 보관용 파우치를 같이 제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왜냐면, 제품의 전반적인 외관에 사용된 것은 가죽 소재이기 때문이다.

 

환경 친화적으로 개발된 PU Leather(폴리우레탄 레자)를 외관 전체에 처리되어 있는 Hug는 아이보리 색상외에 블랙, 레드, 블루 색상의 4종의 제품이 있다. PU Leather는  흔히 가죽소파에 많이 사용하는 재료다. INNO Hug에 사용된 것은 인체에 무해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라고 한다.

 

 

플라스틱 밴드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 아닌 가죽 소재를 입혀 제품을 한층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안쪽으로 접합부 등을 감추었고, 마감을 잘 처리하여 깔끔한 느낌을 준다. 아이보리 색상 제품의 경우 갈색 이어패드를 맞춰 색상 표현도 무난한 느낌이다.

 

 

기본 이어패드는 귀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오버이어 타입의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가죽 소재를 입혔다. 드라이버의 오염방지와 자연스러운 소리 전달을 위해 얇은 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밴드 장력 때문인지 귀에 밀착되는 정도는 생각보다 견고하다. 

 

대부분의 헤드폰이 그렇지만, 오래 헤드폰을 착용할 경우 귀가 아플 수 있다. 다만 푹신한 이어패드는 다소 귀의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어패드는 쉽게 분리할 수 있다. 너무 쉽게 분리되면 불편할 수 있지만, 정말 적당한 테두리 장력이 있어서 힘을 주어야 분리된다. 반대로 드라이버에 끼울 때는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부분은 같이 동봉된 퀵가이드를 참고하면 된다.

 

 

이어패드를 분리한 드라이버 부분의 모습이다. 수리가 용이하도록 나사타입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밴드와의 연결 부위도 나사 연결이 되어 있다. 왼쪽 방향을 나타내는 'L'자도 밴드 연결 부분에 새겨져 있다.

 

소리를 표현하는 드라이버는 40mm의 다이나믹형으로 10Hz ~ 23,000Hz로 가청 영역을 모두 커버한다. 케이블은 왼쪽 드라이버에만 연결된 One Side 방식으로, 사용, 보관, 이동 등에서 유리하다.

 

 

케이블의 길이는 1.2m로 길지도 짧지도 않다. 요즘 대부분의 음악 재생은 스마트폰이기에 주머니나 가방에 수납되어 있다고 가정했을 때 1.2m는 무난한 길이다. 케이블은 꼬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정도의 장력과 굵기로 되어 있다. 최근 여러 제품에 적용하는 국수타입(플랫) 케이블은 아니다.

 

플러그는 4극으로 되어 있는데, 스테레오와 접지 외에 스피커 입력을 위한 극이 포함되어 있다. 즉, INNO Hug는 마이크 입력을 가진 헤드셋의 기능을 같이 제공한다.

 

 

마이크는 케이블 상단의 One Button Controller에 설치되어 있다. 무지향성으로 헤드폰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통화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콘텐서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다. 100 ~ 10KHz의 주파수 특성과 -40dB (±3dB)의 감도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마이크다.

 

INNO Design로고가 새겨진 버튼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데, iPhone과 iPad 등의 iOS 기기에서는 재생과 일시정지는 물론 앞으로(연속 두번), 뒤로(연속 세번) 선곡 기능도 된다. 여기에 2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Siri 호출도 되기 때문에 iPhone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도 전화 걸기나 각종 음성인식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도 무난하게 음악 재생과 음성인식 프로그램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Galaxy 시리즈의 경우 S보이스 제어가 가능하다. S보이스 작동 상태에서 음성으로 '하이 갤럭시'라고 말하면 음성 입력이 가능하다.

 

 

음질에 대한 부분은 대체적으로 청명하고 가볍게 느껴진다. 경쾌한 사운드나 비트 있는 음악은 무난하지만, 저음이 강조되는 부분은 좀 약한 느낌이다. 귀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기에 저음보다 해상도 중심의 경쾌한 사운드가 느껴지는 것 같다.

 

INNO Hug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패션성이다. 앞서 컴팩트한 크기와 헤드셋 기능, 머프 이어패드 등은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라면, 전체적인 제품 자인과 색상, 재질 등은 패션성을 강조했다.

 

가죽재질은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드라이버를 감싸는 헤드폰 커버 중심부의 INNO Design 로고는 제품의 질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다. 골드색상의 금속처리는 전반적인 헤드폰 디자인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여성의 경우 긴 생머리 위로 밴드를 올려도 좋고, 묶은 머리 상태에서 목뒤로 바로 밴드를 올려도 깔끔해 보인다. (사진 모델은 흔쾌히 아빠의 리뷰를 도와준 딸. Hug를 사용하는 모습이 예쁘게 나와 마음에 든다며 사진을 가져갔다.)

 

 

백밴드 헤드폰이 다소 어색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모자를 쓰거나, 헤어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헤드밴드 스타일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어울린다. 다만 배게를 하고 눕게 되면 백밴드의 단점이 드러난다. 

 

INNO Hug가 주로 등하교, 출퇴근, 야외활동에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음악듣기와 드라마, 영화 감상에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요즘의 생활상을 고려한다면 다른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준이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전화가 오면 Hug의 장점이 바로 나타난다. 또렷하게 전달되는 상대방의 음성은 물론, 듣고 있던 음악도 크게 방해받지 않고 이어서 들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꺼내야 할 필요가 없어 좋다. 특히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오버이어 스타일이어서 밀폐성이 높기에 음악 외에 어학공부나 팟캐스트 청취에는 충분한 장점을 발휘하지만, 걸어다닐 때는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볼륨을 높이면, 거의 외부의 소리는 들리지 않기에 위험할 수도 있다.

 

 

 

INNO Hug는 백밴드 타입으로 야외 활동이 잦은 학생, 직장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모두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며,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감상이 많기 때문이다. 헤드밴드의 거추장스러움과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 음악을 즐기고 싶지만 패션 아이템 수준의 깔끔함과 멋스러움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이 잘 어울릴 것 같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갈아 끼울 수 있는 머프 이어패드는 단순 헤드폰 이상의 기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다만, 매일 매일 자주 사용하는 소비자에겐 좀 더 조심스럽게 다루고 관리해야 하는 이슈도 있다. 전체적인 재질이 가죽 소재이므로 땀이나 오염물질로부터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 집에 있는 가죽 레자 소파를 관리하듯 말이다.

 

박스포장도 여름에 맞는 에디션을 내놔야 할 것 같다. 제품의 가치를 전달함에 있어서 INNO Hug의 본질은 계절에 상관없이 어필이 되어야 할 것이기 떄문이다.

 

* 참고로, 이노디바이스의 헤드밴드 스타일 헤드폰은 INNO Wave라는 모델이 있다.

* 제품은 리뷰를 위해 이노디바이스로부터 제공받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