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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을 마치고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의 노력으로 올라탄 지하철...

이 시간 많은 수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앞의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사는 술을 많이 마셨는지 연신 토(吐)를 참기 위해 자동문 유리창에 눈을 감고 머리를 부딪치고 있다.

내 뒤의 아가씨는 애인에게 전화하는지 방금 전화받을 때와 다른 교태스런 음성으로 '안자고 뭐했어? 나 걱정이나 한거야...'하며 투정대듯이 전화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문 유리창으로 비친 얼굴 붉어진 한 아가씨의 모습...

삶의 무게만큼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짊어진 60대 초반의 아저씨...(요즘엔 아저씨라 불러야 한다. 할아버지가 아니다...)

노약자석을 두칸이나 차지한 80이 넘어보이는 노인은 관심도 없어 보이는 옆사람에게 요즘 젊은이들 노인 공경할줄 모른다고 쓴소리 늘어놓고 있다.

시계를 연신 쳐다보며 이 차가 어디까지 가냐고 옆사람에게 묻는 50대 아저씨, 음악에 심취한건지 자는지 모르겠지만 창밖으로 고정적인 시선을 보이는 젊은 친구...

마을버스 막차를 놓칠거라는 불안감속에서도, 나보다 더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전동차의 사람들을 보며 편안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지하철 승강장을 나오며 찍은 교통 카드, 마을 버스를 타니 4월 1일로 넘어갔다.

내릴때, 찍히는 총액 100원... 만우절 거짓말만큼 내 교통카드는 100원으로 리셋되었다.

Today is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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