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 업계에 강하게 퍼지고 있는 트렌드는 바로 IoT를 내세운 하드웨어 스타트업 혹은 제조기반의 스타트업이며, 다른 또 하나의 흐름은 온라인의 오프라인 진출, 오프라인의 온라인 진출을 뜻하는 O2O다. 이는 정부 창업 육성 트렌드가 창조와 융합을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2012년과 2013년 ICT 업계를 뜨겁게 달군 주제는 모바일 게임과 모바일 메신저였다. 40대 이상의 이른바 아날로그 세대에 스마트폰 보급을 확산시킨 주인공은 모바일 메신저였으며, 또 다른 주인공은 게임이었다.

 

비용 부담(통화료)을 느끼지 않도록 만든 모바일 메신저는 전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며,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이용 시 짧은 시간 무료함을 달래줄 최고의 아이템은 바로 스마트폰 게임이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대변혁기는 2009년 아이폰 도입이 계기가 되었으며, 2010년과 2011년은 청년층 등 이른바 디지털세대의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음성통화 중심의 이동통신 비즈니스를 데이터서비스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동통신 비즈니스가 급격하게 데이터중심으로 옮겨지면서 통신시장의 헤게모니가 통신사에서 플랫폼 사업자에게 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2012년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으로 점점 이러한 시장상황은 통신사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으며, 2013년과 2014년에 이르면서 이들 사업자들의 플랫폼 사업의 확산으로 여러가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여기에 정부의 창업 육성 의지가 사업과 자금으로 시장에 자극을 주면서 새로운 IT중심의 창업사회(더 정확하게는 창업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

 

Parrot의 식물 육성 IoT 제품 Flower Power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아이템으로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IoT(Internet of Things)와 O2O(Online to Offline)다. 소프트웨어 콘텐츠(대표적으로 게임)와 서비스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키는데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대성공으로 많은 창업자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몇 년 사이에 게임의 스케일과 제작비 등 전반적인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적은 자본과 아이디어로 뭉친 초기 기업, 스타트업에게는 점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모바일 게임은 자본과 잘 짜여진 팀, 막강한 퍼블리셔 없이는 시장에서 성공을 약속할 수 없게 되었다.

 

재미와 기발한 아이디어, 편의성으로 무장한 모바일 유틸리티 혹은 서비스로 시작한 스타트업 역시 양대 모바일 플랫폼 마켓에서 각각 100만개가 넘는 앱들과 경쟁을 시작하면서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바로 이러한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오프라인 영역의 온라인화다. 기존 모바일 시장은 디지털 콘텐츠(특히 게임)라는 디바이스에 갖힌, 디바이스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따라서 한계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경쟁이 가열되면서 기존 시장처럼 자본과 실력으로 승부가 나면서 더이상 초기 창업자들이 뛰어들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눈을 돌린 시장이 바로 오프라인이었으며, 온라인화 되지 않은 무궁한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IoT나 O2O는 다르게 보이지만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각각 하드웨어와 서비스의 영역으로 구분하지만 온라인화 되지 않은 혹은 무선 네트워크와 연결성이 약했던 비즈니스를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완벽하게 온라인화시키는 점에서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이러한 IoT와 O2O가 '파괴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비디오 대여점 속성을 파괴하고 우편배송과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시장을 평정한 Netflix나,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시대에 적합한, 찾아가는 콜택시 Uber는 기존 택시업계를 흔드는 파괴자로 비춰지고 있다. 파괴는 변화하지 않은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의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이들은 변화된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해석한 것이다. 기존 시장의 파괴라는 관점보다는 급격한 변화를 맞은 유무선 통신 중심의 시장환경에 대한 '적응'과 고객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Square 동글을 통한 스마트폰 결제 장면

 

배달의 민족의 성공으로 우리 생활의 변화가 바로 나타나고 있다. 집앞에 부착되던 전단지 책자의 발행 부수가 현저히 떨어졌다. 주문배달 모바일 앱과 서비스가 늘어났으며, 오프라인 인쇄 광고를 통한 매출에 의존하던 배달음식 가게들이 모바일 서비스에 광고 비중을 늘였다. 광고효과와 효율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 시장의 온라인 연결은 단순히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있으며, 제조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바로 Internet of Things(IoT)가 그 중심 키워드로 불리고 있는데, 사물의 네트워크화가 그것이다.

 

우리는 모바일 시장 빅뱅 이전에 홈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등의 IT용어로 이미 이런 사물 네트워크 시장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와 확연히 다른 점은 바로 무선 네트워크의 가세이며,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이다.

 

기기에 내장된 블루투스와 Wi-Fi 모듈 등으로 스마트폰 또는 기기간 연결(M2M)을 통하거나, 3G, LTE 등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게 되어 독립된 사물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기기와 통신하면서 모니터링 하거나 명령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형태는 소비자형 가전에 적용되는 IoT 제품으로 나타난다.

 

한편 통신 기능을 가진 기기들이 데이터를 생성, 수집, 모니터링 하여 의미있는 결과로 보여주거나, 스스로 제어하는 형태도 있는데 이를 M2M(Machine to Machine)이라고 한다. 주로 소비자 시장이 아닌 감시나 제어가 주 목적인 물류, 유통, 제조, 국방, 재난방지, 환경감시 등에 활용되고 있다.

 

IoT분야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O2O처럼 온라인화가 필요한 영역만큼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한 하드웨어(사물)도 많은데, 아직 시장이 본격 개화된 상태가 아니다. 주로 대형 가전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에 온라인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핵심 가치로 네트워크화를 진행하고 있다.

 

 

IoT, O2O 시장진출 성공 키워드는 협업

 

2015년은 IoT와 O2O가 중심화두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막연히 모두가 관심 가지는 분야이기에, 혹은 정부나 기관, 기업의 지원을 받기 쉽기에 접근한다면 실패는 물론 십수년전 과거 벤처버블 악몽이 재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각종 경진대회나 창업지원 공모전에 출품되고 있는 IoT 혹은 O2O 프로젝트들은, 완성되었을 때 상품적인 가치가 현저히 낮거나, 단순 발명 수준의 아이디어들이 많다. 연결하려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도 문제이며, 제조가 핵심이면서 제조에 대해 모르거나, 목표 시장에 대해 분석도 하지 않은 채 온라인 접목만을 특징으로 뛰어드는 사례가 많다.

 

전통적인 제조기업들도 이제 온라인, 모바일화에 대한 대비를 적극 서두르고 있다. 이들 기업들 역시 내부에 시장의 흐름을 읽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외부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제조 영역에 뛰어들 생각을 가진 아이디어, 소프트웨어파워, 인적 자원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제조 능력을 가진 기업과 협업을 해야한다.

 

아이디어는 좋으나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을 잘 모르는 기업이 만든 제품은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오히려 오프라인 시장에서 일정지분(마켓쉐어)을 가진 제조기업이 IoT 영역으로 다가갔을 때 실패 확률은 낮아진다. 그러나 제조사들에게는 소프트웨어를 접목할 인적자원과 신사업을 준비할 시간과 비용이 부족한 경우가 다수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연구소나 신사업 부서를 통해 실행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다. 내부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자원의 활용과 사업화, 내부 협업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같이 다소 경직된 조직일수록 신사업에 대한 부담은 큰 편이고, 외부 아이디어에 대한 수렴과 적용은 힘들다.

 

특히 조직의 실행력과 운영 효율성은 스타트업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기업에게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기업의 인수 또는 (스타트업 상품, 제품, 서비스 등)구매 조건부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스타트업의 아이디만 뺏는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려면 말이다. 실제 과거에는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사업 아이디어를 가로챈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온라인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의 협업 기회는 스타트업이나 오프라인 기업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스타트업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와 기업들의 R&D 채널이 다르기 때문인데, 창업 육성 기관이나 정부, 업계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그 역할을 해야한다.

 

고벤처포럼 행사장면

스타트업과 조직화된 기업은 분명 DNA가 다르지만, 고객을 중심에 둘 경우 관점은 비슷해진다. 이런 부분을 엮어줄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일부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인력을 참석시켜 동향 파악과 협업 기회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매월 열리는 창업 관련 국내 최고의 명성을 가진 고벤처포럼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전에 비해 오프라인 기업 관계자들의 참석이 부쩍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참석자 모두가 자신을 소개하는 '10초 자기소개' 참고)

 

 

IoT와 O2O 시장 기회는 넓지만, 혼자 성공하기는 힘든 분야 

 

트렌드는 분명 IoT와 O2O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트렌드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당장 B2C시장에서는 IoT, O2O를 통해 기존 산업의 비효율을 제거하여 고객만족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고, 고객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를 찾아주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B2B 시장 측면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내부 고객을 위한 IoT와 자동화, 무인화를 위한 M2M 등은 기업의 운영 효율성 제고와 비용절감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 내부, 부서만의 미션으로 한정짓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기술기반의 온라인 기업은 오프라인 기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오프라인 기업은 온라인 기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제조와 서비스의 혁신을 만들어내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분명 앞으로 산업발전의 흐름은 기존 산업의 틀을 벗어나 혁신이 없다면 생존이 힘든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내부 역량만을 믿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업은 점점 줄어들 것이며, 기업의 규모를 떠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제조)의 협업은 기업 혁신의 기본이 될 것이다.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없이 성공하는 길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IoT와 O2O 분야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기업과 기업 사이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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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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