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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Roger Oglesby가 직원들에게 인쇄중단을 설명하고 있다)

1863년 Seattle Gazette으로 출발한 146년 전통의 미국 시애틀 대표 주간지인 Post-Intelligencer(P-I)가 2009년 3월 17일 화요일판을 마지막으로 종이신문을 더이상 발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9일, 모회사인 Hearst Corp.는 60일 안에 신문사의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인쇄를 중단할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새주인을 찾지 못해서 화요일자를 마지막으로 종이신문 인쇄를 중단하게 되었다. 다만 웹사이트(seattlepi.com)는 계속 서비스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한다.

P-I는 1998년에 ABC집계로 약 20만명의 구독자가 있던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만 10년만인 최근 조사에서는 11만 7천명으로 구독자의 절반이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작년 하반기에 들이닥친 금융위기는 주수입원인 광고의 급감으로 이어졌고, 신문사에 직접적인 위기가 닥쳤다. 작년에 1천 4백만 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파산의 위기로 내몰렸다.

시애틀에는 P-I 외에도 경쟁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Seattle Times가 있지만, Times 역시 재정상태는 좋지 않다. 작년엔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약 5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현재 Times는 약 20만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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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의 모회사인 Hearst는 종이신문은 인쇄를 중단하지만, 온라인 웹사이트인 seattlepi.com을 중심으로 계속 사업을 이어나간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신문사 닷컴의 모습이 아니라 지역 포털의 형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온라인 비즈니스로의 전환은 규모의 축소를 이야기 하는 것이어서 현재 181명의 직원 중에서 20여명만 남고 나머지는 신문사를 떠나야 한다. 향후 구성될 20명은 뉴스룸 운영을 위한 인력이며, 신규로 20명을 광고영업인력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결국 온라인 서비스를 위해 대략 40여명의 인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2월 기준으로 seattlepi.com은 180만의 UV와 5천만 PV를 올리고 있는 나름대로 트래픽을 가지고 있는 웹사이트이다.

미국 신문사들의 위기, 신문 비즈니스의 변화

지난 2월에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 중의 하나인 Denver의 The Rocky Mountain News의 폐간에 이어 오랜 역사와 독자를 가진 지역의 주요 신문사인 Seattle P-I의 발행중단으로 미국 신문사의 위기는 걱정을 넘어 현실화 되고 있다.

뉴스에 알려진대로 이미 San Francisco Chronicle, LA Times, Chicago Tribune,  Philadelphia Inquirer 등은 파산신청을 했다. New York Times도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오래되었다.

미국 신문사의 위기는 작년 여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도 구독자수의 감소와 광고수주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들은 나왔지만,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거치고, 광고감소는 일시적인 변화라고만 믿으며 버텨왔었다.

하지만 단순한 경기하락에 따른 광고 감소가 아닌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정보의 댓가가 광고로 보상되는 시스템인 신문에서 댓가를 제대로 찾지못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으니 생태계의 혼란이 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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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전통매체를 통한 광고가 줄어들고 있을 뿐이었다. 특히 정보 전달 속도가 느린 신문과 잡지에 싣는 광고는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대신 온라인을 통한 광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TV와 케이블 TV, 인터넷 웹TV 등 새로운 뉴미디어의 등장은 오프라인의 광고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상품광고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길 원했고,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길 바랐지만 신문과 잡지는 점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더이상 종이로 찍어내서는 사업 영위 자체가 힘들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고객의 접점 관리와 종이라는 인쇄매체의 발행부담은 광고로 상쇄되지 않고 역전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온라인이 떠오르고 있지만, 광고 단가 등의 문제로 예전 신문만큼 보전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고민은 또 다른 사업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는데, 바로 온라인 신문 서비스의 유료화 문제이다.

미국 대형 신문사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중요한 사안 중의 하나는 광고 수입 외에도 개인들을 상대로 기사를 유료화시키려는 계획들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미 Wall Street Journal 등은 유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는 모든 신문사가 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경쟁력이 있거나 특화된 기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중소 신문사들에게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된다.

즉, 정보력과 재정적인 능력이 되는 몇몇 대형 신문사와 특수한 카테고리의 신문들만 가능한 것이며, 만일 유료화가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또 다른 형태의 신문사업 구조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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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신문사들

미국 신문사들의 위기를 전할때마다 관심이 모이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의 신문사들이다. 신문사라면 이미 위기를 동감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좀 더 빠르게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라면, 멀지않아서 우리에게도 닥칠 일이기 때문이다.

신문사들의 위기는 한가롭게 미국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이, 광고를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산업들은 비슷한 운명을 가지기 때문이다. 현재 광고의 흐름은 뉴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 방송과 통신쪽으로 흐르는 광고의 흐름을 신문과 잡지가 막을 수 없다는데 신문사들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신문사들이 자신들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업에는 손을 대고 있다. 자본이 있을때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돈된다고 생각되면 부동산업 까지도 손을 댄다.

뉴미디어 개척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대표 신문사들의 닷컴 사이트를 방문하면 어떤 사업을 하는지 잘 드러난다. 신문사가 이런 사업을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의 사업들이 많다.

신문사의 방송 겸영이나 방송사의 지분참여 제한을 풀어주는 것 역시 신문사의 사활을 거는 핵심이기 때문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어떤 방향이 국가 전체로 유리할 것인지는 각자가 판단하면 그 답이 옳을 것이다.

신문의 운명은 결국 '변화'에 해답이 있다

이제 신문의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되었다. 당장 종이신문을 없애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 종이신문만의 장점을 되살리거나 다른 방향에서 신문의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한다.

2009/03/11 - [기술 & 트렌드] - 블로그로 잡지를 만든다, Printcasting.com의 실험

지난주에 어느 미국 지역 신문사의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할 때도 전했지만, 신문사업 자체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급은 수요가 발생하면 생기지만, 수요를 읽으면 수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급을 하면 된다.

신문의 운명은 미디어의 변화, 사람들의 습관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지금처럼 뉴스에 대해 적극적이고 뉴스 소비를 많이 하고 있었던 시기가 과거엔 없었다.

과연 그렇다면 신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반드시 종이신문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만을 가지고 있다면 알아내기 힘든 숙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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