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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들이 데모하나?'

버스를 타고 출근 중인데 앞에 앉은 할머니가 갑자기 이런 소리를 질렀다. 순간, 차창밖을 보게 되었다. 경북대 북문과 복현오거리 사이에 공사중이었던 VIPS가 어느덧 개장을 맞이하게 된 모양이다.

컷팅테이프를 쥐고 연신 웃고 있는 직원과 흰색 조리사복을 입은 30여명의 직원과 서빙을 맡는 직원들이 정문의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이들의 얼굴엔 기쁨과 행복이 넘쳐나고 있었다.

버스는 신호대기 중이어서 이들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볼 수 있었다. 나이는 대략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었다.

이제 시작하는 음식점의 직원이 되었을 이들의 얼굴엔 행복과 즐거움의 표정이 가득했다.

고등학교나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뛰어들어야할 나이에 취직 고민을 하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돈을 벌고 싶은 것은 둘째 치더라도 자신의 재능으로 사회에 기여를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직장을 구하는 것. 그러나 그것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겐 더이상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로운 직장의 개점행사를 지켜보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누구보다 잘 해내기를 기원하고 있었을 것이다.

직장을 다닌지 10년이 넘은 나에게 조차 저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워 보였다. 또한 나도 저런 심정으로 직장을 시작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 진다.

'처음처럼' 이 말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PS. 2008년 9월 VIPS 복현오거리점은 문을 닫았다. 피자헛만 영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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