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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Korail)의 맴버쉽제도인 '코레일 멤버쉽'을 운영하고 있다. 종전 철도회원에서 새로바뀐 '코레일 멤버쉽'은 새로운 멤버쉽에 따른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름하여 'KTX 패밀리카드'라는 것인데, 기존 철도회원카드를 소지한 회원은 올해 6월 30일까지 KTX 패밀리카드로 전환하지 않으면 기존 철도회원카드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된다. 그러나 회원 탈퇴가 되어도 마일리지는 5년동안 남아 있어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나도 오랫동안 철도회원 카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최근 지방에 있는 직장 출근 문제로 자주 철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에대한 관심이 많았던 상태인데, 이 KTX 패밀리카드엔 몇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탈퇴하면 돌려받을 수 있었던 2만원의 예약보관금이 KTX 패밀리카드로 전환하게 되면 종신회비 명목으로 철도공사에 귀속되어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항공권 멤버쉽이나 여타 멤버쉽에서도 받지 않는 '종신회비'라는 명목으로 철도공사 재산으로 귀속된다.

언론에 의하면 올해 1월말까지 전체 철도회원 중 97억원이 전환하였고, 나머지 309억원 정도의 예약보관금이 전환되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한다. 사실 철도회원들이 망설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문제점은 교통카드 기능의 '강제' 제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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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뀐 KTX 패밀리카드는 일종의 적립금 형태인 X-Point와 교통카드 기능인 X-Cash가 기본적으로 들어있다. 그리고 X-Cash라는 교통카드 기능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없는 '필수'기능이다.

만일 기존 교통카드를 사용 중이라면, KTX 패밀리카드와 같이 지갑에 보관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는 두 장의 교통카드를 모두 인식한다. 어느 하나는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코레일 맴버쉽 회원에게 교통카드 기능을 거의 '강요'하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KTX 패밀리카드의 교통카드 기능인 X-Cash는 서비스 가능 지역이 몇 곳 되지 않아 오히려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다. (심지어 지하철은 부산, 광주, 공항철도 밖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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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같은 지갑이나 가방에 넣어두고 비접촉식 단말기 가까이에 가져가면 무조건 인식은 한다. 물론 결제는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런 반쪽짜리도 안되는 교통카드 기능이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별도의 교통카드를 사용하니 KTX 패밀리카드의 교통카드 기능을 없애달라고 하면 철도공사측은 '불가능'하다고 잘라서 말한다.

'IC 카드 형태로 들어가 있으니, 제거할 수 없다', 'X-Cash 뿐만 아니라 X-Point, X-Ticket'기능 등이 모두 IC 칩에 들어있으므로 X-Cash만 제거할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스마트카드의 기능상 서비스를 넣을 수도 뺄 수도 있는 것이 IC 칩의 장점이다. 일단 통합칩이 들어 있으므로 별도의 서비스 제거가 불가능하다는 '핑계'만 존재한다.

만일 멤버쉽을 유지하면서도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기존 교통카드만 접촉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즉, 그런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대답한다.

패밀리카드를 교통카드와 함께 지갑에 넣지 않거나, 버스 지하철을 탈 때 사용할 교통카드만 단말기에 갖다대라고 하며 회원에게 '똥배짱'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코레일 멤버쉽을 통해 범국민적인 교통통합카드로 자리잡기를 원하는 철도공사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전국 공공 교통 카드로의 기능이 불가하고, 멤버쉽카드 기능에서 '필수'요소로 자리잡아 고객의 '교통카드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또한 충전식이어서 신용카드처럼 후불식 교통카드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일반 교통카드처럼 충전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이런 사례 하나만 보아도 아직도 '철도청'시대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발급은 받되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참으로 '철도공사스런' 발언을 듣고는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회원이 사용하지 않을 기능을 삭제요구할 권리는 얼마든 있다. 그리고 어느 것이 과연 합리적인 방법인지 철도공사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쟁력이 없는 기능을 회원제라는 뒷받침으로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KTX 패밀리카드 교통카드 기능, 정말 이대로 사용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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